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해어진 헌 성경이라도 간절히 원하는 이들에게…”

사랑의성경나눔운동 김일중 실장 인터뷰

교회에 수년을 다니다보면 성경책이 여러권이 된다. 직접 사기도 하고, 교회나 지인으로부터 특별한 날에 선물로 받기도 한다. 그런데 교회에 수년을 다녀도, 자기 성경을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일중 실장 ⓒ이지수 기자
성서원이 이들을 위해 수년전부터 '사랑의 성경나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일중 실장을 만나 성경나눔 운동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 운동을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2006년 겨울부터 시작했습니다. 해마다 한차례 씩 전국으로 보내왔습니다.

- 성경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 어디인가요?


산간오지의 미자립 교회들, 군부대 교회, 교도소, 그 밖에 성경을 살 여력이 안되는 기관들입니다. 미자립교회는 그야말로 성경을 살 재정이 안되고, 군부대에는 신참들이 계속 들어오니까 성경은 늘 모자라지요. 교도소에서 교화되어 기독교인이 된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도 성경을 구할 방도가 쉽지 않습니다.

- 교도소에서도 성경을 달라고 연락이 오나요?


수감자 개개인이 성경이 필요하다고 편지를 보내옵니다. 올해 들어 9명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수감자들로부터 온 편지 내용을 볼 수 있냐고 묻자 김 실장이 편지뭉치들을 가지고 왔다. 그 중 한 편지를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재소자들로부터 온 편지들. 개인들의 구구절절한 사연과 함께 성경을 읽고 싶다는 메세지가 들어있다 ⓒ이지수 기자

「저는 20대 젊은이 입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으나, 스무살에 아내를 만나 결혼해 행복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순간의 혈기로 죄를 지었고 7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아내는 어린 아들을 보호소에 맡기고 어디론가 가버렸고, 지금 저는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과 편지로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염치없지만 제가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성경책 한권만 보내주십시오」

- 성경나눔을 하다보면 감동적인 사연들이 종종 있을 것 같습니다.


네. 한번은 장애인 기관에서 성경책을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사실 처음엔 장애인들이 성경책을 읽을 수는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장애인들이 자기 성경책이 생겼다는 것에 너무 기뻐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 지금까지 총 몇권의 성경책이 이곳을 통해 보내졌나요


2006년에 1천권, 2008년에 1천5백권, 2009년에 1천권 보냈습니다. 총 3천5백권 정도 되네요.

- 성경책 기증은 보통 누가 하나요


다양합니다. 기업인들이 성경책을 대량으로 구입해서 보내주기도 하고, 개인들이 여분의 성경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특히 CTS와 공동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CTS에서 후원금을 1천2백만원 모아주어서 더 많은 성경책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 이 운동으로, 성경책이 없어서 성경을 못보는 사람들은 더이상 없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성경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은 헌 책이라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들은 밑줄이 수두룩하게 그어져있고 심지어 몇장이 찢어져 있는 책이라도, 자기 성경책이 있는 그 자체를 감사해 하는 사람들입니다. 집에 여분으로 남는 성경책들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누면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겁니다.

- 가진 것을 나누자는 말씀이네요.


이제 한국사회도 성숙해져 나눔과 기부가 하나의 트렌드처럼 되었습니다. 기독교 내에서도 이런 운동이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사랑의 성경나눔 운동이 기독교 내의 「아름다운 가게」처럼 되면 좋겠습니다. 나눔활동의 하나로서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그런 것 말입니다.

- 수익은 있는가요.


수익성은 없습니다. 성서원에서 주관하는 운동이니까, 후원자들이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성경을 원가로 사서 보내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같은 돈으로 저렴하게, 더 많은 성경을 구입해 보내줄 수 있는 것이죠. 이를테면 성서원의 사회사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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