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향린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설교] "사탄의 왕좌를 허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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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향린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성경본문

(암 5:14-20, 계 2:12-17, 마 4:1-11)

설교문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 핵심 쟁점]

사랑하는 향린교우 여러분! 향린공동체 믿음의 형제자매 여러분! 빛의 혁명을 이끌고 있는 광화문 민주 광장에서 함께 예배하시는 여러분! 모두 반갑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뜬금없는 윤석열의 계엄 선포 이후, 우리는 지난 100여일을 불면증에 시달리고, 내란성 위염과 불안,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내란 사태를 통해 지난 세월 숨겨져 있던 모든 어두운 그림자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내란을 기획하고 실행한 자들의 권력 야욕, 카르텔을 형성하여 내란을 옹호하는 수구 검찰, 기득권 언론, 보수 정당 세력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고, 그 밑에서 기생하는 극우 극렬 세력들은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사회를 뿌리로부터 뒤흔드는 폭력을 서슴지 않고 자행합니다.

이제 이 모든 불법 세력이 일으키고 있는 혼란과 괴로움을 잠재우고 새로운 세계로 도약할지, 아니면 주술과 야만이 판치는 과거 독재 정권의 시대로 회귀할지 결정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지난 3월 10일 시국 선언문을 내시면서 "오늘 이 시점의 헌재 재판관 8인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고, 사람의 권능을 벗어난 초월적인 힘을 부여받은 초월적 존재"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헌법재판소 판관들의 결정에 이 나라 대한민국의 명운이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헌법재판소에서 다뤄지는 윤석열 탄핵 심판의 핵심 쟁점은 다섯 가지로 추려집니다. ① 비상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적법성 ② 포고령 1호 발령 ③ 군과 경찰을 동원한 국회 봉쇄 시도 ④ 군을 동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및 장악 시도 ⑤ 정치인·법조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지시입니다. 헌재는 이런 쟁점들을 다루며 법의 위반과 대통령직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가를 따질 것입니다. 민주시민인 우리도 한번 같이 따져봅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사람은 헌법 69조에 따라 취임하는 날 헌법 준수 의무를 선서합니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고, 민주공화국의 헌법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누구든지 법의 이름으로 심판받아야 합니다.

많은 나라가 국가적 위기 상황이 발생하여 평상시의 입헌주의적 통치 기구로서는 대처할 수 없을 때, 긴급적 비상조치를 취해서라도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확보하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계엄법도 그러한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헌법 77조 1항을 보면 비상계엄은 전시, 사변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는 요건에서만 선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선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이 요건에 절대 해당하지 않습니다. 국방부 장관이나 행안부 장관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하여 실행되는 것인데(계엄법 2조 6항), 국무회의도 없었고, 국회에 통보하지도 않았습니다. 즉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명백한 위헌입니다.

둘째 포고령 1호 발령에서는 1번 항목부터가 위헌입니다.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라고 명시했는데, 우선 포고령은 명령이기에 문서로서 해야 하고,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이 서명해야 합니다(헌법 제82조). 국무회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니 이 문서가 없고, 서명 또한 없습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국회가 비상계엄을 해제하는 정치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것을 "일체 금한다"고 했으니 헌법 77조 5항을 정확하게 위반한 것입니다. 그런데 위헌인 포고령에 따라 조지호 전 서울경찰청장은 지시를 내렸고 집행도 되었으니, 이는 곧바로 내란죄에도 해당하는 것입니다.

셋째, 국회 봉쇄 시도는 수도 없는 영상 증거가 있고, 실제 국회 봉쇄에 돌입한 경찰과 군인들의 증언도 가득합니다.(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상현 1공수특전여단장, 안효영 제1공수여단 작전참모, 조성현 수방사제1경비단장.) 형사재판으로 가면 국회 봉쇄 시도 또한 반란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넷째, 중앙선관위 장악 시도는 윤석열이 재판과정에서 자기가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는데, 대통령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독립된 합의제 헌법기관이기에 서로 관여하면 안 됩니다. 중앙선관위 위원장은 선거관리기능에 대해 헌법에 따라 독립성을 보장받는 헌법기관의 장으로서 대한민국의 3부 요인에 준하는 자리입니다.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거나 국가기관을 전복하는 행위를 국헌 문란이라고 규정한 형법 91조에 따라 선관위 장악 시도가 바로 국헌 문란 목적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요 인사 체포 지시 또한 명백한 증언들이 있고, 계엄법 13조에 따르면 "계엄 시행 중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으니, 이 또한 명백한 법 위반입니다.

