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대 종단, “죽음마저 차별하는 처사 개선해 달라”

세월호 희생 기간제 교사 순직인정 촉구 기자회견 열어

▲8월12일(수)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세월호 사고로 숨진 고 김초원·이지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지유석 기자

세월호 참사로 순직한 고 김초원‧이지혜 교사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1년 넘게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회는 8월12일(수)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두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엔 두 교사의 부친인 김성욱 씨와 이종락 씨가 참석했다. 
고 김초원 교사의 부친인 김성욱 씨는 “세월호 참사가 생긴지 1년이 훨씬 지났다. 정규직 교사들은 모두 순직 인정을 받았지만 딸에 대해선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다. 하루빨리 순직 인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고 이지혜 교사의 부친인 이종락 씨는 “관계 당국은 두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이 유례가 없어 안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는 유례가 있는 사고였나?”고 물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학생들을 구했는데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당국은 순직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죽음마저 차별하는 부당한 처사를 개선해 달라”고 호소했다. 
개신교 쪽을 대표해 참석한 박승렬 목사(NCCK 인권센터 이사)는 “직무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순직”이라면서 “학생들을 구조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는데, 여기에 차별이 있을 수 있는가?”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죽음마저 차별하지 않는 아름다운 나라가 됐으면 한다. 또 정부가 국민의 거룩한 죽음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를, 그리고 주무부처인 인사혁신위가 두 교사의 고귀한 죽음을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8월12일(수)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세월호 사고로 숨진 고 김초원·이지혜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이지혜 교사의 부친인 이종락 씨(사진 오른쪽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은 고 김초원 교사의 부친인 김성욱 씨다. ⓒ사진=지유석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기간제 교사의 순직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의 권영국 변호사는 “현행법상 기간제 교사는 이미 교육공무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 연금법상 순직 인정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법적 하자가 없음에도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규정에서 배제하려는 정부와 관련부처인 인사혁신위는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은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촉구를 위해 인사혁신처장님께 드리는 종교인 호소문’을 낭독한 뒤 인사혁신위 사무실로 향했다. 해당 호소문은 담당인 인사혁신처 인사관리국 연금복지과 장상만 사무관에게 전달됐다. 두 기간제 교사의 부친들은 장 사무관에게 거듭 순직을 인정해줄 것을 당부했다. 호소문 전달은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향후 종교인들은 두 교사의 순직 인정을 위해 계속 행동해 나갈 방침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인 정수용 신부는 “두 교사의 고통이 극복될 때까지 응원과 관심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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