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헬조선, 민주주의가 파괴된데 따른 필연적 결과”

기장, 시국기도회 맞춰 성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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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21일 ‘고난당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긴급시국기도회’를 마친 기장 총회 임원진들이 ‘반민주정권 심판하자’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시작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 총회장 최부옥 목사)가 21일(월)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광장에서 ‘고난당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긴급 시국기도회'(이하 시국기도회)를 연 가운데 이날 긴급 성명을 내놓았다.

기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부조리와 불평등이 양산되고 있고, 그로 인하여 민중에게 고통과 슬픔이 가중되고 있는 지금의 ‘지옥' 현상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파괴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도래된 결과"라고 규정하면서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우리는, 우리를 부르신 예언자적 소명을 다시금 일깨우며, 이 땅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반(反)민주'세력과 맞서며, 고난당하는 이웃과 함께 연대할 것을 결단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다가오는 4.13총선에서 민중에게 고통을 가중시키고 외면하는 ‘반(反)민주'세력이 당선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기장 총회는 시국기도회 이후 행진 과정에서 경찰이 행진을 저지하고 폭력을 행사한데 대해선 항의할 방침이다.

아래는 기장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고난당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긴급 시국기도회 성명

"반(反)민주 박근혜정권 심판하자!"

"나 주가 말한다. 아침마다 공의로운 판결을 내려라. 너희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여 주어라. 억압하는 자들의 손에서 그들을 건져주어라.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악행 때문에 나의 분노가 불처럼 일어나서 불탈 것이니, 아무도 끌 수 없을 것이다." (렘 21:12)

지금 우리가 딛고 서있는 이 땅, 이 나라를 우리는 지옥(‘헬조선')이라 칭하고 있다. 푸르른 싹을 틔우지 못한 어린 생명들을 수장시키고도 덮어두기에 급급한, 몰염치한 이 땅! 이 땅에 뿌리 내리기 위해 발버둥 치는 청춘들을 조소하며 그 아름다움을 삼켜버리는, 잔혹한 이 땅! 힘겹게 뿌리 내린다 할지라도 노동의 열매를 맛볼 새 없이 착취당하고 삶 전체를 신자유주의의 제물로 바쳐야만 하는, 황량하고 잔인한 이 땅! 무수한 피눈물로 이룩한 민주주의가 파괴되어 천부인권의 온전함이 점점 더 상실되어가는 오늘날의 우리는 그야말로 지옥에 있다.

이 땅 위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도록, 민중이 주인 되는 참된 역사를 위하여, 또한 모든 국민의 주권이 온전히 실현되는 참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온 모든 노력들이 일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역사를 독재와 억압의 시대로 되돌리려고 하는 자들에 의해, 이 땅은 ‘골고다'의 절규가 가득한 고통의 땅이 되었다. 약하고 가난한 자에게는 끝없는 절망으로, 강하고 부유한 자에게는 끝없는 풍요와 안락을 제공하는 2016년 대한민국은 불신과 반목, 폭력과 악의, 그리고 증오와 경쟁만이 존재하는 지옥 그 자체다.

그리스도의 수난(受難)을 되새기는 ‘고난주간'의 첫 날인 오늘,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고난당하는 민주주의'를 위하여 이곳에 모였다. 우리는 사순절 기간 동안 ‘고난당하는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고(매일기도) 고난의 현장을 찾아가 예배의 촛불을 밝혀왔다(촛불예배). 일제 침략이 남겨놓은 ‘한'이 풀어지도록, 전쟁위협의 갈등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한반도와 이 땅의 민중을 위하여 기도하였다. 신자유주의 맘몬에 의해 착취당하는 비정규/정규직노동자, 이주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의 모든 민중을 위하여, 또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신음하는 이 땅의 모든 생명체들과, 갖은 차별로 인해 소외당하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기도하고 예배를 드렸다.

우리의 예배와 기도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 부와 권력을 독점, 영속하려는 박근혜정부, 재벌기업, 국가정보원 등 모든 불의(不義)한 세력들에 대하여 ‘하나님의 정의'를 선포한 외침이었다. 이에 오늘 우리는 다시금 하나님의 역사를 역행하는 불의한 세력을 향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우리의 결의를 선언하고자 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부조리와 불평등이 양산되고 있고, 그로 인하여 민중에게 고통과 슬픔이 가중되고 있는 지금의 ‘지옥' 현상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파괴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도래된 결과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정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우리는, 우리를 부르신 예언자적 소명을 다시금 일깨우며, 이 땅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반(反)민주'세력과 맞서며, 고난당하는 이웃과 함께 연대할 것을 결단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다가오는 4.13총선에서 민중에게 고통을 가중시키고 외면하는 ‘반(反)민주'세력이 당선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교회 안팎으로 투표 장려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민주주의가 바르게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역사 앞에 정직하지 못하고, 평화와 공존보다는 분쟁과 갈등을 조장하는 ‘반(反)평화'세력이 총선에서 심판받을 수 있도록 앞장 설 것이며, 강자만을 대변하고 공정한 분배와 균형보다는 독점과 착취를 일삼고 무제한의 경쟁을 부추기는 ‘반(反)정의'세력에 대한 심판을 호소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모든 생명의 권리를 침해하는 모든 ‘반(反)인권'/‘반(反)생명'세력에 대한 심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역사를 통해 드러내신 ‘생명•정의•평화'를 믿으며, 그 의지대로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실 것을 믿는다. 우리는 오늘날 훼손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생명•정의•평화'를 실현하는 것이며, 그것이 곧 진정한 의미의 ‘하나님의 선교'임을 천명한다. 하나님의 능력이 그의 뜻을 이 땅 위에 이루고자 신앙을 고백하며 실천하는 우리와 언제나 함께하심을 우리는 확신한다.

-민주주의 회복의 기회인 4.13총선에서 ‘반(反)민주' 박근혜정권 심판하자!

-4.13총선, 적극적인 투표운동으로 고난당하는 민주주의 회복하자!

-‘반(反)민주', ‘반(反)평화', ‘반(反)생명', ‘반(反)인권', ‘반(反)정의'세력, 박근혜정권 심판하자!

2016년 3월 21일 (고난주간 제1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시국기도회 참가자 일동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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