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윤경로 교수, “근현대사 과제의 단초는 기독교계”

▲윤경로 한성대 명예교수가 <기독교를 위한 역사 특강>의 강사로 나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 정승화 객원기자

기독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대표 신병중)이 주최하는 <기독교사를 위한 역사 특강>이 지난 11월 16일(월) 용산구 소재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사무실에서 열렸다. 

이날 열린 특강의 주제는 “일제 강점기 쟁점과 기독교”이며, 윤경로 한성대 명예교수가 강의했다. 윤 교수는 ‘역사란 무엇인가?,’ ‘기독인의 역사인식과 역사관’을 소재로 특강의 문을 열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는 말씀으로 기독인의 역사인식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 윤 교수는 “역사는 하나님과 민족 앞에 고백하는 것이다”라면서, “성경은 고백적 역사서이며, 친일인명사전 역시 ‘불편한 진실’에 대한 고백서이다”라고 강조했다.  
이후의 특강은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쟁점들을 위주로 진행되었다. 윤 교수는 일제 강점의 단초가 된 병자수호조약에 대한 바른 이해와, 동학농민전쟁에 관한 역사적 용어 문제 등에 관한 쟁점, 신민회와 105인 사건의 실체와 일제의 무단 통치의 실상에 관한 이해 등을 설명했다. 
특히, 3.1운동이 ‘운동’인가 ‘혁명’인가에 관한 논의에 이르러서는 “3.1운동은 혁명”이라고 역설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3.1 운동의 결과로 특기할 만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3.1 운동 이후 일제의 통치 방식이 무단통치에서 문화통치로 변화했다. 둘째, 상해 임시정부가 설립되었다. 특히, 윤 교수는 상해 임시정부가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한 것과 헌법에 “대한민국은 대한인민으로 조직한다”(대한민국 임시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인민 전체에 있다”(동법 제2조)라고 명시한 점을 지적하면서 “주권이 황제에게 있던 것이 국민에게 넘어왔다는 점에서 3.1 운동은 분명한 혁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국절 논쟁에 관하여서도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부르자는 것은 말 그대로 그때 대한민국이 ‘건국’되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1919년부터 수많은 항일투쟁을 해온 세월은 무엇이 되는가? 역사란 어느 순간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계하며 발전하는 것”이라며 건국절을 제정해야한다는 의견을 일축했다.   
이어서 한국 기독교의 항일운동 추이에 관하여 윤 교수는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적 과제의 단초는 예외 없이 기독교계에서 출발했다”라는 말을 통해 일제 강점기 당시 기독교의 역할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동시에 ‘일제 말기 기독교계의 순응과 훼절의 아픔을 고백해야 한다’라는 윤 교수의 강의 자료에 관한 본지 기자의 질문에 원론적으로는 끝까지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옥중에서 죽어간 사람들과, 고려신학교 계열의 교단을 굉장히 인정해줘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강연을 마무리 짓는 메시지는 “역사 교육은 통일 지향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의 역사적 과제가 있었고, 일제 강점기의 과제가 일본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사는 시대는 분단시대라 할 수 있다고 윤 교수는 말했다. 내가 이 시대의 국민으로서 역사선상에 올려놓은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졌다면 어디에서든 통일에 도움되는 일을 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라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고 조금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선생님들의 도리라는 말로 윤 교수는 이날의 특강을 정리했다.  
한편, 좋은교사운동 소속 1,017명의 교사들은 지난달 23일 “현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자신들의 정치 이념을 주입하기 위해 교육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처사”라며 국정화 반대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좋은교사운동 쪽은 이번 특강의 취지를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하여 교사 실천운동의 하나로 교사들부터 우리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가오는 23일에는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특강에 나설 예정이다.

글/정승화(객원기자/ 연세대 신과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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