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7시 연세대 신학관 B114호. ‘한국문화와 기독교’란 제목의 강연을 하고 있는 검정 한복을 멋스럽게 차려 입은 노(老) 교수가 이색 강연을 펼치고 있었다. 소립자 물리학자들이 주장하는 과학원리를 설명하는가 하면 풍류도에 근거해 자신이 주창했다고 하는 통전적 삼태극 원리를 풀이하기도 했다.
한국 신학계의 대표적인 문화신학자 유동식 명예교수(87, 연세대 신학과)가 ‘연세신학 시민강좌’에서 지난 2일 ‘풍류도와 진생도’(제1강)에 이어 ‘통전적 우주’(제2강)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 풍류 신학자 유동식 교수가 9일 통전적 우주를 주제로 연세신학 시민강좌 제2강의 문을 열었다 ⓒ베리타스 |
유 교수는 “소립자들의 상호작용으로 새로운 세계가 전개 되듯이 우리의 뇌세포 하나 하나가 상호작용을 일으켜 새로운 정신세계를 만든다”고 했고, 이런 통전적 우주의 원리가 내재돼 있는 것이 종교라고 했다.
이어 기독교의 정통교리인 삼위일체론도 이 통전적 우주의 원리에 근거해 있다며 유 교수가 직접 주창한 통전적 삼태극 원리를 설명함으로써 기독교의 삼위일체론을 보다 알기 쉽게 풀이했다.
또 “하나님이 이 우주를 창조하고, 인간을 창조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자문한 유 교수는 풍류신학을 지탱하는 “아름다움”에서 그 답을 찾았다. 다른 말로 ‘멋’이라고도 표현한 유 교수는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우주를 그리고 만물을 창조하신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세상을 6일 창조하는 과정 중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는 표현을 자주 쓴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당시 헬라인들이 풍류신학의 기본적 원리인 멋스러움을 깨달았다는 데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 교수는 앞으로 ▲ 통전적 인간(3/16) ▲ 통전적 종교(3/23) ▲ 종교와 그림예술(3/30) ▲ 성서계 만다라 ▲ 한국 종교문화와 기독교(4/6) ▲ 복음과 예술(4/20) ▲ 성령의 역사와 그리스도인(4/27) ▲ 한 멋진 삶의 복음(5/4) 등의 강의를 남겨 놓고 있다.
유동식 교수는 1922년 황해도 남천 출생으로 연희전문학교에서 수학을 한 뒤 감리교신학교를 졸업했다. 이어 스위스 Ecumenical Institute·東京大學敎 등에서 연구했으며 일본 국학원대학교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