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세월호 유가족 노숙 농성장 침탈

세월호 노란 리본 철거, 항의하는 유가족 연행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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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26일 오후 경찰이 세월호 유가족들이 농성 중인 서울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 진입해 노란리본과 햇빛을 가리기 위해 친 차양막 철거를 시도했다. 경찰은 항의하는 유가족들을 연행했고, 시민들과 유가족들은 이에 맞서 저녁 7시에 문화제를 개최해 경찰을 규탄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6월25일(토)부터 정부의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강제종료 행정절차 돌입에 반대하고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며 서울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27일(일) 유가족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4.16연대는 이날 "가족들이 오늘 낮 피켓행진을 위해 농성장을 비운 사이에 경찰이 농성장을 침탈하고 노란리본과 햇빛을 가리기 위해 친 차양막을 강제로 철거했다"며 이에 항의하던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등 네 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4.16연대가 밝힌 연행자는 ‘예은아빠' 유경근 (중랑서), ‘웅기엄마' 윤옥희 (중랑서). ‘지성아빠' 문종택 (도봉서), ‘제훈아빠' 김기현 (도봉서) 등 총 네 명이다.

경찰의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저녁 7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는 유가족과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문화제엔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이 참여해 발언했다. 정 원장은 이 같이 말했다.

"원래 안산으로 예배를 드리러 갈 계획이었는데, 기독인 유가족들이 오늘 만큼은 이곳 정부종합청사로 나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곳이 예배의 장소다. 저희는 여러분들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다. 우리가 함께 부르는 노래가 찬양이고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예배 행위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나왔다.

오늘 노란 리본을 떼기 위해 유가족을 상대로 작전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 아프고 분노해서 이 자리에서 왔다. 잠시 전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다 뒤에 은행나무를 봤다. 지금은 저렇게 초록이지만 시간이 흘러 가을이 되면 저 나무는 노란 은행잎으로 가득할 것이다. 아무리 진실을 가로막으려 해도, 아무리 진실을 물속에서 꺼내지 못하도록 방해하더라도 우리가 기억하고 연대하고 행동한다면 머지않아 언젠가 저렇게 노랗게 바뀔 은행나무처럼 우리 가슴에 품고 있는 노란 리본이 진실과 함께 우리 사회를 뒤덮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한편 4.16연대는 긴급논평을 내고 연행자 석방 및 합법적인 농성 보장, 그리고 특조위 조사활동 보장을 촉구했다. 아래는 4.16연대가 내놓은 긴급 논평 전문이다.

[긴급논평] 농성장 침탈 유가족 연행 박근혜 정부 규탄한다!

6월 26일 서울 정부종합청사(광화문) 경찰은 두 차례에 걸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농성 중인 농성장을 침탈하여 4명의 유가족을 연행했다. 그런 과정에서 천막을 강탈했고, 폭염을 피하기 위해 그늘막으로 설치했던 차양막을 철거했다. 특히 경찰은 가로수인 은행나무 가지에 매단 노란리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번 농성장 침탈은 바로 은행나무에 매단 노란리본을 철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던 점에 주목한다.

노란리본은 세월호참사를 상징한다. 정부의 종합청사 안에서 근무하는 윗분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거나 그를 예상한 아래 사람들의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만큼 세월호참사는 이 정권에는 도망치고 싶은 늪과도 같은 것인데, 그 늪을 상징하는 노란리본이 정부청사 안에서도 보이도록 높이 매단 것을 그냥 넘길 경찰이 아니었다.

경찰은 막무가내로 유가족들을 연행했고, 물품을 강탈했고, 폭력을 휘둘러서 항의하는 유가족 다수에게 부상을 입혔다. 그 결과 농성장에는 노란리본 재료들이 흩어지고 농성물품이 어지러이 널린 난장판이 되었다. 이 농성장은 집시법에 의해 신고된 집회장이기도 한데도 경찰은 막무가내로 난입하여 폭력을 휘둘렀다.

최근 정부는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에 의해서 설치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강제종료시키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각종 치사하고 졸렬한 방법으로 방해하여 시간을 잡아먹게 만들었던 정부는 이제는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권한을 남용하여 특조위를 강제 해산하려고 하고 있다. 거기에 정부는 약속한 세월호 인양은 세 차례나 실패하여 세월호 인양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으로 끌고 가고 있다. 이런 답답하고 화나는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정부에 법대로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보장할 것과 세월호를 온전하게 인양할 것, 그리고 특별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행진과 범국민문화제를 하면서 다시 농성에 돌입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세월호에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사용할 철근 400톤이 적재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세월호의 복원력은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으며, 짙은 안개 속에도 출항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정원 연관설과 함께 정부가 구조를 안 한 책임만이 아니라 세월호 침몰에 도 책임이 있음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지속하면 할수록 정부가 애써 은폐하고 조작했던 일들이 드러나는 상황이 두려운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특별조사위원회를 조기 종료시키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의 주장과 농성은 정당하다.

경찰은 즉각 연행한 유가족들을 석방하고 합법적인 농성을 보장하라!
농성장 침탈과 유가족 연행에 대해 경찰 책임자는 사과하라!
정부는 진상규명 특별법대로 특별조사위원회 조사활동 보장하라!

2016년 6월 26일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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