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신앙의 의식화·생활화는 유기적 과정”

김중기 교수, 연세신학 100주년 기념강연서 밝혀

▲김중기 교수 ⓒ사진=송승규 객원기자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100주년 기념강연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 5일(월) 오후 3시 김중기 교수(새사람교회 담임목사)가 연세대학교 신학과 채플(2층)에서 “신앙의 의식화와 생활화 작업―21세기 모델교회”를 강연했다. 김 교수는 용어-개념 하나하나를 가지고 씨름하고 있는 우리 신학계의 현실을 질타하며 신앙을 통해서 전부를, 숲을 볼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의 신학이 神(귀신 신)學이 아니라 信(믿을 신)學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강연의 핵심이 ‘믿음’이라는 키워드에 있음을 밝히며 서두를 시작했다. 이어 “믿음을 의식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와 “믿음을 생활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했다. 
우선, 김 교수는 안정적인 교수직을 버리고 개척교회를 시작한 경험에 토대를 둔 ‘신앙학’(Theology of Faith)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신앙학을 연마하면서 자신에게 실천경험이 없음을 판단하고 57세에 개척교회를 시작했다. 그는 개척교회를 시작하면서 ‘신앙의 의식화’ 작업의 중요성과 나아가 이것이 ‘신앙의 생활화’로 이어져야 함을 깨우쳤다. 
‘신앙의 의식화’란 신앙을 깨닫는 것을 말한다. 신앙은 가르치는 것,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신앙의 의식화’(깨달음)에 있어서 머리로 앎과 동시에 가슴의 감동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나님을 믿는 것, 신앙하는 것은 연애와 같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감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도 역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뜨겁게 하는 작업임을 역설했다. 이와 같은 과정 속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신앙의 생활화’가 전개된다. 목회도 머리로, 즉, 깨달음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깨닫고 감동받고 깨닫고 감동받는 ‘신앙의 생활화’가 기본이다. 게다가 아픈 사람을 직접 등에 업고 병원으로 달려갈 수 있는 ‘실천’이 더해져야 한다. 
김 교수는 목회 현장에서 한 사람에게 신앙이 생기는 과정을 추적하여 신앙학의 연구를 계속했다. 그는 신앙을 ‘1. 하나님의 영이 함께하는 창조 신앙 2. 가슴이 뜨거워지며 신앙을 생활화하는 임마누엘 신앙 3. 그렇게 할 때 손발이 움직이는(실천-행동-현실) 십자가 신앙 4.우리의 영혼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부활신앙’ 등 네 가지 차원으로 분류하고 이 차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그 유기적 과정은 신앙이 의식화에서 더 나아가 생활화를 통해 역동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며 형성되는 것임을 알려준다. 이것이 그의 신앙학의 요체이다. 그는 의식화, 생활화, 실천을 통해 참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함을 힘주어 말했다. 그가 강조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 있는 존재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하나님과 연합되어야 하는 것이다. 요한복음 1장1절에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는 것은 말하는 쪽과 말 듣는 쪽이 같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우리는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 있던 존재였다. 또한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으므로 하나님과 함께 했을 때 온전해질 수 있다. 2. 우리는 본래 영적인 존재이다. “저를 예배하는 자는 누구든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는 말씀에서 보듯이 하나님은 영이시고 우리도 영적 존재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영이 우리의 머리에 오면 우리는 깨닫게 되고 우리의 가슴에 오면 감동하게 된다. 3. 우리는 긍정하는 존재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만들고 사람을 만들고 “좋다”라고 하셨듯이 우리의 존재는 긍정을 대변한다. 목회에 있어서 이런 긍정의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4. 우리는 복 받은 존재이다. 하나님은 모두에게 재능을 주셨고, 우리는 그 재능을 잘 개발해서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한다. 이러한 정체성을 기독교 신학은 강조해야 하며 이를 통해 ‘난 하나님의 자녀야. 난 예수 믿는 제자야’라는 자부심을 갖고 우리는 길을 나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한국교회에 ‘공동목회’ 시스템을 제안했다. 공동목회란 3-5명의 목회자들이 공동으로 사역을 시작하는 시스템이다. 공동목회 시스템은 부목사 제도의 폐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목사는 없으며, 담임목사와 장로만으로 구성되는 당회 중심보다는 평신도들의 참여를 권장하는 제도이다. (자세한 내용은 새사람교회의 홈페이지를 참고할 것.)  
김 교수의 강연은 지식에 치우친 메마른 신앙을 경계하고 삶 속에서 인격적으로 그리스도를 체험하고 감동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신앙을 강조하고 있다. 세간에 신앙과 신학을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들과 관련 담론들이 만연해 있지만 그의 신앙학이 중요시하는 것은 역동적인 초기의 기독교처럼 순수한 믿음과 감동적인 실천이다. 그가 제안한 공동목회 시스템도 마치 왕같이 군림하는 현 목사제도와는 달리 초대 안디옥교회처럼 교역자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 하나님의 뜻을 실천할 것을 강조하는 신앙학의 구체적 사례에 해당한다.

글/ 송승규 객원기자(연세대 신과대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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