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 협의회>는 5월19일(목) 오후7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2016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의 주제는 "천주교와 개신교의 직무, 다른가?"이며 성공회대 박태식 교수가 "교회의 직무와 직제에 대한 개신교의 이해"를, 가톨릭대 신정훈 교수가 "로마가톨릭교회의 교회제도 이해"를 발제했다.
박 교수는 가톨릭과 개신교를 구분하는 기준이 하느님과 평신도 사이에 교회가 중개 역할을 하느냐의 여부라고 제시하고, 중세시대를 거치며 교회가 제도화되면서 거대한 조직이 생기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직무에 권위가 동반되면서 종교개혁의 동인이 제공되었지만 가톨릭에서나 개신교에서도 "직무와 직제의 참뜻은 그 기능에 있지 권위에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한복음의 교회론(요10:11; 6:34-40 등)에 근거하여 성직자의 기능을 예배인도, 돌봄, 봉사의 요소로 규정했다.
신 교수는 초대교회에서 나타난 사도, 원로, 봉사자, 예언자, 교사, 감독 등의 직무가 2세기를 지나는 동안 감독-원로-봉사자라는 삼중의 직무로 확립되었으나 중세시대를 거치면서 직무의 서열화와 세속화가 초래됐고, 이것이 종교개혁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루터의 만인사제설은 모든 교회 구성원 간의 평등성을 강조한 것으로서 중세교회에서 성직자와 평신도를 분리시켜 서열화한 관행에 대한 신학적 반성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가톨릭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거치면서 직무사제직과 모든 신자에게 공통된 보편사제직을 구분함으로써 루터의 만인사제설을 인정하게 됐다.
두 발제자는 직무와 직제에 관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도구라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이로써 개신교나 가톨릭의 직무와 직제는 형식상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본질적 의미로서 공통분모를 설정할 수 있게 됐다. 이후로는, 손은실 장신대 교수의 논평대로, 직무 관련 용어의 통일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는데, 원로-장로, 봉사자-집사 등과 같은 번역상의 불일치부터 교정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안수 불인정의 문제에 관해서도 성경의 말씀에 비추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신학적인 영역에서 공통분모를 찾기까지는 거쳐야 할 경로가 길긴 하겠지만, 직무와 직제의 상호인정이 이루어지는 것만으로도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는 바탕을 구성할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