교계/교회

“‘우상’이 된 노동, 신성한 속성 회복 요구돼”

NCCK 정평위, “한국교회와 비정규직: 신학적 성찰” 토론회

▲지난 14일(화) NCCK 정의평화위원회가 "한국교회와 비정규직: 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이인기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는 7월14일(화)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한국교회와 비정규직: 신학적 성찰>이라는 제목으로 비정규직 대책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인 남재영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공개토론회에서 감신대 유경동 교수가 “하나님의 창조와 인간의 노동”을, 천안살림교회(기장) 최형묵 목사가 “소유권, 노동권, 경영권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인 김유선 박사가 “비정규직의 현실과 한국교회에 대한 제언”을 각각 발제했다. 
유 교수는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기에 노동이 ‘우상’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도 노동의 천부적 권한과 신성한 속성을 회복할 필요를 주장했다. 그 이유는 첫째, “노동은 인간이 타락하기 전 부여받은 신성한 의무”[창1:29]이며, 둘째, “노동에는 해야 할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창1:29], 셋째, 노동을 통해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에게도 보상이 주어지기[창1:30]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을 통해 신앙이 더 깊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노동은 찬양, 그것도 원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찬양”이다. 유 교수는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가 이러한 천부의 노동권을 파편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기독실업인과 교회공동체가 노동의 신성한 의미를 회복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목사는 비정규직이 한국 전체 근로자의 50%가 넘는 현실이 “인간이 한갓 비용 계산의 차원에서만 고려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준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경영권이 노동권을 제한하는 것을 법리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노동조합 활동가의 체포와 구속이 자행되고 있다. 그래서 국제노동기구(ILO)는 우리나라를 “시민적 자유 및 노동권 침해 국가”로 분류하고 결사의 자유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우리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최 목사는 이러한 노동 현실이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확인할 통로라고 정의하고 이러한 실상에 대해 “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진정한 교회요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학적으로 고찰할 때, 경영권은 소유권이 아니라 노동권에 귀속되므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공동체를 온전하게 보전하기 위한 조처에 헌신함으로써 천부의 권한인 노동의 의미를 회복해야 한다는 말이다. 
김 박사는 신자유주의가 확산되고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고용불안정, 소득불평등, 노사관계의 파편화 등으로 노동시장 양극화의 부정적 폐해가 확대되고 있는 현실을 분석했다. 그 와중에 “노동자의 50%가 비정규직[이고] 1년 미만 단기근속자 비율이 35.5%로 OECD 회원국중 최고이며 10년이상 장기근속자 비율이 18.1%로 최하위 (2011년 통계)”인 열악한 노동 현실이 초래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노동시장의 고용불안정과 그 중심에 비정규직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정규직고용관행정착을 약속한 박근혜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준수하고 10대 재벌이 보유하고 있는 522조 이상의 사내보조금(2013년 통계)을 노동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공익을 위해 사용한다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제시했다. 그 외 멕시코와 칠레 다음으로 긴 실노동시간을 연간 2,201시간에서 1,800시간 이하로 줄여 신규 일자리를 만들며, 최저임금을 ‘중위임금의 2/3,’ 혹은, 그에 못 미치지만 ‘평균임금의 50%’로 정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에게 공정한 임금을 보장하고, 최고임금 제한제도 설립과 중층적 노사관계의 구성 등도 노동 시장의 열악한 현실을 보정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회의 말미에는 ‘비정규직 현장증언’도 있었다. 김소현(기륭전자) 씨는 “IMF후 모든 것이 복원되었으나 파견법 등 노동자에게 가해진 불이익은 복원되지 않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종원(기아차) 씨는 2014년 법원의 판결로 정규직 전환 명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이 명령을 무시함으로써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자본의 오만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들은 비정규직들의 고통과 아픔을 위해 한국교회가 기도하며 격려해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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