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
세월호 참사 발생 600여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진상규명은 요원하다. 12월14일부터 16일까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청문회가 열렸지만 구조 책임이 있는 해경 간부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정부-여당은 세월호 특조위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희생자들이 다녔던 단원고 교실 존치 여부 역시 논란이 분분하다. 이 와중에 세월호 유가족들의 슬픔만 깊어간다.
2. 황규철 전 예장합동 총무 칼부림 난동
예장합동 교단 총무를 지낸 황규철 목사가 한때 측근이었던 박석구 목사를 칼로 찌르는, 한국교회 사상 초유의 사건이 불거졌다. 박 목사는 황 목사의 비리를 폭로했고, 황 목사는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범행동기를 차치하고, 목회자가 흉기를 준비해 의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건은 한국 교회는 물론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줬다. 예장합동 교단은 두 목사를 출교 제명 조치했지만 꼬리짜르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3. 해 넘긴 전병욱 면직 재판
우여곡절 끝에 평양노회에서 전병욱 목사 면직을 다룰 재판국이 꾸려졌다. 그러나 "홍대새교회를 지키겠다"던 김진하 목사를 비롯해, 전 목사 입장을 대변해 온 고영기 목사가 재판국에 합류하는 등 구성부터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한편 전병욱 목사와 홍대새교회는 각각 언론인터뷰와 성명을 통해 무죄주장과 함께 재판기록을 공개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노회장이 홍대새교회를 지키겠다고 한 이상, 노회가 전 목사에게 면죄부를 줄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4. 김삼환 목사 등 세대교체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올해로 정년을 맞는다. 경동교회는 박종화 목사 후임으로 채수일 한신대 총장을 내정했다. 강남교회 전병금 목사도 새해 퇴임이다. 교단을 망라해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후계 구도를 정해야 하는 시점에 온 것이다. 경동교회는 일찌감치 채 총장을 내정했지만 한신대 측의 반발이 거세다. 명성교회는 일단 임시당회장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지만,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세습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팽배하다.
5. 가나안 성도 100만 시대
가나안 성도,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으나 교회에 안나가는 성도를 가리킨다. 올 한해는 가나안 성도에 대한 관심이 어느 해보다 컸던 한 해였다. 가나안 성도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한국교회가 가나안 성도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얼마 전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있었던 '다양한 가나안 성도 사역을 위한 네트워크 세미나'는 그 좋은 사례다. 세미나를 주최한 현대목회와 사역 연구소 측은 "가나안 성도 사역의 진실한 대안을 고민하고 공유하고 싶었다"며 "가나안 성도들의 사역에 관한 논의가 한국 개신교 생태계 안에서 더욱 의미있고 내실있는 방식으로 풍성해지길 기대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6. 종교인 과세 47년만에 법제화
종교인 과세가 국무회의를 통과해 법제화 됐다. 종교인 과세가 국회 문턱을 넘은 건 47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회의적이다. 일단 과세 시기를 총선과 대선이 끝나는 2018년으로 정한데다, 막상 2018년에 이르면 정치권이 이를 제대로 시행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또 소득세법 개정안이 종교인에게 지나친 특혜를 주고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개신교계 가운데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만이 찬성입장을 밝혔다.
7. 이슬람국가(IS) 준동, 초기 기독교 유적 등 고대사 유물 무차별 파괴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준동이 국제질서를 뒤흔들었다. 올해 초 이들은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기독교인인 고토 겐지 씨를 참수한데 이어 시리아 팔미라의 고대유적을 파괴했다.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유럽내 이슬람 극단주의자, 이른바 외로운 늑대들도 IS의 준동에 영향 받아 연초 샤를리 엡도 총격 사건과 11월 파리 테러를 저질렀다. 현재 미국-러시아-프랑스 등 강대국들이 IS퇴치를 위해 군사행동에 나섰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효과적인 공동전선 구축은 요원한 상태다. 이 틈을 타 IS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8. 세계를 울린 아일란 쿠르디
해변에서 고요히 잠든 듯한 모습으로 터키 해안에서 발견된 시리아 3살 아동 아일란 쿠르디는 온 세계를 울렸다. 쿠르디는 시리아 내전을 피해 배를 타고 그리스로 향하다 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참변을 당했다. 쿠르디의 죽음에 온 세계는 슬픔을 표시했다. 그러나 쿠르디의 죽음은 헛되지 않아, 유럽 각국과 미국, 캐나다 등이 시리아 난민에 국경을 개방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9. "헬조선" 불안과 체념의 시대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헬(Hell)'에 신분차별을 의미하는 '조선'을 붙여 만든 신조어로 2015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SNS와 언론에 등장했다. 20,30대 젊은 층이 사용하는 용어인데, '3포 세대'니 '7포 세대'니 하는 말들과 함께 실업자, 미취업자, 비정규직으로 노예처럼 사느니 차라리 조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는 편이 낫다며 사용했다. 미래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있는 기독 청년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헬 이스라엘"에 아기 예수가 오신 것처럼 성탄절을 맞아 "헬조선"에 주님이 오시기만을 간절히 기도한다.
10. 감신대-한신대 등 신학교 분규 사태
한신대학교, 감신대학교 등 미래 목회자의 요람인 신학교가 학내 분규로 몸살을 앓았다. 한신대는 임기 중 경동교회 초빙이 확정된 채수일 총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학내 구성원들의 불만이 한 때 한껏 고조된 바 있다. 그러나 채수일 총장이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 후임으로 가기로 결정해 학교법인 이사회는 새 총장을 위한 청빙 절차에 들어가게 되었다. 감신대는 이규학 전 이사장의 인사전횡에서 비롯된 갈등이 무차별적인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지면서 학내 분규가 법정 분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