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이 지난 17일 동성애 혐오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보수 개신교의 속사정을 해부하는 글을 기고해 이목을 끌고 있다.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 '동성애 혐오동맹과 교회 부채'란 제목의 글에서 김진호 연구실장은 현재 보수 개신교를 주축으로 한 동성애 혐오동맹의 직접적인 요인은 "미국에서 정치세력화를 꾀했던 신복음주의자들을 따라한 데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동성애론을 펴는 개신교 신자들이 말하는 "성경이 그렇게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그들이 애써 찾아낸 성서구절들이 실제로 동성애 혐오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해도,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빈도수에서나 표현의 적나라함에서 대표적인 혐오의 대상은, 동성애자가 아니라, 여성이다. 그런데 여성혐오를 선거구호로 내건 기독정당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개신교 극우주의 세력을 결속시키는 다른 주요 요소로 '위기'를 꼽았다. 그는 "위기감에 의해 결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이들이, 막강한 자원을 가진 개신교 극우주의 엘리트들이 부추기는 혐오주의로 똘똘 뭉치면서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했다"며 "나는 그것을 '혐오동맹'이라고 불렀고, 최근의 혐오동맹의 키워드는 '반동성애'다"라고 말했다.
그 위기 항목들 중 개신교 목사들과 장로들이 신랄하게 체감하고 있는 것이 '교회 부채'임도 확인했다. 그는 "경매로 넘어간 종교시설의 70~80%가 개신교의 시설들이고, 특히 이제까지는 대마불사의 원리가 통했던, 수백억원대의 감정액이 매겨진 대형교회 시설들이 연이어 경매시장에 나왔다"면서 "그만큼 개신교 교회들은 부채로 인한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고, 19대 총선에선 그런 위기감이 걸러지지 않고 공약의 형식으로 표출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개신교가 주도하는 혐오동맹의 중심부에 많은 목사들이 있다는 것에 주목한다"며 "그 이면에는 성장지상주의가 낳은 부작용이 교회 부채로 표현되고 있음을 주목한다. 즉 성장지상주의에 대한 뼈저린 성찰이 결여된 교회의 퇴행적 표현이 바로 혐오동맹이라는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