이 다섯 가지 쟁점 중에 하나만 위반해도 탄핵이 인용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탄핵이 기각될 리는 없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대통령 탄핵의 위법성은 명백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탄핵에 이를 만큼 중대한 것이냐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이미 전두환 노태우의 사례를 통해서 확인된 바가 있습니다. 또한 헌법재판관들은 인용이든 기각이든 자신들이 내린 결정에 대해 결정문을 작성해야 합니다. 기각하려면 방금 말씀드린 내용을 전부 부정하면서 글을 써야 하는데, 이것은 정치적 입장인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입니다.

첫 번째 쟁점만 해도 그렇습니다. 만약 비상계엄 선포가 적법하다고 말하려면, 우리나라가 전시와 사변, 또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 상황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면 윤석열이 말하는 국회의 예산 삭감이나 국무위원 탄핵 등으로 경고하기 위해 계엄을 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국가비상사태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나라 최고의 법 해석과 판단을 하는 헌법재판관들이 이런 비상식적 결정을 내린다면 그것은 이미 나라가 망했다는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관의 결정문은 두고두고 남는 글이기에 저는 탄핵의 인용이 8:0으로 나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만 지금 극우세력과 기존의 수구 기득권 세력들이 하도 헌재를 흔들어 대고 있기에, 선고가 다소 늦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윤석열 하나 법의 심판을 받게 한다고 우리 사회가 정말로 좋아질 것인가입니다.

[니골라당이 자리잡은 사탄의 왕좌]

그래서 오늘 저는 요한계시록의 말씀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 사회를 돌아보려 합니다. 버가모 교회에게 보내는 편지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날카로운 양날 칼을 가지신 분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시작부터가 좀 무시무시하지요. 주님을 소개하면서 날카로운 양날 칼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말한 것은 버가모 교인들이 치열한 영적 전쟁의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이어서 나오는 말은 "나는 네가 어디에 거주하는지를 알고 있다. 그곳은 사탄의 왕좌가 있는 곳이다."입니다.

도시 버가모를 사탄의 왕좌가 있는 곳으로 묘사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버가모가 최초로 로마 황제의 신전을 세운 곳이기 때문입니다. 버가모는 기원전 3세기 아탈로스 왕조의 수도로 건립된 도시인데 기원전 133년경에 로마에 편입되었습니다. 에베소가 발전하기 이전에 소아시아 지역의 수도로서 총독이 머물던 곳으로서, 로마 여신들을 위한 신전들을 비롯해 제우스(주신)와 아테네 여신(수호신)을 모시는 신전도 있었습니다. 아테네 여신의 신전은 정면 폭이 35m, 세로 길이가 33m에, 높이는 12m에 이릅니다. 신전으로 오르는 계단의 폭도 20m나 됩니다. 그런데 버가모는 어느 도시보다 먼저 로마 황제를 신격화하면서 최초로 "아우구스투스의 신전"을 세웁니다. 그래서 그리스 최고신인 제우스 신전과 로마 첫 황제의 신전이 동시에 세워지게 되었고, 그래서 오늘 성경에서는 사탄의 왕좌가 있는 곳으로 묘사됩니다.

또 이곳은 세계 최초로 양피지를 개발한 곳이고, 이 고급가죽종이로 오늘날 형태의 책들을 만들었습니다. 버가모의 도서관이 확대되자 이를 시기한 이집트가 파피루스 수출을 금지했고, 버가모는 자구책으로 양피지를 발명합니다. 버가모 도서관에는 20만 권의 장서가 있었습니다. 알렉산드리아에는 50만권, 에베소의 켈수스 도서관에는 2만권이 있었으니, 버가모가 얼마나 대단한 도시였는가 알 수 있습니다.

