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웨거 비와이 힙합 대중
'지저스웨거' 비와이(BewhY·본명 이병윤)가 일반 대중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뭘까? 쇼미더머니 5에서 <자화상>으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비와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뜨겁다. 돈과 쾌락, 욕설이 난무하는 어둠의 힙합계에서 그의 랩핑은 일종의 힐링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힐링의 이야기가 기독교적 신앙고백으로 점철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비와이의 신앙고백적 랩핑은 일반 대중 문화에 비해 한참 뒤쳐진다는 평을 받고 있는 CCM 등 통속적인 기독교 문화에 대한 편견을 적어도 무대 위에서 만큼은 한 순간에 깨트렸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 등이 말하는 오늘의 '헬조선' 시대에 자신의 삶을 비관하며 꿈을 포기한지 오래인 젊은이들에게 비와이는 "불가능한 꿈"을 말했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말했다. 때문에 비와이의 랩핑 한 소절 한 소절에 젊은이들은 숨죽였고, 공연이 끝날 때쯤에는 환호로 응답했다.
'헬조선' 시대를 살고 있는 일반 대중에게 희망 가득한 비와이의 랩핑은 어둠의 현실에서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대중은 무대 위의 비와이와 함께 노래했고, 비와이가 선사하는 홀리한 칭찬과 격려 속에서 과거 잊고 살았던 꿈과 희망을 되찾았다. 때문에 비와의의 무대는 성스러운 의식이었고, 대중은 주저하지 않고 그 의식에 참여했다.
특히 비와이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랩핑으로 힙합계의 핵심 코드인 욕망의 개념을 새롭게 의미화 했다. 욕망의 재해석이다. 기존 힙합계에서는 대체로 욕망을 육체의 쾌락으로 연결해 시종일관 돈 자랑, 여자 자랑으로 이어지는 자아 도취적 랩핑에 빠져 있었던 것이 일면 사실이다. 그러나 비와이는 자신만의 특유의 랩핑에서 몸과 함께 이상을 말함으로써 욕망을 횡단하고 초월했다. 트랜스 랩핑인 셈이다.
비와이의 랩핑은 나의 소중함, 즉 몸의 소중함을 말하면서도 동전의 양면처럼 꿈을 꾸며 사는 나에 대한 메시지를 결코 빠뜨리지 않았다. 나아가 비와이는 욕망이 향하는 곳이 몸이 아니라, 감히 신에게로, 주님에게로 향할 것을 요구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대중에게 비와이의 무대는 현실과 이상의 변주곡이자 유한(인간)과 무한(신)이 맞딱드리는 장소가 되어주었다.
하여 비와이의 기독교 신앙고백적 랩핑은 대중들에게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크리스천이든 넌 크리스천이든 일반 대중들은 그들의 마음에서 비와이의 신앙고백을 진짜로 받아들였고, 그의 고백에 참여했다. 한 파워 블로거는 비와이에 대해 "저 사람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짜들의 고백'은 거북스럽거나 불쾌함이 먼저겠지만 '진짜의 고백'은 자이언티의 표현처럼 "되게 holy(거룩) 해진다". 여태껏, 대중이 거의 경험해보지 못한 '한 사람의 소중한 신앙심'은 낯선 만큼 인상적으로 작용했다. 대중이 느끼는 뜻밖의 거룩한 호감인 게다. 그는 '한 번쯤은 교회를 가보았음직한' 우리들 맘속에 저 아련한 '지저스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비와이의 삶과 음악이 녹아있는 그의 힙합과 신앙고백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대중들은 알았고 후자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비와이는 얼마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고백한 바 있다. "누군가에겐 돈이나 여자 자랑이 멋일 수 있고 그게 힙합일 수 있다. 나에게는 신앙이 힙합이다. 나만의 멋, 나만의 자랑인 거다." 향후 힙합계에서 '비와이 신드롬'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