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코 교황. ⓒ사진제공= 교황청 |
프란시스코 교황은 8월26일(수) 5명의 추기경을 포함한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동성혼과 이혼 등의 문제에 관한 로마가톨릭의 입장에 대해 사회 내에 “만연한 혼선”을 수습해 주도록 요청하는 청원서를 접수했다.
전통가족재산학생행동(Tradition Family Property Student Action) 존 리치 대표는 오는 10월에 열릴 가족에 관한 가톨릭교회회의를 염두에 두고 “[이 청원은] 전 세계 대학생들이 프란시스코 교황에게 교회의 가르침을 교회회의에서 재확정해주기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일랜드와 미국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승인한 뒤, 교회의 가르침을 강력하게 재확정해야만 신성한 결혼제도를 보호하고 가족의 의미를 강화하며 동성애 혁명이라는 거짓을 몰아낼 수 있게 되었다. 몇몇 목자들이 혼란스러운 발언을 내뱉고 있기 때문에, 청년 가톨릭 혹은 가톨릭을 믿지 않는 청년들도 교회가 무신론적 문화 속에서 도덕과 안정의 횃불이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교황이 수신인으로 지정된 청원서는 “이혼했다가 사회법적으로 다시 결혼한 가톨릭 신도들이 성체를 받아도 되도록 허용함으로써 간통을 용인하고 결국 동성결합조차 용납하는 입장과 그러한 관행들을 하나님의 법과 자연법에 완전히 배치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입장 사이에 간극이 벌어질 가능성 때문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음”도 적시하고 있다.
<가톨릭헤럴드>는 그 청원서가 전 세계 25개 가족보호단체의 지지를 받았으며 청원서에는 5명의 추기경과 117명의 주교, 그리고 수백 명의 시민지도자들이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프란시스코 교황이 선출된 이래 동성애자(LGBT) 문제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입장에 대해 매우 다른 해석들이 언론 매체를 통해 유포되었다. 프란시스코 교황은 동성애를 죄로 규정한 교회의 가르침을 지지한다. 하지만, 교황청은 교황이 연설하는 행사에서 가톨릭 동성애 단체에게 VIP 좌석을 할당한 조처 때문에 높이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자신이 동성애에 대한 입장 때문에 비판을 받기는 해도 자신의 사역을 동성결혼이나 낙태와 같은 뜨거운 쟁점들에만 집중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교황은 2013년 9월에 있었던 한 인터뷰에서 “짐은 낙태, 동성결혼, 피임기구 사용과 관련된 문제들에만 집중할 수 없다.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에 관해 말을 많이 하지 않았었고 그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했었지만, 이제 그런 문제들에 관해 발언할 때는 맥락을 따져서 해야만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혼했다가 재혼한 가톨릭 신자들에 대해서 교황은 사제들이 “문을 활짝 열고” 그들을 맞아들이도록 요청했다. 8월 초 교황은 “혼배성사를 깨트리고 새로운 결합을 시작한 사람들이 파문당할 일은 없다. 그들은 절대로 그런 처분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비록 그들의 결합이 혼배성사에 위반되지만 어머니인 교회는 자신의 모든 자녀들의 안녕과 구원을 베풀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황의 발언은 약간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가톨릭의 가르침은 재혼한 신자들이 성체를 받아 모시는 것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황청 전문가 카를로 마로니는 교황이 교회의 가르침과 배치되는 발언을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새로운 지침을 내린 것이 아니다. 교황은 복음서의 말씀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을 환영하고 있다. 그는 그들에게 고백성사나 성체를 개방할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10월에 3주간 진행될 가족에 관한 교회회의에서 가톨릭의 가르침에 어떤 교리적 변화를 초래할 만한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교들은 이혼, 동성결합, 홀부모 등의 문제들에 관해 사회의 상황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대변할 것인지를 고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