또 버가모에는 치료의 신으로 알려진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전(아스클레피에이온, Ἀσκληπιεῖον, Asclepieion)도 있었습니다. 이 신전은 사실 의사를 키워내는 의학교이자, 병원이었고,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바로 여기에서 활동했습니다. 이 병원은 약초/약물 치료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연극 공연을 하던 3,500석 규모의 원형극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터널 안 수면치료, 진흙 목욕 치료시설, 마사지, 도서관에서의 독서, 건강을 위한 샘물 공급 등 전인치료가 가능했습니다. 이 병원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는 클라우디오스 갈레노스(Κλαύδιος Γαληνός)인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비롯한 4명의 황제 주치의였으며, 해부학에도 조예가 깊어 두개골 절제 수술도 했습니다. 그의 연구는 19세기까지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갈레노스가 위대한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버가모에서 검투사들의 의사로 5년간 복무하면서 다양한 상처를 치료한 경험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몇 가지 사실을 통해 우리는 버가모가 황제숭배의 중심지로서 자부심을 지니고 화려한 문명을 뽐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니 버가모 도시의 일상에는 화려한 문명을 즐기려는 온갖 향락 문화와 이곳에서 한몫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그 경쟁에서 승리한 자들의 솟구치는 오만함,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는 강한 열망 등이 매우 깊숙하게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심한 박해와 핍박에 시달렸는데, 안디바라는 교인은 순교를 당하기까지 했고, 이런 곤경 속에서도 버가모 교회는 주님을 향한 충성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오늘 성경은 말합니다.

[발람과 니골라당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

그런데 한편 오늘 버가모에는 발람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과 니골라 당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이 있다고 성경은 적시합니다. 만약 회개하지 않으면 양날칼을 가지신 분께서 직접 그들과 싸우시겠다고까지 합니다.

여기서 니골라당이 어떤 사람들이고 무엇을 했는지는 알기 쉽지 않지만, 니골라당은 "승리"를 의미하는 니코스와 "사람들"을 의미하는 라오스가 결합되어 "승리의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니골라당은 아마도 그리스도인들이면서도 로마제국에 편승하여 사회적인 지위와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 데 성공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니골라당은 그리스도인들이면서도 로마의 신전에서 개최되는 상인 조합의 연례회의와 친교 모임에 참석하고 조합원들과 함께 신전의 식당에서 우상의 제물을 먹는 부유한 사람들이었고, 우상 숭배적 문화를 향유하면서도 어떤 거리낌도 갖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예수의 복음이 지향하는 바,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고 그들과 연대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주님의 교회를 타락시키고 교회의 하나님 나라 선교를 무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들의 행위는 귀족적이고 엘리트적인 계급 질서만을 옹호하는 로마의 황제숭배에 맞서 고난과 죽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순교마저 감수했던 교인들의 삶을 무가치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입니다.

