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 ⓒ베리타스 DB |
천상병 시인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천상병귀천문학대상 수상자로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가 선정된데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천상병귀천문학상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는 지난 9월30일(수) 소 목사를 2015년 천상병문학대상 수상자로 정했다.
소 목사는 1995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해서,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 목사는 수상자로 선정되자 “지리산 산골 소년이 시인으로 등단한 지 2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에 천상병귀천문학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영광스럽고 감사하며, 오랫동안 글을 통해 문학의 지경까지 폭을 넓혀 사람과 세상과의 선한 가교 역할을 하려 했던 것이 금번에 귀한 상을 수상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인으로서 이력과 무관하게 소 목사는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의 본부장을 맡는 등 기독교 반동성애 운동에 열심이다. 정계 인맥도 화려해 지난 해 10월 그의 책 『스펙을 넘어 스토리를 만들라』의 중국판 『超越灿烂的经历(찬란한 경력을 초월하라)』 출판 기념회에 이명박 전 대통령,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등 정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목회자의 문학상 수상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가 천상병 시인의 이름을 딴 문학상 수상자로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인다.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시인)은 SNS를 통해 “죽은 시인들을 내세워 ‘문학 장사(?)’ 혹은 ‘명예 장사’를 해먹는 사람들은 정말 곤란한 분들이다. 이들은 꼭 구청이나 관청을 끼고 그 짓을 한다. 일생을 외롭게 살아온 시인들에 대한 ‘사후 모독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논란이 일고 있는 천상병문학대상은 경상남도 산청군이 예산을 지원한다. 그런데 천상병 시인의 고향은 마산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 운영위 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운영위는 심사평에 “천재적인 시적 발상과 맑은 샘과 같은 순수 감성이 있다. 작고 여리고 스러져가는 것들에 대한 사랑과 눈물이 있다. 그래서 그의 시는 아름답고 눈물겹다”고 적었다.
운영위 측 K 교수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소 목사의 작품이 좋고, 최근에 시집도 냈다. 천상병 시인이 소박한 서민이었는데, 소 목사의 시도 서민적이고 서민을 위한다고 본다. 천 시인의 시정신과 잘 맞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시영 이사장은 “천 시인과 소 목사는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이런 일이 공공연히 벌어지는 ‘문학판’이 부끄럽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