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성주 기독교계, ‘사드배치 반대 평화기도회’ 봉헌

예장통합 소속 16개 교회 주관....교회일치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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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21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성주 군민들이 첫 사드 반대 상경시위를 벌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 군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성주 지역교회가 사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8일(목) 오후 성주 지역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소속 16개 교회로 이뤄진 대구동남교회 성주시찰회는 성주제일교회(담임목사 서철봉)에서 ‘사드배치반대 성주지역 평화기도회'(아래 평화기도회)를 주관했다.

기도회가 열린 성주제일교회 서철봉 목사와 전화 통화를 했다. 서 목사는 사드 배치 결정으로 지역경제의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그럼에도 군민들은 결집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 목사의 말이다.

"사드는 지역주민 생존권이 달려 있는 문제다. 성주 참외의 경우 사드 레이다가 실제 들어온 것도 아닌데 지난 해와 대비해 판매가 줄고 가격이 폭락했다. 주민들에게참외농사는 생존권의 문제인데 이게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성주 군민들은 오늘(7/29)로 보름째 촛불집회를 하고 있는데, 삶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긴장한 나머지 각종 모임을 취소하는 등 유흥은 자제한다. 이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힘을 모으자는 분위기다. 지자체에서도 적극 나서고 있어 아직은 견고한 상태다."

기독교계는 어떨까? 서 목사에 따르면 성주 군민들의 결집된 모습과 달리 기독교계는 다소 복합적인 입장이라고 했다.

"성주 기독교연합회는 예장합동, 예장통합, 기장, 성결, 침례 등 55개 교회로 구성돼 있다. 연합회는 반대 입장을 냈다. 그러나 일부 목회자들은 사드 문제에 이해가 부족할뿐더러 정부가 하는 일에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행동은 미온적이다. 가톨릭이 매주 미사를 드리기로 했고, 불교에서도 참여했는데, 유독 교회연합체는 결집이 잘 안 된다. [이와 관련, 지역언론인 <뉴스민>은 ‘23일(토) 천주교는 합동 미사를 진행한 데 이어,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4개 본당이 돌아가며 평화미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 글쓴이] 통합 교단은 힘을 모아 목소리를 냈지만 말이다. 다른 교단 목회자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사드엔 안보, 국가정책, 신냉전체제 등 예민한 쟁점이 뒤섞여 있고,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해 목회자들도 복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기독교계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이 사드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서 목사는 NCCK를 비롯한 한국교회에 이 같은 바람을 남겼다.

"개인적 바람은 없다. 앞서 말했듯 사드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과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아무리 북한 핵·미사일을 방어한다고 하지만, 결국 전쟁을 유발시키는 무기이지 평화적인 목적은 아니다. 게다가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 미사일 움직임을 파악해 미국과 일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용된다고 지적하고 나서지 않았던가?

대통령이나 업무 담당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미국이라는 대국의 압력도 무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뭔가? 보수단체에서는 성주 참외 박스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와 ‘5천만 겨레를 위해 5만의 성주 군민이 희생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한다.

NCCK를 비롯한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를 내주었으면 좋겠다. 성주 군민의 편에 서달라고 하는 게 아니다. 아무리 국가 시책이라도 대통령과 위정자는 인간이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종교 지도자들이 나서서 잘못된 선택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

예레미아 선지자를 보라. 그가 예루살렘의 멸망을 경고할 때 위정자들은 자기 배 채우기에 급급했다. 종교지도자들도 여기에 빌붙어 침묵하고 자기 기득권만 챙겼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아를 통해 예루살렘을 멸망하게 하지 않으셨던가? 지금 상황도 비슷하다고 본다.

일반 성도들이 지역 목회자들을 향해 ‘왜 뒷짐지고 있냐'고 성토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끄럽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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