오늘 성경은 니골라 당과 발람을 연결 짓고 있습니다. 발람은 모압의 예언자입니다(민수기 22~24장). 하나님의 백성이 애굽을 탈출하여 가나안으로 들어갈 때, 모압 왕 발락은 매우 큰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대제국 애굽마저 물리친 야훼 하나님을 따르는 무리가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신들도 멸망시킬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자신들의 점술가이자 예언자인 발람을 시켜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는 예언을 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발람 또한 야훼 하나님이 두려운 나머지 저주의 예언 대신 4번에 걸쳐 축복 예언을 합니다.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들을 축복하는 발람에게 호의를 갖게 되고, 나중에 모압의 여인들이 이스라엘 남성들과 음행을 벌이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25장, 31장 16절) 성경은 모압의 여성들이 이스라엘 자손을 꾀어 주님을 배신하게 하고, 주님의 회중들이 염병에 들어 죽음을 당했던 일이 발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고, 그래서 이후 유대교 신앙 전통은 발람이야말로 이방 종교와 야훼 종교를 마구 혼합하여 뒤섞게 하는 원흉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오늘 말씀에서 발람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들에 대한 책망은 바로 당시 버가모에서 로마문화에 동화된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책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참된 그리스도교 신앙을 지킨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왜 오늘 성경 말씀은 주님을 날카로운 양날칼을 지닌 검투사처럼 소개하면서 니골라당과 발람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과 싸우겠다고 하시는 것일까요? 니골라당이나 발람의 가르침은 모두 오늘날 사회의 언어로 번역하면 "매우 잘 나가는 삶"을 누리는 것인데 말입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으며, 문화적으로도 세련된 삶을 사는 것은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것인데, 그것이 뭐 그렇게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하고 물을 수 있습니다. 사실 모두가 그러한 삶을 살 수 있다면야 괜찮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수의 사람만이 돈과 권력, 문화를 향유하고 있고, 그 소수가 그런 자리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다수를 짓밟고 온갖 악행을 저지른 것이라면 확실히 잘못된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과 로마 황제 중 누구를 섬기는가 하는 문제는 단순히 종교적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우리 사회의 온갖 죄악을 어떻게 극복하여 모두가 상생하는 세상을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대한 악에 대하여]

오늘 우리가 읽은 성서 본문은 지금 우리가 "사탄의 왕좌가 있는 곳"에 있다고 말합니다. 버가모 교회 교인들이 무자비한 폭력으로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로마 황제 밑에 있었듯, 우리도 내란 수괴 일당들이 자기 멋대로, 힘을 가지고 다수를 내리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지금 우리는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마치 사탄의 왕좌가 있는 것처럼 억울한 죽음과 말로 안 되는 폭력, 인간을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는 죄악들이 가득합니다. 왜 윤석열 같은 인간이 등장한 것일까요? 왜 이런 인간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일까요? 왜 법원의 판사는 어거지로 내란 수괴범을 풀어 주는 것이고, 왜 검찰총장은 거기에 한몫 거드는 것일까요? 이 모두가 니골라당과 발람을 따르는 무리들 즉 돈과 힘으로 자기들의 배만 채우겠다는 이들로 우리 사회가 더럽혀졌기 때문입니다.

헌법 11조에 보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사회적 특수 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런 법치주의 원칙이 무너져 내린 자리, 바로 "사탄의 왕좌가 있는 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가 사탄이 발악하는 것을 잠시 멈추게 했지만, 사탄의 세력들은 그를 다시 돌아오게 만들려 합니다. 돌아와서 모든 법 위에 군림하려 합니다. 소수 기득권자가 법 위에 서서 제멋대로 할 때, 반드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기고,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정치철학자 중 한 명인 찰스 테일러는 우리 사회의 문명이 분명히 발전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이 상실감과 몰락의 느낌을 갖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자기를 전체로 여기며 오로지 자신의 안락이라고 하는 좁은 영역에 자신을 가두어 놓습니다. 자기중심적인 개인이 편협한 시야 속에서 자기가 생각하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식만을 고집합니다. 일종의 효율성 중독에 빠지는 것인데, 자기만 생각하며 자기의 목적에만 봉사하려는 현대인들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정치활동에 잘 참여하려 들지 않고, 그래서 국가와 사회의 기능은 갈수록 관료화되면서 점점 시민과 국가가 멀어지게 된다고 분석합니다. 더 간단히 말해서 자기만 아는 개인주의자들이 단편적으로 자기에게 유익한 것만을 생각하면서 모두에게 필요한 것들에는 전혀 동참하지 않을 때, 우리 사회는 온갖 죄악과 불안과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으로 바뀌어 간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상황이 마치 버가모 교인들이 느꼈던 사탄의 왕좌가 있는 자리로 여겨집니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세상 풍조에 휩쓸려서는 안됩니다. 윤석열을 몰아낸다고 해도 우리 안에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21세기 사탄의 왕좌는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를 속이고 있는지 잘 살펴야 하고 모든 유혹과 시련에 맞서 날카로운 양날칼을 들고 싸워야 할 것입니다.

