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개 여성․평화단체로 구성된 2016여성평화걷기조직위원회(공동대표 김성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이사장, 박남식 전 경기여성네트워크 대표)는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오는 5월28일(토)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일대에서 여성평화걷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평화걷기 행사는 당초 세계여성들과 함께 남에서 북으로 올라갈 구상이었지만, 남북관계 단절국면으로 올해는 국내 여성, 평화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남쪽 비무장지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을 포함한 총 6km를 걷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 진행될 여성평화걷기에는 한국의 분단 1, 2, 3, 4세대 여성들과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해외 여성운동가 등 2천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해외 여성운동가들도 다시 모인다. 육군대령 출신의 미국 평화운동가 앤 라이트(Ann Wright), 국제NGO단체 ‘피스보트' 메리 조이스(Meri Joyce), 일본 여성국제평화자유연맹 고즈에 아키바야시(Kozue Akibayashi), 최애영(Aiyoung Choi) 전 뉴욕가정상담소 이사장 등이 참여한다.
아래는 조직위가 발표한 ‘2016여성평화걷기' 선언문 전문이다.
2016 여성평화걷기 선언문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우리는 ‘전쟁 없는 한반도', ‘생명·평화·상생의 한반도'를 바라는 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1991년,92년 남북아시아여성들의 비무장지대 종단, 2015년 국제여성걷기의 발걸음을 이어 오늘 다시 평화의 길에 나서는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하나.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 화해의 물꼬를 트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합니다.
한반도를 휘감고 있는 전쟁의 기운은 오직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해소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이해당사국들은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더불어, 지난 몇 년간 중단된 남북교류협력을 재개하여 남북 주민들 간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끝없는 기다림 속에 고통받는 이산가족들의 재결합을 하루 빨리 앞당겨야 합니다.
하나.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 영구 평화의 초석을 놓아야 합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 4조 60항에 규정된 바와 같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무력 충돌과 전쟁의 위협을 종식시키고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열어가야 합니다. 군비 경쟁에 소요되는 비용은 시민의 복지, 환경, 평화 정착 등 ‘생명·평화·상생의 한반도'를 만드는 데 사용해야 합니다.
하나, 한반도와 세계의 모든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리더십을 확대해야 합니다.
여성은 평화운동의 가장 중요한 주체이며, 동시에 무장 갈등과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였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 1325>에 규정된 대로 "갈등의 예방과 해결, 그리고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완전한 참여"가 이뤄져야 합니다. 더불어 모든 여성에 대한 전시 폭력을 철폐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평화는 오직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습니다. 무력으로, 혹은 궁핍한 이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방식으로는 결코 평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여기 모인 우리는 이 땅에서 전쟁의 위협이 영원히 사라지는 그날까지 평화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 평화의 길에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남과 북의 모든 여성과 남성, 전 세계의 정의로운 시민들이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