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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알라'와 '여호와'가 같은 신?

채영삼(백석대 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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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채영삼 교수 페이스북)
▲채영삼 백석대 신학대학원 교수

편집자 주] 예일대 신학교수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가 자신의 저서 『알라』의 출간기념좌담회에서 기독교도 이슬람의 알라를 하나님과 같다고 본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이 서로 달리 이해할지라도 동일한 하나님을 예배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 주장에 대해 백석대 채영삼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평을 올렸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전문을 싣는다.

먼저, IVP에서 이런 책이 출판되었다는 점이 유감스럽다. 검증되지 않았고, 무수한 논란이 야기될 법한 논쟁적인 책, 『알라』(미로슬라브 볼프)를 기독교선교단체를 표방하는 출판사에서 펴낼 이유는 없다. 이런 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IVP가 출판했을 때 가져오는 혼돈과 파급력 때문이다.

물론, 볼프 교수가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에 '정치신학적' 공존을 꾀하려 했다는 그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종교의 공존을 위해, 두 종교가 섬기는 신이 같은 신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불교와 기독교가 공존하기 위해서, 예수와 부처가 사실은 같은 대상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종교가 서로 공존한다는 것은, 각 종교의 설득의 방식, 즉 선교의 방식이 폭력적이지 않고, '선한 능력과 진리'를 제시하는 방식이면 되는 것이다. 공존하기 위해서, '알라'와 '야훼'가 같은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진리 주장에 있어서 '미혹적'이다.

무엇보다, '알라'를 설명하는 꾸란의 모든 문맥들을 생략하고, 또한 구약에서 '여호와'와 연관된 모든 성경의 문맥들을 생략하고, 이 둘을 추상적으로 일치시키는 것은 논리적으로 무리한 일이다. 예를 들어, 나의 아버지는 '나를 낳으신 아버지'이다.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을 낳으신 아버지'이다. '나'를 제외하고, '당신'을 제외하면, 두 아버지들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각자 자녀를 낳은 아버지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와 당신의 아버지가 같은가?

'알라'의 정체성을 밝혀주는 다른 문맥들, 율법, 천사, 구원, 종말, 심판, 천국 등의 문맥들은 차치하고라도, 꾸란의 '알라'는 예수를 '하나님의 독생하신 아들'이나 '하나님'으로 말하지 않는다. 아브라함이나 모세와 같은 선지자로 본다. 꾸란의 '알라'는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보내신' 그 '하나님'이 아니다. 어떻게 같은가?

실제로, '이슬람'은 '알라에게 복종하다'라는 뜻으로 종교를 가리키고, '무슬림'은 '복종의 행위를 취하는 사람'의 의미로 이슬람을 믿는 사람을 가리킨다. 만일, '알라'가 구약의 하나님과 같다면, 아담도, 아브라함도, 예수님도 모두 '무슬림'이 될 것이다. 실제로 꾸란에서 '예수'는 여러 선지자들 중에 하나일 뿐이다.

또한, 볼프는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는 유대인들을 '마귀의 자식들'이라 했지 '우상숭배자'들이라 하지는 않았다고 말하면서, 유대인들이 삼위일체적 신관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들을 '우상숭배자'로 부르지 않듯이, 삼위일체적 신관을 갖고 있지 않은 이슬람도 '우상숭배자'로 부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만일 볼프의 논리 그대로를 따르면, 예수님은 자신을 부인하는 이슬람도 '마귀의 자식들'로 부르셨을 것이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가? 더구나 마귀는 '거짓의 아비요 처음부터 살인한 자'이다(요 8:44). 볼프가 요한복음을 인용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논지를 증명하려 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마귀의 자식들'이라는 표현은 '우상숭배자들'보다 더 심각한 표현이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마귀는 '거짓의 아비'요, 우상들이 가득한 '이 세상의 공중 권세 잡은 자'이기 때문이다. 요한일서의 결론에서, "자녀들아 너희 자신을 지켜 우상에서 멀리하라"(요일 5:21)는 말씀에 나오는 '우상'을 두고 유대주의라고 보는 학자들도 있지만, 명확한 것은 그 '우상'이 본문에 나오는 '예수가 그리스도임, 하나님의 아들'임을 부인하는 이단들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덧붙여, 구약을 근거로 한 유대교는 순차상,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기 '이전'의 신앙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아직' 그리스도를 받지 않은 상태로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슬람은 기독교 이후에, '이미' 예수의 신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결정된 종교이다. 이 둘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구약과 신약을 '계시'로 다루는 기독교 전통을 떠난 것일 뿐 아니라, 모든 종교를 다원적으로 대하려는 포스트모던적인 태도의 한 현상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해석 선교사(총신대, 신학대학원, 영국 웨일즈대학교 신학/이슬람학부 철학석사, 박사, 현 GMS 파송선교사, FIM 국제선교회 대표)는 종교개혁자들이 이슬람을 '이단'으로 판정했다고 설명한다. 인용한다.

"16세기에 오랫동안 이슬람을 연구했던 종교개혁자들은 이슬람에 대하여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 존 칼빈(1509~1564)은 데살로니가 후서 2장 3장을 주해하면서 '이슬람의 창시자 무하마드를 배교자요, 이단자'라고 하였다. 또한 개신교의 신학적 바탕을 제공한 마르틴 루터(1843~1546)는 '사탄이 무하마드를 조종하고 있기 때문에 꾸란은 사탄의 작품이고, 이슬람의 확장은 전쟁의 결과'라고 말했다. 루터는 이슬람이 얼마나 해로운 종교인지 기독교인들이 알고, 그리스도 신앙 안에서 더욱 강건해지도록 1542년 꾸란의 라틴어 번역을 찬성하였다. 루터는 기독교의 반이슬람 논쟁자의 반열에 서 있다"(기독일보, 유해석 칼럼 "종교개혁자들, '이슬람은 이단,'" 2015년 2월 7일자).

이슬람과 기독교가 서로 공존하려면, 선교에 있어서 서로가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평화적으로, '선한 능력'을 보여주고 각자의 진리'가 갖는 설득력으로 호소하면 되는 것이다. 볼프의 주장은, 얼핏 보면,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의 화평을 추구하는 선한 노력 같지만, 굳이 그것을 진리 주장으로 한다는 데에서 '미혹적'이다.

"아들을 부인하는 자에게는 또한 아버지가 없으되 아들을 시인하는 자에게는 아버지도 있느니라"(요일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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