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구원(원장 전병금 목사)은 10월27일(화) 오후 4시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심포지엄 <한국교회 마르틴 루터에게 길을 묻다>를 개최했다. ⓒ사진=이인기 기자 |
한국교회연구원(원장 전병금 목사)은 10월27일(화) 오후 4시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심포지엄 <한국교회 마르틴 루터에게 길을 묻다>를 개최했다. 이날은 세 번째 심포지엄으로서 “직업소명론과 청년실업”을 주제로 다루었다.
김선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소명론을 통한 루터의 예언자적 선포: 한국교회와 사회를 향하여”를 발제하며 한국교회와 사회가 자본주의의 위력을 발휘하는 점에 있어서 서로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루터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영적 신분과 세속 신분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누구든 자신의 직업에 대해 소명의식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설파했지만,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사랑으로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할 그리스도인들조차도 직업의 귀천을 따지고 심지어 청년실업 사태에 기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믿음으로써 의롭게 되었다면 의의 열매를 맺는 것이 마치 사과나무가 사과를 맺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인데, 소위 천만 명에나 이른다는 기독교인들이 사는 한국사회가 정의롭지 못한 것은 그들이 소명에 따라 사랑을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골목사장분투기』의 저자 강도현 선생은 “자본주의의 흐름과 청년”을 발제하면서 청년실업은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장기적인 대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의 청년실업은 교육 시스템의 문제와 연결되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구조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면서 집단적, 시스템적 해결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청년실업을 스페인이나 핀란드의 경우처럼 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방책이다.
▲이양호 연세대 명예교수. ⓒ베리타스 DB |
전병유 교수(한신대학교 경제학)는 “청년고용과 노동시장 개혁”의 발제를 통해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점들의 바탕에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란 비정규직이 전체 고용의 1/3을 차지하면서 정규직과의 임금격차가 심화되고 여성의 노동 참여도 저조하게 된 상태를 일컫는다. 정부가 노동개혁을 주도하는 당위성도 이러한 이중구조화를 해소하고 청년실업을 완화하는데서 찾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하는 고용보호의 완화와 임금피크제 등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새로운 형태와 방식의 노동시장 개혁 프로그램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전 교수가 제안하는 프로그램은 노동개혁보다 불공정한 기업 문화를 개선하는 기업개혁을 우선할 것,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보호를 강화할 것, 최저임금을 인상할 것 등이다. 물론 이러한 프로그램들도 노동의 연대를 통해서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노동이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이자 이웃에 대한 사랑의 구체적 표현인 점을 각성할 때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양호 교수(연세대)는 “직업소명론의 관점에서 본 청년 실업의 문제”를 발제하면서 루터의 소명론의 관점에서 본다면 실업이 용납될 수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실업은 인간을 배은망덕자로 만드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총을 받았으면서도 하나님의 부름에 따라 이웃을 섬기는 일을 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청년실업의 문제는 고학력으로 인한 3D 업종 기피현상, 기계화와 자동화, 사라진 일자리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어려움 등이 원인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장기적이며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발제자의 경험상 주4일 근무제가 하나의 효율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100만 명 정도의 공무원이 주4일제로 근무하면 25만 명을 증원해야 하고 역시 100만 명 정도의 30대 대기업 직원들이 주4일제로 근무하면 25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이 경우 업무의 연속성, 1인당 생산성의 감소, 임금 문제 등이 발생하지만 사회적 합의와 협력만 있으면 해결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특히, 높은 임금이 보장되는 직종에서 주4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것이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가 이런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