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배우 차인표 ‘잘 가요 언덕’으로 소설가 데뷔

▲소설 '잘 가요 언덕'으로 작가로 데뷔한 배우 차인표
모범적인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배우 차인표(42)가 용서와 평화를 주제로 한 장편소설을 내고 소설가로 데뷔한다. 차인표는 첫 소설 ‘잘 가요 언덕’을 25일 전국 서점에서 발매한다.

작가가 집필을 시작한 것은 1997년. 열여섯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징용되어 캄보디아에 끌려간 ‘훈 할머니’의 이야기를 TV에서 접한 것이 계기였다. 작가는 “훈 할머니에 대한 연민과 할머니들을 이 지경으로 만든 무리들을 향한 분노와 우리 할머니들을 보호하지 못한 할아버지들에 대한 서운함이 가슴을 꽉 채웠고, 우리나라가 이 세상에서 제일 약하고 못 살던 시절, 그 형편없던 시절을 버텨낸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는데, 그동안 저자는 백두산 현지답사와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기거하는 ‘나눔의 집’을 방문하여 할머니들의 말벗이 되어 드리기도 했다.

‘잘 가요 언덕’은 1930년대 백두산 자락의 상상 속 동네인 ‘호랑이 마을’이 배경이다. 엄마를 해친 호랑이를 잡아 복수하려고 마을에 찾아온 소년 용이와 촌장 댁 손녀 순이, 일본군 장교 가즈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줄거리다.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하여 우리 민족이 겪었던 다양한 종류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 어느 한쪽을 비난하기보단 용서하고 화해하려 하는 호랑이 마을 사람들 모습을 담았다.

특히 위안부 할머니들이 하루빨리 사라져버리기만을 기다리는 일본 가해자들의 생각을 개탄하고,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그들이 할머니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할머니들 역시 이들을 용서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고대하는 대목에서는 작가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차인표는 이번이 첫 장편소설 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준급의 글솜씨를 선보인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은 추천의 글에서 “배우 차인표가 아닌 작가 차인표의 행보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역작”이라고 극찬했다.

책의 출간과 함께 ‘잘 가요 언덕’의 OST도 제작, 배급된다. 차인표가 가사를, 작곡가 주영훈이 곡을 쓰고, 배우 신애라가 내레이션, 가수 이윤미와 뮤지컬 배우 이규빈 어린이가 노래한 이 OST는, TV와 인터넷이 선정적이고 저급한 컨텐츠를 양산하는 현실을 극복하고자 저자가 평소 관심을 기울여온 클린 컨텐츠 운동의 일환이기도 하다.

차인표 지음|김재홍 그림|살림|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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