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교회, 종교개혁정신 자유·민주 회복해야”

한국교회연구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심포지엄 개최

▲제2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진행되는 중에 경상대 백종국 교수가 “한국교회, 왜 민주적이어야 하는가”를 발제하고 있다. ⓒ사진=이인기 기자

한국교회연구원(원장 전병금 목사)은 9월17일(목) 오후5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제2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주제는 “한국교회, 마르틴 루터에게 길을 묻다”이며, 백종국 경상대 교수가 “한국교회, 왜 민주적이어야 하는가”를 발제했고, 사례발표로서 정성규 부천예인교회 목사가 “도시공동체로서의 민주적 교회”를, 이문식 광교산울교회 목사가 “목사 장로 민주적 임기제와 그 장단점”을 발제했다.  
 
백 교수는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정신에 근거하여 한국교회가 가톨릭의 사제주의적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만인제사장론이 “종교개혁정신의 핵심이며 복음의 가장 적절한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개신교의 목사들은 사제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성도들과 공유하려고 하기보다 제도적으로나 관행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그리고 교회 공동체의 의사결정이 성도들의 신앙 양심에 따라 공동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목사가 신의 대리자를 자임하며 독재적 결정권을 휘두르고 있다. 이러한 사제주의적 태도는 ‘담임목사’라는 명칭에 그대로 암시되어 있다. 
백 교수는 이러한 사제주의적 태도가 담임목사에게 부여된 ‘치리교권’이라는 절대적 의사결정권에 함축되어 있다고 보았다. 담임목사의 이러한 독재적 전횡은 루터가 가톨릭의 “사악한 독재”적 요소라고 비판한 ‘세 가지 담’의 양태를 답습하고 있다: “첫째는 사제들만이 영적 계급이라는 독단이고, 둘째는 사제들만이 성경해석의 유일한 권위를 지녔다는 억지이며, 셋째는 사제들만이 교회의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는 독재적 족쇄”이다. 이것이 목사들의 재정남용, 성추문, 교회세습 등의 윤리적 혼란상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 된 것이다.   
루터의 종교개혁정신은 자유와 민주를 핵심으로 한다. 그래서 사제주의적 독재로부터의 해방이 오늘날 담임목사의 독재주의로 병든 한국교회를 새롭게 중흥시킬 토대가 될 수 있다. 교회는 ‘교회의 주권’과 ‘복음적 분업’과 ‘양심의 자유’라는 3대 원칙에 따라 민주적인 개혁을 이루어내야 한다. 즉, ‘교회의 주권’은 교회의 머리인 예수 그리스도가 불러서 교회를 구성하게 한 교인들에게 있다. ‘복음적 분업’이란 모든 교인이 그리스도의 사역자이므로 모든 사역자의 지위는 동등하다. ‘양심의 자유’는 신앙과 관계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각자의 양심대로 판단할 권리가 있고 아무도 이를 침범할 수 없다. 
이러한 원칙에 따를 때, 구체적인 실천 사항으로 교회에 민주적인 정관을 수립하는 것이 “종교개혁정신에 따라 가장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조처이다. 민주적 교회의 정관에는 ‘사역자의 임기제’와 ‘의사결정의 민주화,’ 그리고 ‘재성의 투명성 보장’과 같은 규정이 반드시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사역자의 임기제’는 개혁주의적 정치원리에 매우 적합한 제도이고, ‘의사결정의 민주화’는 담임목사가 모든 회의체의 의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따라 목사와 장로 간에 분업을 해야 이룰 수 있으며, ‘재정의 투명성 보장’은 교회재정을 합리적으로 운용하고 그 출납을 공개해야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백 교수는 “민주주의는 루터와 칼빈을 비롯한 모든 개신교 선구자들이 강조하는 개혁주의 정치의 핵심”이라고 다시 강조하면서 “5백 년 전 독일에는 한 명의 루터가 있었지만, 지금의 한국에는 수백 명의 루터들이 있다”며 헌신적인 그리스도인들의 각성이 확산되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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