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KPI(Korea Peace Institute) 평화포럼이 지난19일(월) 오후 3시 종로구 연지동 소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렸다. ⓒ사진=김혜수 객원기자 |
제47회 KPI(Korea Peace Institute) 평화포럼이 10월19일(월) 오후 3시 종로구 연지동 소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렸다. 주제는 “평화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 II – 교회 안의 평화”이며 발제는 교회 안의 분쟁과 해결에 대한 원인 및 갈등 양상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포럼은 전우택 원장(연세대 교수)의 개회사로 시작됐으며 발제는 세 사람이 맡았다.
임성빈 KPI 부원장(장신대 교수)은 “그리스도와 평화! 그리스도인과 평화?: 한국교회와 평화에 대한 신학적 소고”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한국이 겪은 좌우이념의 대립, 지역갈등, 세대갈등 등과 같은 사회갈등이 사회의 발전을 저해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안에서 화해와 평화의 비전을 지속시키고 구체화해야 한다.
교회로서는 이러한 갈등적 상황에서 ‘평화의 초월적 토대로서의 삼위일체 하나님’을 추구해야 한다. 또한 은혜, 인간의 존엄성, 사랑과 정의, 신앙인들의 탄식 등으로 구성되는 ‘성경-신학적 관점의 토대’도 구축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교회는 종교개혁의 만인제사장설의 정신을 회복하고, 복음적 관점의 힘을 변혁적으로 활용하며, 유교적인 위계질서의 권위구조를 성경의 원리로 극복해야 한다. 또한 남북한 평화공동체를 향한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이처럼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항상 생각하며 사회적 책무를 다할 때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것이다.
둘째로 양혁승 교수(연세대 경영학과)는 “교회 내 평화에 대한 구조적 접근”을 발제했다. 그는 교회의 구성원이 선하다고 전제하더라도 그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선하지 않은 모습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교인들의 영적 성숙도, 민감도, 신앙관에서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화와 합치에 대한 무조건적 기대는 오히려 진정한 평화의 장애물이 된다. 이 때문에 교회가 다양하게 분열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양상의 원인은 소수 특정 리더에게 집중된 권한, 교회와 신앙에 대한 동상이몽적 입장과 이에서 비롯된 갈등 표출, 교회 직분을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태도 등이 있다. 그리고 목회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교회 운영 시스템의 미비라는 구조적 원인도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응책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갈등과 평화의 관계에 대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 갈등은 인간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둘째, 교회 리더에 대한 암묵적 전제와 기대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셋째, 미션-비전-핵심 가치의 정립과 공유가 필요하다. 양 교수는 이를 ‘이인삼각 경주’의 예로 설명했다. 넷째,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대표적 예로, 투명한 예산 수립과 집행 시스템이 있다. 마지막으로, 다방향 소통채널 및 참여의 장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목회자와 신도들 간의 고민 병목현상에 대한 해결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로 이상민 변호사(법무법인 에셀)는 “교회 안의 갈등과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했다. 그는 교회 안의 갈등을 보다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법적, 제도적 측면에서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제시된 교회의 갈등은 흔히 원만한 해결, 교회 이적/이탈, 분쟁해결기구를 통한 해결 등의 양상으로 종결된다.
특히 분쟁해결기구를 통한 갈등 해결은 재판에 의해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는 교회재판, 사회재판으로 크게 나뉜다. 교회재판은 개교회 또는 교단에서 이루어지는 재판을 말한다. 크게 권징재판과 행정재판으로 구분된다. 교회재판의 문제점은 교회법 체계의 혼란과 미비, 죄형법정주의에 반할 우려, 책벌의 범위가 규정되어 있지 않음 등이 있다. 한편, 사회재판은 교회 밖 일반 법원에서 사회법으로 이루어지는 재판이다. 법원은 판결의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른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재판의 양상에서 비롯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안적 분쟁해결제도’라는 것이 있다. 곧바로 사회재판으로 진출하는 걸 막기 위한 제도이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교회 내 갈등의 바람직한 해결을 위해서 당사자들의 태도 변화와 교회재판의 우선적 활용, 대안적 교회분쟁해결제도의 적극적 활용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이제는 더 이상 교회 안과 밖의 구분이 어려워진 시대이므로 교회가 갈등과 해결에 있어서 사회에 물의를 끼치지 않는 방향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의 갈등은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다. 성경의 말씀에 따라 행동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우선인 것이다. 그리고 갈등에 대한 해결책은 상투적이고 고전적인 방식으로도 충분하며, 이를 몰라서 분쟁 해결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어떤 갈등이든지 분쟁을 예방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임해야 한다.
글/ 김혜수(객원기자/ 연세대 신학과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