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이 꾸린 416연대 박래군 상임운영위원에 대해 법원은 7월16일(목)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혜진 공동운영위원은 기각이 결정됐다. 경찰은 두 사람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 상임의장 정금교 목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박래군·김혜진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의 철회를 촉구했다. 목정평은 성명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정부의 처사는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대와 방해 속에 특별법이 겨우 만들어졌고,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시행령으로 인해 예산배정 0원인 채 현재까지 진상규명에 한 발자국도 디디지 못한 상태”라면서 “경찰의 사전 구속영장신청은 슬픔을 가두겠다는 것이고 분노를 감금하겠다는 시도이다. 슬픔을 분노로 키운 건 정부”라고 규탄했다. 이러한 규탄에도 아랑곳없이 서울중앙지법은 박 공동상임위원장에게 영장을 발부한 것이다.
박 위원에 대한 구속 사실이 알려지자 송경동 시인은 자신의 SNS 계정에 “박근혜 정부는 304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고사하고 진실규명을 막는 일을 넘어 세월호의 맏상주를 구속했다. 우리 모두의 꿈을, 눈물을 구속했다. 어떻게 이 분노를 돌려줘야 할까. 아무래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심경을 적었다.
아래는 목정평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416연대 박래군 김혜진 구속영장 청구를 철회하라!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인 박래군 씨의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되었다는 소식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오늘 이 땅에 일어난 많은 슬픔을 겪을 때마다 우리 국민은 마음으로 슬퍼하며 애도하였다. 사람 사는 세상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그 중에서도 가족을 잃는 참사는 가장 힘든 일이다. 꽃다운 아이들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생각하면 위로조차 할 수가 없다. 세월호 참사는 그런 일이다. 참사 이후 국민들은 같은 부모의 심정으로 아이들을 애도하며 조문하였고 슬퍼하였다. 그럼에도 힘을 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진상을 밝히고 안전대책을 세우기 위해 나서는 부모들은 생각하면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
지난 1년 동안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정부의 처사는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대와 방해 속에 특별법이 겨우 만들어졌고,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시행령으로 인해 예산배정 0원인 채 현재까지 진상규명에 한 발자국도 디디지 못한 상태이다. 답답하여 가슴을 치면서도 진전이 있을까 우리는 고대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 416국민연대의 상임운영위원으로 활동하는 박래군 씨와 김혜진 공동운영위원에 에 대해 경찰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신청이라니! 경찰의 이러한 시도는 슬픔을 가두겠다는 것이고 분노를 감금하겠다는 시도이다. 슬픔을 분노로 키운 건 정부이다.
지난 4월16일, 1주기를 기억하며 그 많은 국민들이 광화문을 찾아 세월호 추모집회로 모인 것은 정부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항의였다. 슬퍼하는 자를 위로하며 그 슬픔에 함께 하는 것은 정이 많은 우리 국민들의 자연스런 행동이었고, 정부에 대한 당연한 요구였다. 평화적 집회를 위해, 집회가 과격해지지 않도록, 유가족이 외롭지 않도록, 경찰과 시민이 다치지 않도록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416연대 활동가들이다. 오히려 추모를 방해하고 억압한 경찰로 인해 평화 집회는 난장판이 되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
슬퍼하는 자를 위로하며 함께 슬퍼하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인 태도이다. 이 보편성은 하나님의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길이 방해받는 것에 반대한다. 우리는 세월호참사의 유가족들이 우리 가족이라고 여기며 연대하고 있다. 416연대가 우리를 부른 것이 아니라 우리가 416연대를 만들었고 박래군 씨과 김혜진 씨에게 활동을 부탁했다.
그러므로 이들이 구속되는 것은 우리 국민을 구속하는 것이며, 여전히 슬픈 시민을 분노케 하는 것이며, 따라서 이전과 다른 형태의 분노와 저항을 불러오게 될 것을 우려한다.
우리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목회자들은 박래군, 김혜진 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의 기각과 416연대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2015년 7월 16일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