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가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법안소위는 11월30일(월)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는 내용이 담긴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여야는 지난 8월 기획재정부(기재부)가 낸 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례금은 “종교소득으로 법률에 명시”된다. 그리고 소득구간에 따라 △ 소득 4,000만원 이하 80% △ 4,000 ~ 8,000만원 60% △ 8,000~1억 5,000만원 40% △ 1억 5,000만원 초과 20% 등으로 공제율이 적용된다.
종교인 과세가 법제화된 건 47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2018년부터 종교인 과세는 이뤄진다. 당초 기재부는 2016년 1월1일 이후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야는 2018년 1월1일로 시행을 2년 유예하기로 했다. 이 시점은 총선(2016년)과 대선(2017년)을 치른 뒤여서 정치권이 종교인 과세를 차기 국회 및 차기 정권에 넘기려는 인상이 강하다.
법안 통과 여부도 미지수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새정치민주연합)은 12월1일(화) “재벌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감세해주는 정부가 신앙인이 하나님과 부처님께 바친 돈에까지 세금을 물린다면 저승에서 무슨 낯으로 그분들을 뵐 것이냐”며 종교인 과세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유보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기독교시민단체 연합체인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이날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종교인 과세법안이 정부 안으로 통과됐다. 그런데 그 시기를 2년이나 유예했다. 종교계의 눈치보기라는 게 많은 이들의 시각이다. 정부의 안인 기타소득 내 ‘종교소득’은 문제가 많은 안이다. 무엇인가 변화의 목소리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