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와 양양군이 추진 중인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 계획을 두고 시민단체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기독교 환경운동단체인 사단법인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이하 연대)는 8월3일(월) 입장을 밝혔다.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양양군 소재 ‘오색리’에서부터, 설악산의 대청봉과 중청봉, 소청봉 등 외설악의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끝청봉’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것이 뼈대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환경부에 각각 2012년 6월과 2013년 9월 설악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위한 공원계획 변경 승인을 신청한 바 있었다. 그러나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환경훼손을 이유로 부결시켰다. 강원도와 양양군의 케이블카 설치 사업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인 셈이다.
연대는 입장 성명을 통해 해당 사업이 “2012년과 2013년에 이미 비슷한 경로로 추진되었으나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환경부에서 부결된 사안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설악산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국립공원, 천연보호구역 등 각종 중요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고, 천연기념물 제217호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 250여 마리를 비롯해 각종 법적 보호종들이 살고 있는 천혜의 보고다. 만약 공사가 시작된다면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지가 훼손될 것이고, 관광객이 대폭 증가하여 탐방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산림과 생태계가 위협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대는 또 “양양군의 케이블카 추진 논리 중 하나는 노약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 배려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강원도 내 거주하는 10만 여 장애인들이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저상버스가 고작 58대에 불과하여 설악산행 자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 추진여부는 이달 안에 결정된다. 아래는 연대가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에 대한 우리의 입장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사 그것을 다스리며(봉사하며) 지키게(보호하게) 하시고” (창 2:15)
강원도 양양군은 지난 4월 29일 환경부에 국립공원 계획 변경안을 신청했습니다. 이는 양양군 소재 ‘오색리’에서부터, 설악산의 대청봉과 중청봉, 소청봉 등 외설악의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끝청봉’까지 케이블카를 놓는 이른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입니다. 예상 구간은 약 3.5km이며 약 46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입니다.
2012년과 2013년에 이미 비슷한 경로로 추진되었으나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환경부에서 부결된 사안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추진되고 있으며, 기존의 제재 사항도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애초에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민간전문위원회의 검토 보고서를 바탕으로 허용 여부를 심의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난 6월 12일에 보고된 이후로 현재 심의 절차 중에 있는 이 사업은 환경 보전을 위해 제정된 국립공원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사업인 만큼, 충분한 조사와 검토가 될 수 있는 기간이 확보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환경부는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 및 여러 환경단체들의 정당한 요구를 듣지 않은 채 7월 14일에 졸속으로 시민환경단체공청회를 강행하였습니다. 또한 집권 초기부터 각종 규제 완화를 표방한 정부가 지난 7월 9일에 메르스로 침체된 관광산업을 활성화 시키겠다며 발표한 <관광활성화대책>을 기반으로 현재 전국 산지의 관광시설 개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재신청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안은 이전에 부결되어진 사업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으며, 단지 케이블카 종점 위치만 약간 변경되었을 뿐입니다. 이러한 사업을 허용한다는 것은 환경부의 지침에 일관성이 없고 사업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으며, 자연 보전의 원칙을 간과했음을 의미합니다. 설악산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국립공원, 천연보호구역 등 각종 중요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고, 천연기념물 제217호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 250여 마리를 비롯해 각종 법적 보호종들이 살고 있는 천혜의 보고입니다. 만약 공사가 시작된다면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지가 훼손될 것이고, 관광객이 대폭 증가하여 탐방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산림과 생태계가 위협 받게 될 것입니다. 특히나 산양은 환경 변화에 민감한 동물로, 서식지가 위협받을수록 더욱 눈에 띄게 사라져가게 될 것입니다.
양양군의 케이블카 추진 논리 중 하나는 노약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 배려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강원도 내 거주하는 10만 여 장애인들이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저상버스가 고작 58대에 불과하여 설악산행 자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애초에 저상버스 100% 도입이 약속된 지 10년이 넘도록 16% 밖에 도입하지 않는 상황에서 케이블카 설치에 사회적 약자를 운운하는 것은 대외적 명분으로서 활용하기 위함일 뿐, 진정 그 안에 교통 약자를 배려하고자 하는 정신은 결여되어 있음이 자명한 것입니다.
평창올림픽에 맞춰 설악산 케이블카를 조기 추진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작년 10월에 있었고, 관광활성화대책까지 맞물려 케이블카 사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특히나 설악산 국립공원은 상징적인 곳으로, 만약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놓아진다면 지리산, 신불산, 팔공산 등 전국의 자연공원들은 한결 수월하게 연쇄적으로 토건의 삽날에 베이게 될 것입니다. 산림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며 껍데기만 지역경제와 복지로 위장된 채 건설업자들 배만 불리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자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라고 명령하신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어긋나므로 반드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환경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2. 자본의 논리에 편승해 소수 재벌만 편드는 <관광활성화정책>은 전면 철회되어야 합니다.
3.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를 기만하는 양양군은 케이블카 설치보다는 저상버스 도입 등 실질적으로 교통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펴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이처럼 부당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자연공원과 산양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인 연대와 투쟁으로 대응할 것이며, 하나님의 정의에 반하는 자들의 탐욕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명시하는 바입니다.
2015년 8월3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