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젊은이들에게 주는 메시지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공직자의 삶을 바탕으로 하여 오늘날 3포(抛)세대 또는 7포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젊은 크리스천들에게 삶에 대한 비전과 가치관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메시지는 설득력이 있고 읽는 이들에게 진정한 감명을 주고 있다. 그는 단순히 윤리적 당위성을 이론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본인이 그렇게 살았던 삶의 결과가 오늘날 그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확신을 가지고 제시하고 있다.
1. 나를 향한 하나님의 비전을 발견하라
저자는 젊은이들에게 "야망이 아니라 비전을 가지라"(276쪽)고 교훈한다. 진정한 리더는 특권을 누리는 자가 아니라 위기상황 속에서 자기가 책임을 지는 자다(278쪽). 저자는 젊은이들을 향하여 세상이 말하는 성공인 "돈이나 명예나 권력"을 추구하는 자가 아니라, "나를 향한 하나님의 비전"을 발견하라고 제언한다.
2. 하나님은 헌신과 희생하는 자를 사용하신다
저자는 그 구체적인 예로서 자신이 주중 대사 시절 사스(SARS) 사태로 교민들이 "철수 명령을 내려달라"고 했을 때 이를 거부하자 "내려 주면 되지 왜 고생을 사서 하느냐"는 비난을 들었다. 당시 그는 자신이 안일과 이익을 추구했다면 교민들의 요구를 들어주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후에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사로서 물러서지 않고 고통당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부화뇌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교민도 희생당한 일이 없었음을 간증한다. 이 일 때문에 그는 주중 대사로서 그 자신이 희생당하는 것을 감수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자신의 안일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을 하나님의 비전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만 합니다"(280쪽).
3. 하나님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자를 사용하신다
저자는 세상의 권력과 명예와 부를 가진 자들을 많이 알고 있으나 저들을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렇게 살아왔다고 말한다: "나는 세상의 권력자들과 명예를 가진 사람들과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 경험에 의하면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무서워할 사람은 없는 것입니다... 내가 권력을 원하지 않는다면 권력자를 무서워할 이유가 없고, 내가 명예를 원하지 않는 한 명예를 가진 사람을 무서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내가 돈을 한 푼도 받지 않는다면 아무리 돈이 많은 부자도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283쪽). 그가 말하는 대로 내가 권력과 명예와 부를 원치 않는다면 그것을 가진 자는 전혀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사실이다. 이러한 그의 정신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라"는 예수님의 산상설교의 교훈과 일치한다.
4.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지키라
개인적 신앙과 공적 업무를 조화하고자 했던 저자는 젊은 크리스천들에게 다음 가르침을 주고 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람임을 분명히 하고, 믿음과 행함이 일치되는 삶을 살며, 항상 자기의 조그만 십자가라도 지는 것이 크리스천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길입니다"(285쪽).
공직자들은 일반적으로 언론 기자들을 두려워한다. 나쁜 기사가 나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기자들의 보도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를 다음같이 피력한다: "나는 내 발언 때문에 혹시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내가 하나님의 사람임을 분명히 드러냄으로써 내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나에게 어떤 불이익이 돌아온다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깨끗이 그 불이익을 감당하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나에게 더 큰 축복을 허락하셨습니다"(287쪽).
2007년 6월 8일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이 쓴 "그분께서 알아서 하실 것입니다"라는 기사 제목이 있다. 다음은 기사 내용의 일부분이다: "김 대사가 말하는 '그분'이란 ... 하나님일 수도 있다. 김 대사는 무신론의 나라 중국에서 대사직을 수행하면서도 자신이 기독교 신자임을 감추지 않는다. 김 대사는 자신의 거취나 인사문제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하면 늘 '그분께서...'라는 말로 대답한다"(287쪽). 윗사람이나 주변 사람들의 안목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로지 '그분'인 하나님만을 구한 그가 최장수 대사가 된 것은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5.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십자가의 삶을 살라
저자는 공직생활에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것이 십자가를 지는 일이며 이러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십자가의 삶을 사는 것이라 권면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는데 상사가 술 마시지 못한다고, 주일에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 힘들게 해도 참는 것이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불법의 짓을 하지 않는다고 별의 별 협박을 다 당해도 절대로 굴하지 않는 것이 십자가를 지는 것이며, 이것만 딱 눈감고 하면 승진시켜 준다고 유혹해도 거부하는 것이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또 세상적인 기준으로는 해도 좋다고 하는 불법을 과감히 거부하는 것도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290-1쪽). 공직자로서의 평신도가 보여주는 직장생활에 있어서 철저한 십자가적 윤리정신은 한국교회 목회자의 윤리의식을 능가하고 있다. 저자 자신이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십자가 정신으로 공직생활을 성공적으로 했기 때문에 이러한 무거운 메시지를 젊은이들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투철한 윤리의식을 한국교회 지도자와 평신도들이 가진다면 오늘날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수 있으며 사회의 불신자들로부터 칭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6. 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주는 다섯 가지 메시지
저자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라"고 하면서 그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해주고 있다. ① 스펙보다는 실력을 쌓으라. 믿음이 좋고 기도 많이 하더라도 실력이 없으면 일할 곳이 없다. ② 포기해야할 것을 잘 분별하라. 자기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면 다른 분야는 포기해야 한다. ③ 스마트폰을 멀리하라. ④ 작은 일에 충성하라. ⑤ 돈을 사랑하지 말라.
