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 정부 국정화 방침 강력 규탄

“민주 사회 퇴행시키는 독재 정권 전형”

▲기장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김경호 목사. ⓒ베리타스 DB
정부가 11월3일(화) 오전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확정한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최부옥)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국정화 방침을 강력히 규탄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확정해 고시했다.  
기장은 교과서 국정화를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고 권력으로 국민을 우롱하며 민주 사회를 퇴행시키는 독재 정권의 전형”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는 ‘국정교과서’는 ‘일제강점기를 경제발전기’라고 해석하는 소위,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관을 ‘올바른’ 것이라 선언하면서 전체주의적으로 획일화시키려 한다”며 “아버지 박정희의 역사를 미화하려는 이 경악스러운 독재적 발상을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저지가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기장은 여당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기장은 여권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소모적 논란을 없애는 긍정적 조치’라고 평가하는데 대해 “‘국정교과서 반대자들의 불필요한 논란 때문에 민생을 돌볼 수 없다’거나 ‘경제가 어려운 것은 저 반대자들 탓’이라는 치졸한 공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 시민단체와 연대해 싸워 나갈 방침을 밝혔다.  
아래는 기장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확정에 대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성명] 
독재자의 계략을 멈춰라!
“그들이 침상에서 죄를 꾀하며 악을 꾸미고 날이 밝으면 그 손에 힘이 있으므로 그것을 행하는 자는 화 있을진저” (미가서 2:1)   
박근혜 정부는 지난 10월1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행정예고를 하였다. 행정 예고를 하는 까닭은, 정부가 추진하려는 행정 사안에 대한 국민의 여론을 수렴, 반영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고시를 확정하는 절차를 밟음으로써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지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행정 예고를 하면서, 애초에 계획했던 고시 확정일을 11월5일(목)에서 3일(화)로 바꾸어 ‘고시 확정’을 결정지었다. 이는 국민의 여론이 무엇인지 검토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며 국민을 무시하고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이다.  
이와 같은 계략은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하고 권력으로 국민을 우롱하며 민주 사회를 퇴행시키는 독재 정권의 전형이다. 이에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과거 독재 시대 민주화를 위해 피 흘리며 죽어간 신앙의 선배들을 기억하며, 아래와 같은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해 나가고자 한다. 
역사에 대한 평가를 왜 정부가 하는가?  
역사교과서 내용에 정치권이 개입할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헌법 제31조’와 ‘2013년 UN 역사교육지침’ 참조). 역사 해석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을 보장함으로써 정치권력의 신격화를 저지하고 민주적인 역사 문화를 창조해가기 위함이다. 이는 독재 사회 속에서 인간의 실존이 비참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 경험에 대한 성찰이다. 조선시대 왕조차도 국사 편찬에 관여할 수 없었던 이유를 깊이 헤아려 볼 일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는 ‘국정교과서’는 ‘일제강점기를 경제발전기’라고 해석하는 소위,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관을 ‘올바른’ 것이라 선언하면서 전체주의적으로 획일화시키려 한다. 다양한 역사 해석의 가능성들을 ‘그릇된 것’으로 규정하는, 그 같은 오만함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아버지 박정희의 역사를 미화하려는 이 경악스러운 독재적 발상을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저지가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박근혜 정부는 왜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는가?   
금일 고시를 확정하였다는 것은 이제 곧 집필진을 구성하여 이 달 안으로 집필에 들어가 2017학년도부터 일선 중고등학교에 ‘국정교과서’를 보급하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과연 고시 확정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이 검토되고 반영되었는가? 애초 ‘국정교과서’에 대한 찬반논란이 첨예한 상황에서 행정 예고는 돌발적인 추진이었다. 의견수렴 기간 동안 ‘국정교과서’ 태스크포스(Task Force)를 비밀리에 조직, 운영하면서 사실상 실무 작업에 착수했으며, 국민의 의견 수렴 방식도 우편과 팩스로만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참여도를 축소시켰다. 결정적으로 고시 확정을 기습적으로 이틀 앞당김으로써, ‘국정교과서’에 대한 국민 여론(100만 건이 넘는 반대서명과 1만8000천여 건의 반대의견서) 수렴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 같이 국민을 우롱하는 기민함과 민주적인 절차를 파행시키는 속도전의 의도는 무엇인가? 그것은 행정 예고가 끝나기도 전에 국정화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반대의견의 예봉 또한 봉쇄할 방침이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헌법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박근혜 정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독재 정권이다.  
고시 확정에 대하여 여당의 주요 인사들은 ‘소모적인 논란을 없애’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한다. 그 같은 정치적 망언은, ‘국정교과서 반대자들의 불필요한 논란 때문에 민생을 돌볼 수 없다’거나 ‘경제가 어려운 것은 저 반대자들 탓’이라는 치졸한 공략일 뿐이다. ‘국정교과서’를 추진함으로써 독재 정권을 옹호하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불의한 세력 앞에, 오늘 우리는 구약성경 심판의 예언을 다시 읽는다.   
“그들이 침상에서 죄를 꾀하며 악을 꾸미고, 날이 밝으면 그 손에 힘이 있으므로 그것을 행하는 자는, 화 있을진저!” (미 2:1)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속에 내재되어 있는 박근혜 정부의 독재의식으로부터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우리의 결의는, 정의와 공의를 이 땅 위에 내려주신 은총의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 믿음으로 우리는,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제 시민 단체와 연대하여 함께 싸워 나갈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스스로가 역사의 주체가 되어 오늘의 역사를 바르게 써나가는 길임을, 우리는 확신한다.   
2015년 11월 3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