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나비 김영한 상임대표. ⓒ베리타스 DB |
논평은 시리아 난민을 돕는 것이 “인류의 보편가치를 드높이[며]” 대한민국이 세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실천해야 할 일인데다 “인류가 갈등과 증오를 넘어 화해와 협력을 여는 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난민문제의 근본적 처방이 “인도주의적 합의에 따라 시리아 내란을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한국정부와 대기업이 “특히 6.25전쟁 때 진 국제사회의 빚을 갚아야 한다”는 정신을 가질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난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시리아 기독교난민을 돕는 책임을 감당”할 것을 요청했다.
아래는 논평의 전문이다.
한국사회는 세계 나라와 연대하여 시리아 난민을 돕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국정부는 난민신청을 한 7백 여 명의 시리아 난민들을 받아들여라
최근 날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목숨을 건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난민에 대해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 IS(이슬람국가)의 위협을 피해 유럽으로 가기 위해서다. 평화로운 관광지였던 에게해와 지중해 바다, 그리고 유럽과 다른 대륙을 잇는 육로들은 난민들의 ‘생존 루트’가 됐다. 피난처를 찾으러 지중해를 건너려다 터키 해변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 3살 난 시리아 난민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의 비극은 전쟁과 기아로 고난당하는 시리아 국민들에 대한 세계 민족의, 특히, 서방국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를 가져다주었다. 독일 등 유럽 각국이 부랴부랴 “난민을 적극 돕겠다”면서 나섰다. 2011년 시리아에 내전이 벌어지면서 나라가 무정부 상태가 됐고, 살던 마을은 신흥 극단주의 무장 단체 IS의 수중에 떨어졌다. 시리아 난민 문제는 2011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장기간 내전을 벌임으로써 발생되었다. 시리아 사태로 지금까지 10만 명 정도의 시리아 사람이 죽었고 주변국으로 피난을 떠난 이주민과 국내 실향민의 수가 400만 명이 넘는다고 지난 4월 초 유엔난민기구(UNHCR)가 발표했다. 시리아 국내를 떠돌고 있는 국내 실향민 역시 760만 명에 이르고 있어 2015년 2월 통계로는 국내외 난민이 1,160만 명이라고 한다. 따라서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은 시리아 난민의 문제는 유럽 및 전 세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풀어야 할 절실하고 시급한 문제라는 것을 밝힌다.
1. 시리아 난민을 돕는 것은 인류의 보편가치를 드높이는 길이다
시리아 난민 문제는 무엇보다 먼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로서 존엄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인종, 성별, 노소, 종교 및 정치 이념 등의 차이가 있어도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가 인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시리아 난민들은 대부분 비참한 환경에서 하루하루 생존하기에 급급하다. 그들은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 그들은 실의에 젖고 절망에 빠져 있다. 내일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난민들의 대부분인 젊은이와 아이들은 열악한 상태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없다. 이들이 내일을 꿈꾸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하지만 희망은 사람이 어려움을 이기게 하는 힘이다. 따라서 시리아 난민을 도움으로써 그들이 내일을 꿈꾸게 하고 젊은 세대가 미래를 준비하게 해야 한다. 이들 가운데는 시리아 난민출신으로 미국에서 애플의 창업자가 된 제2의 스티브 잡스가 있을 수 있다.
2. 시리아 난민을 돕는 것은 세계가 한 공동체로서 실천해 가야 길이다
지구촌에 살고 있는 오늘의 세계는 어느 한 나라의 일이 그 나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이것은 어느 나라의 문제든지 그것을 함께 풀어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지 않으면 각 나라는 어떤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 따라서 시리아 난민이 겪고 있는 참상을 대한민국이 외면하는 것은 세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6.25전쟁의 폐허에서 일어선 것은 우방 열여섯 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국수적인 민족주의를 넘어 이 땅에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지구촌을 만들어가는 일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3. 시리아 난민을 돕는 것은 인류가 갈등과 증오를 넘어 화해와 협력을 여는 길이다
아일란 쿠르디의 시신 사진이 보도된 이후 세계 국가들은 저마다 다른 난민 수용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독일이 최대 80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반면, 체코와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난민 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 지대를 통제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정치적 이익을 떠나 화해하고 협력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은 시리아 난민 구호에 8억 달러 이상의 돈을 댔고, 지금까지 2천 명 정도 되는 난민을 수용했으며 만 명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는 향후 2년간 시리아인 천3백 명을 정착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시리아와 정말 멀리 떨어져 있는 남미의 콜롬비아도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 대열에 한국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4. 난민문제의 근본적 처방은 인도주의적 합의에 따라 시리아 내란을 종식시키는 것이다
시리아 내전은 시리아의 정치적, 종교적 갈등 때문만이 아니라 아사드 정권을 해체하여 시리아와 레바논 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억제하려 한 미국과 이스라엘 및 사우디, 카타르, 터키와 같은 아랍 동맹국들과 이란, 이라크, 러시아, 및 중국의 친 시리아 진영의 대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들 나라는 정부군과 반군을 각기 지원하였기 때문에 시리아 내전을 잔혹하게 이끌어간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이에 탈레반, 알카에다, IS의 개입까지 있어서 아주 복합적이다.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협력하여 당파적 이익을 배제하고 비폭력과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도주의적 가치를 합의점으로 하여 시리아 내전을 속히 종식시켜야 한다.
5. 한국정부와 대기업은 한국이 특히 6.25전쟁 때 진 국제사회의 빚을 갚아야 한다
한국은 일제에 의해 국권이 강탈되었을 때 조국을 등진 선조들이 난민의 생활을 하면서 만주, 중국, 소련, 미국, 하와이 등지에서 난민생활을 하면서 진 국제사회의 빚을 갚아야 한다. 특히, 한국전쟁 시 일어난 동족상쟁에 의하여 수백만의 난민이 발생하여 전쟁의 참상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난민의 생활을 하면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얻었던 빚을 되갚아주어야 한다. 2015년 현재 한국을 상대로 난민 신청이 1만 명을 넘어섰고 그 중 7백여 명이 시리아인이지만 이들 시리아 난민 중 오직 3명만이 난민인정을 받았다. 이는 유엔의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비준한 나라로서의 난민인정 성적표라기에는 매우 초라할뿐더러 세계 경제규모 12위라는 위상에도 걸맞지 않는 수치다. 한국정부는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에 걸맞는 통큰 행동을 해야 한다. 중동에 진출한 한국의 대기업은 나눔의 정신으로 저들에게 번 것만큼을 고통 속에 있는 난민들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
6. 한국교회는 난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시리아 기독교난민을 돕는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관심을 국내로 한정하지 말고 하나님의 시각에서 세계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시리아 난민을 도움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내보여야 한다. 이것이 그들의 마음을 열어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토양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시리아 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보호와 지원이다. 시리아 상황이 악화되어 갈수록 살인, 납치, 폭력과 공격, 성폭행 등의 잔혹범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에는 역사적으로 기독교인들이 있다. 시리아 정교회는 WCC 회원교단이다. 본래 내전만 없었더라면 제10차 WCC총회를 시리아에서 개최하려고도 했으나 내전 때문에 한국 부산이 개최지가 되었다. 한국교회는 이들 기독교난민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국제적인 협력(시리아정교회와 중동교회협의회를 통해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하여 기도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실제로 필요한 것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국 교회가 모금 운동을 실시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2015. 9. 20.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