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베리타스 DB |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한국 기독교가 눈부신 교세 성장을 이뤄낸 주요인을 “권력유착”으로 손꼽고, 권력유착 관계의 중심에 똬리를 튼 “(한국 기독교의)반공이념”의 과거와 현재를 분석해 주목을 모았다. 그러면서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외형적 성장에 치우친 탓에 한국 기독교의 순수한 복음 정신은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주장했다.
5일 한국기독교역사학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분단 70년, 한국 기독교의 권력유착 사례와 그 성격"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우리나라 교회와 기독교계는 남북분단, 특히 6.25전쟁의 골 깊은 '체험적 레드콤플렉스'의 트라우마로 인해 반공이념이 기독교 복음보다 우위가치로 자리 잡았다"면서 "권력유착관계를 중심으로 한국기독교 교세성장의 성향을 규정할 때 이는 기독교의 순수한 복음정신, 다시 말해 성경말씀에 기초한 기독교 신앙의 확장보다는 외형적인 교세 확장이라는 '세속적 성공'에 불과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어 "도둑같이 찾아온 해방, 구세주 같은 미군정기의 시혜, 기독교 국가를 세우려한 이승만 집권기의 권력밀착에 따른 특혜, 그리고 박정희 군사정권과 유신독재 하에서의 다양한 형태의 권력유착 양태, 이 모든 이면에는 '반공'과 '교세확장'의 대의명분과 목적이 굳게 자리를 틀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해방 이후 한국교회의 급성장의 성격은 진정한 의미의 교회와 기독교라고 하기에는 민망하다"면서 "교회가 대형화하고 교세가 크게 늘었지만 이는 세속적 교회, 다시 말해 기독교 교세가 '부흥'했을 뿐, 기실 진정한 의미의 기독교 복음정신이 이 땅에 올곧게 뿌리내렸다 하기에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렇게 된 원인 또한 한 두 이유가 아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해방과 동시에 갈린 민족분단, 그리고 이어 터진 6.25전쟁으로 인한 '체험적 레드콤플렉스'와 이후 이를 더욱 두텁게 재생산, 확대한 '기억으로서의 레드콤플렉스'의 트라우마 작용이 가장 큰 요인"이라 지적하고, "종교가 세속적 정치와 유착될 때 결국 그 종교의 고유한 정신 곧 '영성'을 상실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며 "이제 레드콤플렉스라는 올무에서 해방될 만큼 국력도 민도도 크게 성장했는데 한국교회는 향후 잃어버린 영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