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하여 동성애 이슈가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먼저 성소수자 출신 서울대 총학생회장의 탄생이 언론의 주목을 받아서인지 기독교대학을 중심으로 한 반동성애 모임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성소수자의 권익 활동에 일종의 위협을 느낀 "반작용"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SNS 계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 대학 동아리들 중에서도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동아리는 고신대학교 반동성애부와 한세대 반동성애모임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SNS 계정에서 동성애 반대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진정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는 이성애자입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동성애자들의 횡포로 역차별 받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이 진정한 성소수자라고 생각합니다." 등의 내용을 담은 트윗글을 올리고 리트윗 하는 형식이다. 특히 고신대 반동성애부의 경우, 활동 중인 회원들 다수가 탈동성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가 동성애 이슈는 비단 SNS 등 온라인 상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대학가 인근 현장에서 동성애 이슈가 점화되기도 했다. 중앙대 성소수자 동아리 모임인 '레인보우 피쉬'와 대학가 인근 카페 사이에 마찰이 빚어진 것.
발단은 지난 22일 해당 카페에서 보수 기독교계의 색채와 맞물려 반동성애 성향을 담은 영화 '나는 더이상 게이가 아닙니다' 시사회를 연데서 촉발됐다. 동성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이 영화의 상영이 중앙대 성소수자 동아리인 '레인보우 피쉬'를 자극시킨 것이다.
'레인보우 피쉬'는 즉각 대응에 나서 그 다음날인 23일 성명을 내고 카페 '보이콧' 등을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성명에서 이들은 "해당 영화는 동성애를 '치료 가능한 것'으로 묘사함으로써, 지금도 곳곳에서 반인권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성적지향 전환치료'를 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혐오의 징그러운 구애와 집착에 익숙하다. 그렇기에 동성애에 대한 보수 기독교계의 전형적인 무지와 구시대적 시각을 담아낸 영화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영화가 오랜 세월 중앙인의 휴식처로 자리해 왔던 '나귀와 플라타너스'에서 상영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엄중한 현실이다. 캠퍼스와 불과 오 분 남짓 떨어진 곳에서 성소수자에게 적대적인 환경을 조성하려 한 '나귀와 플라타너스'의 대담한 시도는, 절대로 용납되어선 안 되는 일"이라며 해당 카페 '보이콧'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카페 주인은 26일 중앙대 커뮤니티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입장문을 통해 '나귀와 플라타너스' 카페 대표는 먼저 "기독교 색채가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제가 겪었던 것처럼 동성애의 언저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시사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사실 카페에 여러 번 영화상영의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발상은 자연스럽기도 했다"면서 "그래도 이런 시도 자체가 성소수자 분들에겐 얼마나 상처가 되는 일인지 이번에 잘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입장문 말미에 "그래도 누군가가 동성애에 대한 당신의 입장을 말하라고 한다면 피눈물을 흘리더라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면서 ""원인이야 뭐든 간에 동성애로 끝까지 간다면 '그건 안돼! 안된단 말이야!'"라며 동성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레인보우 피쉬'는 카페 대표가 입장문 말미에서 보여준 동성애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며, 카페 '보이콧' 정당성을 재확인했다. 26일 낸 성명에서 이들은 "맹목적인 혐오를 두고 소신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이 자유로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인 양 포장한다"면서 "이런저런 공감의 표현을 통해 따뜻하고 친절한 모습으로 연출된 혐오는 더더욱 위선적으로 다가온다. 소신으로 위장된 혐오와 공감으로 가려진 위선. '나귀와 플라타너스'가 감추고 있던 혐오의 '민낯'이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카페 주인은 개신교 목회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수 교계를 대변하는 주요 매체들은 ‘레인보우 피쉬'의 카페 '보이콧'에 갑질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반동성애자 모임이 외치는 구호[진정한 사회적 약자는 이성애자다]와 교묘하게 겹치는 지점이다.
한편 대학가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상에서 동성애 이슈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혐오와 인권 사이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적절한 이해와 대응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