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월호 온전한 인양 위해 간절한 기도 올리겠다”

4대 종단 시민단체, 세월호 온전한 인양 기원 기자회견 가져

ⓒ 사진 = 지유석 기자
(Photo : ⓒ사진=지유석 기자)
▲목정평 등 4개 종단 시민단체는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촉구하는 종교인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사회개벽교무단, 원불교인권위원회, 평화의친구들, 원불교환경연대),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한국불교 태고종 충북노동인권위원회등 4대 종단 사회단체는 7월4일(월)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기원하는 종교계 기자회견'(아래 종교인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촉구했다.

종교인들은 "5월로 계획된 세월호 선수들기 작업이 계속 연기돼 11일 3차 시도를 앞두고 있다. 7월말로 예정되었던 세월호 인양이 첫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 과정에서 선체가 훼손되기도 하는 등 정부의 불철저한 준비가 지적된다"라면서 "종교계는 11일을 앞두고 세월호의 조속하고 온전한 인양을 기원하는 마음을 모아간다"고 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연대 발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7월까지 인양을 마칠 수 있다,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유가족 측은 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유가족들이 전문가여서라기 보다 그간의 진행과정이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문제를 지적해왔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해수부는 문제없다고, 성공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네 번 실패했다. 해수부가 자체 시도를 했다가 실패했다고 할까 겁난다. (중략) 무엇보다 해수부는 세월호 관련해서 비밀주의로 일관해 왔다. 그동안의 과정을 공개하고 이를 검증해 어떻게 하면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는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에 종교인들은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은 물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모든 종단이 힘을 합치겠다고 화답했다. 목정평 전 상임의장 정태효 목사는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전혀 법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음을 보고, 알고 느껴왔다. 정부 여당 의원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행적을 조사하지 않는다면 특조위(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연장을 할 수 있다고 협상했다. 이 같은 시도를 보면서 감추는 자가 범인이며, 이에 우리 종교인들은 감추인 것을 드러나게 하는 일을 할 것이다. 정의가 하수처럼 흐를 때 까지 종교인들은 자기 종단 방식대로, (개신교는) 개교회에서, 거리에서 기도회할 것이고 사회에 알리며 이 정부가 얼마나 부정의한 정부인지 드러내는데 함께 하겠다."

회견을 마친 종교인들은 호소문을 통해 세월호 인양이 실패할 수 없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기도를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호소문 전문이다.

호소문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기원합니다

오는 7월 11일, 세월호 인양의 성패를 가늠할 선수 들기 작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이미 선수와 선미가 들려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5월 말로 계획되었던 세월호 선수들기 작업은 벌써 세 차례나 연기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체가 훼손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세월호 선수 들기에 성공해야 합니다.

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이영숙, 조은화, 허다윤. 아직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홉 명의 이름입니다. 이 분들을 가장 애타게 기다려온 미수습자 가족들이 견디고 있을 시간을 우리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인양이 늦어지는 하루 한 시간조차 얼마나 가혹할런지요. 뼛조각이라도 만져보고 싶다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기다림을 우리는 온 마음으로 함께 하며 세월호 인양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세월호의 조속하고 온전한 인양은 미수습자 가족들만의 소망이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온 국민이 바라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세월호에는 참사로 희생된 분들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침몰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되어야 할 증거이기도 합니다. 온전한 인양으로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오면 수습과 선체조사를 마친 후 보존되어야 할 우리 사회의 유산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무너진 우리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 관문이 바로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온 모습은 여러모로 우려스럽습니다. 세월호 인양이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이 될지, 신뢰를 더욱 무너뜨릴 사건이 될지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2014년 11월 수색 종료 후 정부는 인양 반대 여론을 부추기며 인양을 회피해왔습니다. 이미 기술적 검토를 마친 상태에서 인양 결정을 미루고 미루다가 1주기가 되자 생색을 내듯 세월호를 인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후로 인양업체의 선정이나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유가족들을 배제해왔고 세월호 선체 조사로부터 특조위를 배제해왔습니다.

최근 세월호 인양의 본격적인 단계가 시작되는 선수 들기 과정에서도 정부는 변명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5월 예정됐던 선수 들기 작업은 계획의 부실함으로 연기되었고, 지난 6월 재차 시도되었던 선수 들기 작업은 너울성 파도를 이유로 연기된 채 선체만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올라오던 세월호는 다시 바닥에 가라앉았고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도 철커덕 내려앉았습니다. 정부가 과연 세월호를 인양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실패할 핑계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내려놓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는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이 실패할 수 없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기도를 올릴 것입니다. 세월호 인양은 연습일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인양 작업이 진행되는 전 기간 동안 한 치의 실수나 오류도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위한 최선의 계획과 최선의 실행을 약속해야 합니다. 모든 국민에게 호소합니다.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위해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정부가 세월호 인양의 시늉만 내다가 그만두지 않도록 지켜봐주십시오. 온 우주의 기운이 두 손 모아 세월호를 뭍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2016년 7월 4일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사회개벽교무단, 원불교인권위원회, 평화의친구들, 원불교환경연대),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한국불교 태고종 충북노동인권위원회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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