[민주 쟁취를 위해 극복해야 하는 세 가지 유혹]

마지막으로 우리가 내란 세력을 완전히 물러나게 하고 사회대개혁을 이루기 위해 물리쳐야 할 유혹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이 받으신 유혹은 모두가 매우 실제적인 유혹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 인정 욕구, 그리고 남을 지배하려는 권력의 추구는 모든 인간이 지닌 욕망이기 때문입니다.

사탄은 우선 예수를 유혹하면서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이러저러한 것들을 해 보라고 말합니다. 이 말부터가 유혹의 시작입니다. 그동안 많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아들을 생각할 때 전능한 힘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자로서 하나님의 아들이 됩니다. 예수는 유혹을 전부 말씀으로 물리칩니다. 첫 번째 유혹은 돌을 가지고 단번에 빵을 만들려는 유혹입니다. 우리도 이런 유혹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윤석열을 몰아래는 것은 쉽지만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은 적당한 절차와 오랜 노력, 모두의 집단 지성이 모여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또 우리는 더 좋은 사회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자기를 알아주지 않았다고 하여 무너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더 좋은 사회를 만들려는 욕구보다 클 때, 우리는 반복되는 실수 속에서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과 같은 인간들을 또 만들어내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가 받은 마지막 시험은 세상 권력을 가지고 쥐락펴락하라는 유혹이었습니다. 약한 우리들은 언제나 강한 힘을 숭배해 왔습니다. 성전 꼭대기에 올라가 종교적 권좌에 오른 사람들은 세상을 지배할 정치적 권력마저 가지고 싶어 합니다. 사람을 정신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지배하고 싶은 강한 욕망이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매우 무섭고 뿌리 깊은 욕망입니다. 그래서 사탄이 노골적으로 예수에게 말합니다. "나에게 엎드려 절을 하라. 그럼 이 모든 것을 주겠다!"

사탄에게 절을 하고서라도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망, 즉 하나님처럼 전지전능하고 싶은 이 욕망은 바로 첫 사람 아담과 하와도 이미 겪었습니다. 남을 지배하려는 모습은 시시때때로 나타납니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이 있을 때 더욱 그렇습니다. 아내를 때리는 남편, 아이들에게 소리 지르는 어른들, 많이 가진 자들의 갑질, 그것이 힘이 되었든, 재산이 되었던, 지식이 되었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가지면 그것을 가지고 못 가진 사람들을 지배하려 합니다.

지배하는 자는 절대 지배받는 자의 마음과 아픈 현실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지배하는 자들은 공감하는 뇌가 망가집니다. 우리가 윤석열과 그를 둘러싼 일당들이 하는 행동과 발언을 보면 모두 공감의 감수성이라고는 1도 없는 작자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처럼 권력욕과 권력의 자리는 하나님과 맞서고, 다른 인간들을 짓밟고 자신을 멍청하게 만드는 자리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민주 시민 여러분, 예수의 제자 여러분! 이 세상을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사탄의 세력을 물리칩시다. 우리 사회 곳곳에 세워져 있는 사탄의 왕좌를 허뭅시다. 우리가 세울 새로운 세계를 위해 우리에게 닥치는 유혹과 시련을 잘 넘깁시다. 그리하여 진정으로 빛의 혁명, 참된 민주의 사회를 이루어 갑시다. 위기와 시련 속에서 더 단단해진 몸과 마음으로 이 땅에서 하나님의 구원을 이뤄 나갑시다.

다함께 침묵으로 기도하시겠습니다.

파송사

사랑하는 향린 공동체 교우 여러분, 믿음의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힘차게 나아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어둠의 세력을 물리칩시다. 우리가 승리합시다.

한 줌의 무리밖에 되지 않는 사탄의 왕좌를 허물어 버립시다.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 빛의 혁명을 함께 이뤄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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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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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