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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나님의 자녀들을 개나 돼지로 아는 대한민국의 공직자

서광선(이화여대 명예교수, 본지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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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본지 논설주간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참으로 놀라운 일이고 분노를 금치 못할 일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명문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에 있다. 이 헌법을 알고 있고, 이 헌법에 대해서 공무원 시험을 보거나 행정고시를 거쳤을 법한 대한민국 교육부의 고급공무원이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한 망언도 부족해서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까지 오만불손한 발언을 했다고 하니 한심하다 못해 말문이 막힐 정도이다. 신문보도에 의하면, 그 교육부의 고급공무원이란 자가 말하는 "민중"이란 대한민국 국민의 99%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민중은 헌법에 명시한대로 대한민국의 주권자이고 모든 권력은 민중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이 나라 공무원들뿐 아니라 우리 민중 스스로가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그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도록 억눌리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 헌법 맨 첫머리에 민중의 권력을 명시했을 뿐 아니라, 우리의 근현대사를 보아도 민중은 우리 역사의 주체이며 역사 발전의 주역이었다. 조선조 500년의 역사 속에서도 한반도가 중국과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유린당하고 있을 때 민중이 일어나 나라와 왕권을 지켰다. 일본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한국의 민중은 의병을 일으켜 총칼로 대항해 싸웠다. 1919년 3.1 독립운동은 일본제국주의 침략과 약탈과 억압에 저항해서 일어난 민중들의 만세운동이었고 비폭력 평화적 항쟁이었다. 1950년 6.25 전쟁에서 대통령을 위시한 대한민국 국민의 1%도 못되는 소수자들이 도망치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 대한민국의 민중은 총을 들고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것이다. 4.19. 민주학생 혁명은 대한민국의 민중 운동이었다. 그리고 5.18 광주 항쟁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민중 항쟁이었다.

민주주의의 기본 사상은 인간을 인간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 사상의 기본에는 모든 인간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이념이 깔려 있다. 대한민국의 헌법을 수호하고 지켜야 할 고급공무원이 이러한 민주주의의 철칙과 원칙을 포기하고 능멸했다. 민중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개돼지로 본 것이다. 그 고급공무원이란 자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적(敵)이고, 인권을 유린하고 대한민국헌법을 거역한 반역자이며 범법자이다. 더 나아가서 모든 인간을 하나님의 피조물이고 하나님의 자녀라고 믿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인간을 인간 이하로 비하하는 발언을 했으니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왜곡하는 패륜아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민중의 한사람으로서, 민중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인간 이하로 보는 대한민국의 공무원의 발언에 대해서 기독교 신앙인으로서 분노하고 규탄한다.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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