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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동현 목사' 구출하기? 주어의 그 이름을 지우자

우리 사회의 구조문제 자체를 고민해보기 위하여!

# 이동현 목사 라이즈업무브먼트 성범죄 주어

leedonghyun
(Photo : ⓒ베리타스 DB)
▲이동현 목사가 ‘고교생 여제자 스캔들’로 물의를 빚은 가운데 해당 사실을 인정하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면식도 전혀 없는, 그의 존재를 이제껏 알지도 못했던 필자는 성범죄자 목사를 그가 처한 어려움에서 구출해야만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우리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 자체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서 말이다. 참 힘든 일이지만 그래야만 한다.

이동현 목사 사건은 전국적 가십거리가 되어버렸다. 그 사건을 다시 곱씹지는 말자. 어차피 우리는 모두 그 사건에 대해 대충 알고 있으며 우리는 타인이 연루된 사건에 대해서는 언제나 대충 아는 것만으로 충분함을 느끼지 않았던가? 우리는 그 사건에 접속된 오만가지 원인들과 이유들에는 언제나 관심이 없지 않는가? 우리는 다만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내는 그 결과들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지 않은가? 그리고 사석에서 지인들에게 나의 짧은 고민 끝에 내린 판단들을 주저리 주저리 내뱉기 위하여 그 사건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우리도 언제나 이런 상황들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도 언제나 사회악이 될 수 있으며, 공공연한 가십거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내가 그 공동체의 사회악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주체는 아니다. 자신을 사회악으로 자처하는 사람이 혹 있을 수는 있지만 일반적일 수는 없다. 그럼으로 대부분의 우리는 속수무책으로-100퍼센트 수동적으로 그러한 일방적인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경우, 우리는 100퍼센트 수동적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경험을 우리는 언제하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것이 비로소 나의 문제가 될 경우에만 억울하다. 타자에 대해서는 언제든 가볍게 세치 혀의 폭력을 가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오직 그러한 폭력이 나에게 향할 때만 우리는 극심한 고통을 경험한다. 그러면서 대중의 폭력성을 한탄한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한 사람을 매장시키는 사회적 폭력성은 내가 피해자일 경우에나 가해자일 경우에나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모든 잘못의 경중을 떠나 사람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항변할 기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아름다운 고유한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이동현 목사에게 잘못이 있다면 그 잘못은 법의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너무도 당연해서 굳이 우리 각 개인들이 강력하게 주장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법의 심판을 외치건 외치지 않건 그는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니 말이다. (물론 법의 심판이 이상적으로 행해지지 않는 것을 우리는 세월호 사건만 보아도 알 수 있지만, 그것은 이제 공정한 법 적용이라는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로 우리를 이끌어갈 것이다.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이 짧은 글을 통해 주장하고 싶은 것은 단 한 가지이다. 적어도 한 사람을 놓고 아주 잔인한 술안주로 삼지는 말자. 내가 그 사람의 온전한 역사에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이 아니라면, 그저 그런 사건에 대해서 한 번 중성적으로 고민해보자.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들의 주어를 'anyone'으로 상정하여 고민해보자. 그 주어가 심지어 이명박, 또는 박근혜일지라도 한 번 'anyone'으로 두고 고민해보자. 심지어 이명박, 박근혜일지라도! 그럴 때 우리 사회의 구조문제 자체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그럴 때 우리 대한민국의 책 소비량이 술 소비량을 앞지를 수 있지 않을까?

장효진 객원 anasynthetic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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