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
성소수자, 아파트 경비노동자 분신, 세월호 참사 등 한국 사회를 달구는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내놓았던 높은뜻연합선교회 김동호 목사가 이번엔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 목사는 10월27일(화)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독재’이며 ‘독재로의 회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본시 역사는 사관에 따라 같은 사건도 다르게 보이고 쓰이는 법이다. 때문에 같은 역사적인 사건을 놓고도 평가와 조명이 서로 다른 것이다. 그런데 그 역사에 대한 서로 다른 평가와 조명을 통하여 사람들은, 어린 학생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역사관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비판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백번을 양보해서 국가가 펴낸 교과서가 가장 완벽하고 정확하다고 하여도, 그 교과서 하나 만으로 아이들에게 주입식으로 역사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정희 추모예배에서 불거진 부천 원미동 교회 김영진 원로목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원로 목사는 지난 2013년 10월 서울 도곡동 나들목교회에서 있었던 제1회 박정희 대통령 추모예배 석상에서 “한국은 독재를 해야 해, 하나님도 독재하셨어”라고 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었다. 김 목사는 해당 동영상을 통해 김 원로목사의 발언을 접했다면서 이 발언을 “망발 중의 망발”이라고 비판했다. 김 목사는 이어 “목사라는 사람이 세상에 하나님을 독재자로 몰다니? 하나님이 독재를 하셨다면, 하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겠나? 하나님이 문 밖에 서서 우리가 문을 열어 줄 때까지 기다리시겠나?”라고 되물었다.
김 목사는 끝으로 소속 교단인 예장통합 교단이 낸 국정화 반대 성명에 찬성입장을 밝혔다. 해당 게시물은 27일(화) 오후 1시30분 현재 ‘좋아요’ 1,293회, 공유 190회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 중이다.
아래는 김 목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전문이다.
1.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또 나라가 둘로 나뉘어 공방이 치열하다.
2.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일은 그 어떤 교육보다 중요하다.
3. 정부의 단호한 입장은 좌편향 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여 아이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4. 일리도 있어 보인다.
5. 그런데 두 가지 문제가 있다.
6. ‘바른 역사는 누가 정하는가?’의 문제와 ‘그 바른 역사는 어떻게 교육되어야만 하는가?’의 문제다.
7. 우리나라가 왕정시대였을 때에도 역사는 왕이 간여하지 않았다. 아니 못하게 했다. 역사가 권력의 지배하에 있으면 바른 정사가 쓰여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8. 아무리 이런 저런 이유를 내건다고 하여도 국가가, 정권이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면 그 국가는 더 이상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9. 본시 자유는 위태위태한 법이다. 이런 저런 위험성이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서 그 자유를 국가가 통제하면 더 위험해지고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10. 그건 독재국가나 하는 일이고, 전제국가나 하는 짓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의 오백 년, 천 년 왕조는 오히려 요즘의 전제국가나 독재국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훌륭한 정권이요 정치였다고 할 수 있겠다. 왕조가 500년, 1,000년을 이어간다는 건 세계사로 살펴보아도 드문 일이다. 500년, 1,000년 왕조를 지탱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이유 중의 하나가 왕이 역사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였던 것이었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11. 본시 역사는 사관에 따라 같은 사건도 다르게 보이고 쓰이는 법이다. 때문에 같은 역사적인 사건을 놓고도 평가와 조명이 서로 다른 것이다. 그런데 그 역사에 대한 서로 다른 평가와 조명을 통하여 사람들은, 어린 학생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역사관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비판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12. 백번을 양보해서 국가가 펴낸 교과서가 가장 완벽하고 정확하다고 하여도, 그 교과서 하나 만으로 아이들에게 주입식으로 역사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
13. 그러면 아이들은 바보가 되고 만다. 어떤 특정한 역사는 배울 수 있을는지 몰라도 역사보다 더 중요한 역사를 볼 줄 아는 역사관은 영영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14. 역사 교과서는 다양한 것이 좋고, 그 다양한 교과서 중에 하나를 택하는 것은 학교가 하게하고,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가 정하는 것이 나는 제일 좋아 보인다.
15. 학교도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고, 가르치는 교과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그런 국가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커서 도대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인가?
16. 어제는 10월 26일이었다. sns에 어느 교회에서 드렸던 박정희 대통령 추모예배 영상이 올라왔다. 어느 목사님 한 분이 박 대통령의 독재정치를 찬양하면서 ‘독재 해야해, 우리 한국은 독재를 해야 해, 하나님도 독재하셨잖아’라는 이야기를 했다.
17. 소름이 끼치는 것이 아니라 울화가 치밀었다.
18. 하나님이 독재를 하신다고?
19. 말도 안 되는 망발 중의 망발이다. 목사라는 사람이 세상에 하나님을 독재자로 몰다니?
20. 하나님이 독재를 하셨다면, 하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겠나? 하나님이 문 밖에 서서 우리가 문을 열어 줄 때까지 기다리시겠나?
21. 하나님은 우리를 자유케 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기독교의 핵심가치는 ‘자유’다.
22. 어떤 명분과 이유를 대도 교과서의 국정화는 ‘독재’다. ‘독재로의 회귀다.’
23. 역사 교과서가 한 쪽으로 치우쳤다면 정말 그것이 문제가 되고 걱정이 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24. 내가 속해 있는 통합 측 총회가 총회장 명의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을 냈다. 총회가 성명을 낸다고 무조건 다 동조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난 이번 우리 총회의 성명에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