이러한 구체적인 방식은 자신의 영적 정체성 확립 속에서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는 직장 선택에 있어서 금(金)과 같은 기준을 제시한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의 인생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는 것입니다... 내가 그 직장에서 과연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그리고 직장 생활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돕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지를 생각해야 합니다"(298쪽). "직장을 선택할 때 사람의 이야기와 세상의 평판만을 듣지 않고 먼저 간절히 기도하며, 크리스천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가야만 한다"(299쪽).
7. 신자다운 성품을 가지라
저자는 직장생활에 있어서 비방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동료를 "사랑하고 용서하라. 나부터 살아난다"(319쪽)고 권면한다. 사랑은 능력이며, 용서는 사랑보다 더 어렵다. 그는 불신자 시절 자신의 죄과를 말하면서 자신의 죄가 용서 받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죄지은 이웃에 대하여 아무런 증오와 비방의 자격이 없음을 천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용서하여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우리 죄를 용서 받은 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나님을 믿지 않았고, 남을 욕하고 비방하고 시기하고 질투했으며, 남을 속이고 거짓말했으며, 거기다 술 마시고 방탕한 탕아였으며 죄인 중에 괴수였습니다"(322쪽). 이러한 저자의 태도는 겸허한 태도요 진정한 자기 성찰의 태도라고 평가된다.
저자가 피력하는 공직 은퇴 후의 저자의 삶의 모습은 정말 모범적이다. 그가 은퇴한 후 한국의 대형 로펌과 대기업에서 찾아와 엄청난 연봉을 줄 테니 도와달라고 하였다고 한다. 상당한 공직자들이 이에 응한다. 그것 자체를 무조건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성령님이 "그곳 어느 곳에도 가면 안 된다는 마음을 주셨다"(331쪽)고 한다. 사외이사라도 해주면 억대연봉을 주겠다고 하는 것도 성령님께서 못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저자는 이 사실에 대하여 다음같이 적고 있다: "나는 사실 그때 마음속으로 좀 섭섭했습니다. 성령님께서 왜 이렇게 철저히 막으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후에 언론에 대기업의 사외이사로 근무하는 전직 고위관료들의 이름이 보도된 것을 보면서 그제야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대사'라는 책을 출간한 내가 뒤에서 그렇게 많은 돈을 받으면서 대기업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던 것입니다"(332쪽).
8. 영적 리더가 되라
저자는 마지막으로 오늘날의 사회를 삶의 전쟁터요 영적 전쟁터로 보고 이상 언급된 덕성에 더욱이 성령의 능력을 지닌 "강하고 담대한" 영적 리더가 될 것을 제안한다. 이 대목은 일반 공직자 출신으로부터 들을 수 없고 심지어는 신학자나 목회자로부터도 듣기 어려운 그의 독특한 부분이다. 영적 리더란 영의 기도를 하는 자다. 영의 기도란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위한 기도"이며, "하나님의 종과 백성을 위한 기도"이며, "하나님의 통치가 내가 있는 이곳에서 일어나기를 소원하는 기도," "힘없고 가난한 자들을 위한 기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이다(340쪽).
저자는 영적 리더가 갖는 5가지 특징을 자신의 공직수행 사례에 비추어 다음같이 말한다.
첫째, 사람으로부터 자유로운 자다. 세상을 쳐다보지 않고 사람을 의지하지 않는 자다. 저자는 자신이 2009년 은퇴한 후 지난 40여 년 모아두었던 4천여 개의 전화번호를 삭제해 버렸다고 한다. 세상과의 고리를 끊는 상징적이고 실제적인 조처이기도 한다. 그런데 그는 세상을 쳐다보지 않고 사람을 의지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성령이 강하게 일하시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둘째, 사랑의 중보자다. 사랑의 사람이다. 영적 리더는 자기를 적대시하는 사람들도 사랑하는 사람이다: "적과 원수도 사랑하고 축복한다"(342쪽). 그는 피력한다 "나는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내가 모시던 상사들을 사랑했고, 나와 함께 일하던 동료와 직원들을 사랑했고, 업무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했습니다. 특히 나보다 지위가 낮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더 사랑했습니다"(343쪽).
