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세월호 유가족, “내년엔 슬퍼하며 보내고 싶어”

광화문 광장 합동차례 치러져…유가족 어려움 가중

▲추석인 27일(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는 <세월호 가족 & 시민 광화문 분향소 한가위 합동차례> 예식이 치러졌다 ⓒ사진=지유석 기자
▲추석인 27일(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는 <세월호 가족 & 시민 광화문 분향소 한가위 합동차례> 예식이 치러졌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가족과 시민들은 분향소에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사진 맨 왼쪽은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사진=지유석 기자
▲27일(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치러진 <세월호 가족 & 시민 광화문 분향소 한가위 합동차례> 예식에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추석인 27일(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는 <세월호 가족 & 시민 광화문 분향소 한가위 합동차례> 예식이 치러졌다. 차례상엔 수박, 대추, 송편 등 전통 차례 음식과 함께 치킨, 과자, 햄버거, 도너츠 등 단원고 희생자들이 좋아했던 음식들이 올라왔다. ⓒ사진=지유석 기자

추석인 9월27일(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는 세월호 유가족 및 시민 약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가족 & 시민 광화문 분향소 한가위 합동차례>(이하 합동차례) 예식이 치러졌다. 
이번 합동차례는 참사 발생일인 4월16일을 기리는 의미에서 오후 4시16분에 맞춰 진행됐다. 차례상엔 수박, 대추, 송편 등 전통 차례 음식과 함께 치킨, 과자, 햄버거, 도너츠 등 단원고 희생자들이 좋아했던 음식들이 올라왔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두 번째 차례를 거리에서 보내야 했다. 내년 추석은 온전히 슬퍼하고 애도하면서 보내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려면 선체 인양이 온전히 이뤄지고 9명의 미수습자가 가족 품에 안겨야 한다. 또 이뤄져 이대로 가면 되겠구나 하는 희망 가질 수준까지 진상규명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바람은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인양작업 시작 직후 세월호 참사 현장과 1.5km 떨어진 동거차도에서 머무르며 세월호 인양과정을 지켜보는 중이다. 또 단원고 희생자 학생들이 사용하던 10개 교실의 존치 논란이 불거진 것도 유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학교 측은 “추모실을 제외한 추모공간은 학교 밖에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가족 측은 “학교 시설을 증축해 재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10개 교실은 존치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도교육청은 지난 해 11월 이후 4.16가족협의회와 정례 모임을 통해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유가족을 돕고 있는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는 “현재 어느 것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와중에 추석을 맞았다. 유가족들은 힘에 겨워 광화문 광장에 나오기조차 힘들어 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니 안타깝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면 유가족들에게 덜 미안했을 텐데 말이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최 목사는 특히 교실 존치 논란에 대해서 “정부가 세월호를 감추기 위해 몹쓸 짓을 하는 것 같다. 참사 재발을 막으려면 교훈이 될 만한 증거를 남겨야 하는데 정부가 그마저 못하게 한다. 정부가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며 유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최 목사는 끝으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도와 나갈 방침 이라고 했다. 
합동차례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은 분향소에 헌화한 뒤 차례 음식을 함께 하며 추석 명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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