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즉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감리교시국대책위원회(시대위)는 20일(수) 성명을 내고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했다.
시대위는 성명에서 사드가 "'아시아로의 회귀'정책을 앞세워 아시아에 영향력을 증대하려는 미국이 본토 방어와 중국, 러시아 감시 목적으로 설치하려는 것"이라면서 이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기독교인으로서 한반도에 위기와 불안을 조성하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대위는 이어 "지금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어야 할 때"라면서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믿고 고백하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고백했다.
사드에 반대한 기독교계 연합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위원회, 정의평화사제단, 통일선교국 등이고 기독교 시민단체로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와 전국예수살기, 그리고 감리교시국대책위원회가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한반도 안정과 국제평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환영의사를 내비쳤다.
아래는 시대위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 위협하는 사드 배치 결정 반대한다!
"주님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뭇 백성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그들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오너라, 야곱 족속아! 주님의 빛 가운데서 걸어가자!" (이사야 2:4-5)
경상북도 성주에 배치될 예정인 주한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가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시아 전체를 태풍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핵으로부터 남한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수많은 전문가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아시아로의 회귀' 정책을 앞세워 아시아에 영향력을 증대하려는 미국이 본토 방어와 중국, 러시아 감시 목적으로 설치하려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사드에 대응하는 무기 재배치와 군비경쟁을 언급하고 있어 한반도의 위기는 더욱 위중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러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작 미국은 안전을 우려하여 사드를 인적이 없는 허허벌판에 배치하였고 일본 역시 해안지역에 배치하였지만 심각한 전자파와 소음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한국은 사드를 오만여 명이나 되는 성주군민 코앞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생존권을 위협받는 성주군민은 황교안 총리의 방문과 설득을 거부하며 격렬히 투쟁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성주군민의 투쟁을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황 총리에게 계란을 투척한 것을 폭력 행사로 호도하고 있으며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것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이적행위라고 겁박하고 단순한 전자파 유해논란으로 여론몰이하고 있다. 게다가 당국의 말 바꾸기와 투명하지 않은 배치 결정 과정, 일방적인 수용 강요는 국민적 불신을 야기하였고 찬반의 소모적인 논쟁에 빠지게 하였으며 차후 엄청난 경제적 부담, 복지 후퇴, 위기의 일상화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우리는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기독교인으로서 한반도에 위기와 불안을 조성하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것은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생태계의 화해와 회복을 위함이다. 이사야서 2장 4절은 ‘주님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뭇 백성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라고 선언한다.
민족들 간의 분쟁 해결은 군비경쟁과 무기 배치가 아니라 하나님의 판결에 따라야 한다. 하나님의 판결 기준은 사랑과 자비이다. 지금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에 따라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믿고 고백하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사랑과 자비의 현대적 의미는 상호이해를 위한 꾸준한 대화와 타협일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에 따라 타국에 희생을 강요하는 폭력적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과 냉전시대의 유물인 패권주의적 사고를 포기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또한 정부는 외세를 끌어들여 불필요한 논쟁을 야기하고 국민들과 동북아시아 전체를 불안과 갈등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선택을 즉각 포기할 것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국민의 의사를 철저히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통치방식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더구나 사드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종북세력으로 몰아 탄압하는 적반하장의 중단을 촉구한다.
우리는 사드 배치가 단순히 배치 예정지역인 성주군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와 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임을 직시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1. 한미 당국은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계획을 전면 중단하라.
2.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에 희생을 강요하는 패권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
3. 언론은 헌법에 명시된 생존권 및 거주권을 행사하는 국민을 향해 종북폭도로 매도하는 보도행태를 즉각 중단하라.
4. 국회의 비준동의 없이 강행된 사드 배치는 최소한의 국민의사도 반영하지 않으려는 반민주적 발상이다. 국회는 즉시 사드 배치 비준안을 심의하라.
5. 우리는 무력으로는 결코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믿으며,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더욱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할 것이다.
2016년 7월 20일
감리교시국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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