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신앙인, 학자, 국민으로서 국정화에 반대한다”

장신대 역사신학교수 일동, 성명 통해 반대 입장 밝혀

▲장로회신학대학교 전경.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역사학계, 대학,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역사신학교수들이 10월23일(금) 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장신대 학생회 연합은 21일(수) “복음서도 네 개나 있는데”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국정화에 반대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장신대 역사신학교수들은 일동 명의의 성명에서 ‘신앙인으로서’, ‘학자로서’, ‘국민으로서’ 국정화를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 최선의 해결책은 역사 기록을 정부가 주도할 것이 아니라, 역사가의 전문성과 자율성에 맡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역사신학교수들이 낸 성명서 전문이다. 
역사학자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가르쳤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하여, 우리는 정부가 역사를 독점하거나 미화하거나 왜곡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한 우리의 입장”
우리는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정체성의 근간으로 삼는 장로교 소속 교단신학교인 장로회신학대학교 역사신학 교수로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하 국정화) 사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국정화를 반대한다. 우리가 속한 개신교는 일방적인 진리주장이 얼마나 위험하며 자기혁신에 무능할 수 있는지를 경험하였다. 개신교는 불의와 위선에 맞서 언제나 당당하게 자기입장을 주장함으로써 진리를 수호하였고 개혁을 이루었다. 따라서 국정화에 대해서도 우리의 의견을 밝히는 것은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태를 바로잡는 일임을 깊이 인식한다. 최선의 해결책은 다양한 의견 개진을 격려하는 한편, 비판을 통한 개혁과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학자로서, 국정화를 반대한다. 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발전, 특히 학문의 발전이 다양한 사고 개발과 자유로운 의사 개진에 힘입어 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국정화는 사고의 획일화를 초래할 전근대적인 조치로, 이는 역사발전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인 태도이며, 한국 사회와 한국 학계의 문제해결 능력 및 자정능력을 불신하는 입장이다. 최선의 해결책은 사고의 다양성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활성화를 통한 건전한 견제와 균형이다. 
우리는 국민으로서, 국정화를 반대한다. 자랑스러운 한국역사 가운데, 조선왕조는 역사서술과 왕권의 철저한 분리를 통하여 국가경영을 도모한 바 있다. 우리 민족은 격동의 근현대사를 다함께 인내와 관용으로 감당하면서 오늘날의 발전을 이루어냈다. 이를 계승하여 현 정부는 국가발전을 위해 내세운 국민통합과 창조성을 실현하는 일에 더욱 매진할 과제를 안고 있다. 최선의 해결책은 역사 기록을 정부가 주도할 것이 아니라, 역사가의 전문성과 자율성에 맡기는 것이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장 32절) 
2015년 10월 23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역사신학 교수 일동
임희국, 서원모, 박경수, 안교성, 이치만, 김석주, 손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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