셋째, 정직하기를 힘쓰는 자다. 계속 정직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보좌할 때도 정직함과 담대함으로 대통령에게 적당히 둘러대고 과장하거나 축소보고하지 않고 계속 "아닌 것은 아니고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직언하면서 사랑과 신임을 받은 사례를 말한다.
넷째, 담대하게 결정하는 자다. 진정한 리더는 "항상 조직원들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어려운 결정을 하는 자"며, "그들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것으로 데려가는 자"(345쪽)다. 그는 "하나님을 믿고 성령님의 인도를 받는 자는 담대하다"고 말한다. 공직시절 그 자신의 경우를 말한다: "매일 결정해야 할 수많은 난제가 끊이지 않았지만 나는 항상 자료를 숙독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기도한 다음 신속하게 담대하게 결정했습니다"(345쪽). 그는 이런 일을 "모두 무릎 끓고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담대함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라고 피력한다.
다섯째, 책임에 따르는 고통을 감내하는 자다. 진정한 리더는 "책임에 따른 어려움과 고통을 기쁘게 감당한다."(346쪽) 저자 자신이 공직재직 시 매일 밤늦게 퇴근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에 출근을 해도 늘 읽어야 할 자료와 챙겨야 할 일이 산적했으나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한다는 기쁨으로 감내했다." 그는 골프 칠 시간이 없었고 잠도 충분히 잘 수도 없었다고 한다.
9. 공직자가 되려는 젊은이와 모든 직장인들이 가져야할 신앙적 가치관 제시
자신이 살아온 삶을 준거로 하는 형식의 이러한 저서는 아무나 쓸 수 없다. 이 저서는 "영광과 함께 힘들고 고달프고 고독한 길"(355쪽)을 기꺼이 걸었던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저서다. 저자는 믿음의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로서, 우리 시대 청년들에게 세상을 피해 도망가지 않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면서 세상 한가운데서 당당하게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세상의 조류에 거슬리는 빛과 소금으로 사는 삶의 방식에 관하여 자신의 삶을 모델로 하여 제시해주고 있다. 저자는 하나님의 동행, 성령의 기름 부으심은 기도만 열심히 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기도에 합당한 삶의 실천(정직, 가난한 자 돌봄, 사랑과 용서 등)을 동시에 강조한다. 이런 점에 있어서 그는 기도 중에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지식)"을 받는 특별한 믿음과 은사의 소유자이지만 은사만 추구하는 은사주의자는 아니다. 기독교 신앙이 지닌 신비를 말하고 있는 그의 신앙은 윤리(정직과 양심과 헌신)를 갖추어 있어 균형 잡힌 신앙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저자는 섬김과 성실, 나눔과 용서와 정직 등 직장의 윤리를 철저히 강조함으로써 믿음과 행함이 일치하는 삶을 강조한다. 직장이란 자신의 성공과 야망의 실현을 위한 곳이 아니라 "나를 향한 하나님의 비전"을 추구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곳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곳이라 말한다. 이는 역사적 칼빈주의가 추구한 삶의 방식이었다. 영적 리더는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면서, 사람을 사랑하며 정직하게 행동하며, 담대함으로 책임을 지고 결정하며, 영광된 자리에 있는 만큼 고통을 기쁘게 감당하는 사람"(348쪽)이다. 그는 이를 위하여 "온 힘을 다해 공부하고 실력을 기르는 동시에 쉬지 않고 기도하며 성령의 인도와 도움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한다.
맺음말: 오늘날 영적 리더의 조건인 신앙, 윤리와 비전 제시
저자는 대사와 장관 출신이지만 목회자와 신학자들에게만 들을 수 있는 성령의 능력을 특별히 강조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실력배양 그리고 정직이라는 윤리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끊임없는 권력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보이는 세상의 생존 전투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적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기독교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젊은 크리스천과 신자들에게 오늘날 시대를 가장 보람 있게 살아가는 인생길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걸어온 인생길을 준거(準據)로 하는 이 자서전적 이야기는 분명히 오늘날 우리 사회와 젊은이들이 가야할 미래를 위한 신앙과 윤리와 비전을 명백히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젊은이들, 공직자들, 목회자들과 선교사들과 모든 신자들이 같이 읽고 스스로 자신을 성찰하게 하며, 이 시대의 리더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일깨우는 감동적이며 교훈적 저서다. 이 책을 통하여 앞으로 우리 교회와 사회에 이러한 성령님의 인도함을 받으며 신앙과 실력과 정직을 갖춘 훌륭한 영적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