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하나님께서 지금 여기 있다고 말하라”

사드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기도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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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19일 오후 성주제일교회에서는 ‘사드 문제해결을 위한 성주지역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주에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소리가 울려퍼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소속 16개 교회로 이뤄진 대구동남교회 성주시찰회는 19일(금) 오후 성주제일교회(담임목사 서철봉)에서 ‘사드 문제해결을 위한 성주지역 평화기도회'(아래 평화기도회)를 드렸다. 성주시찰회는 지난 달 28일에도 평화기도회를 드린 바 있었다.

평화기도회는 평온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기도회를 알리는 포스터나 현수막도 내걸리지 않았다. 교회 연합 집회가 열리면, 각종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하며 적극 홍보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참석인원은 약 60여 명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성도들의 기도는 여느 대형 부흥집회를 방불케 할만큼 간절했다.

설교를 맡은 윤대호 목사(대흥교회)는 느헤미야 1장 4절 말씀을 전하며 ‘기도의 촛불을 들라'고 권면했다. 윤 목사의 설교 중 일부다.

"어느 저명한 신학자는 무관심은 죄라고 했다. 교회가, 기독교인들이 이 시대의 아픔에 무관심한 건 죄다. 기도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현장 속에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 머리카락으로 울고 있는 사람,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입을 막고, 눈과 귀를 막고 들으려 하지 않는다. 나치 시절 유대인들이 학살을 당할 때 누군가가 벽에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적었다. 그러자 그 밑에 ‘하나님은 여기에 있다'는 글귀가 달렸다.

어쩌면 지금 세상 사람들은 너희가 기도하는 하나님이, 너희가 예배하는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묻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스도인들은 ‘지금 여기'에 있다고 답해야 한다. (하나님은) 절망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 속에 계신다. 하나님이 계신 곳을 떠나 하나님이 있다고 하면 안된다. 느헤미야가 고국에서 환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울었듯이 말이다."

설교가 끝나자 기도순서가 이어졌다. 기도 제목은 사드 배치 반대에 국한되지 않았다. ▲ 성주군민들의 생존권 보장과 사드 문제의 근본적 해결 ▲ 사드배치 반대 촛불집회의 비폭력, 평화적 집회 진행 ▲ 한반도 평화와 통일 ▲ 이 땅의 지도자들과 백성들의 교만함, 탐욕, 죄악의 회개 등이 기도회 주제로 올라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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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19일 오후 성주제일교회에서 ‘사드 문제해결을 위한 성주지역 평화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설교를 맡은 윤대호 목사는 기도의 촛불을 들자고 권면했다.

평화기도회에 참여한 성도들은 자신들의 기도가 정치 논리 보다는 하나님의 평화를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성도 A씨의 말이다.

"외지에 사는 지인이 전화를 걸어 성주 군민들이 폭도가 되어간다며 걱정했다. 매일 군청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는데, 내가 아는 분도 집회에 참여한다. 이분들에게 사드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그래서 언론에서 좌파로 몰아가도 꿋꿋이 참여하는 것이다. 이 분들을 볼 때 마다 우리가 힘이 없어 이런 일을 당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이런 논란도 없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이 땅의 평화를 기원했다."

성도 B씨는 사드 논란을 통해 영적 각성이 일어났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성주의 복음화율은 7~10%에 불과하다. 이곳 주민들은 참외 농사 지어 부유하게 산다. 그래서인지 신앙의 간절함은 없다. 또 농민들이 참외 팔아 돈이 생기면 성주는 물론 가까이에 있는 대구 유흥가까지 가서 흥청망청 쓴다. 왜 사드가 성주에 들어오게 됐는지 하나님의 뜻을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일을 통해 우리 모두가 회개하고 통회자복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성주 지역 기독교계과 타지역의 온도차가 다소 심하다. 성주 지역 기독교계 안에서도 기류는 달리 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목회자 C씨의 말이다.

"이번 평화기도회는 성주 지역 기독교 연합회와 함께 하려 했다. 그러나 연합회장이 미온적이다. 연합회장이 기장(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 소속인데, 기장은 예장통합과 소통이 잘 이루어졌다. 그런 교단의 목회자가 이런 태도를 취하니 의외다.

타지역은 더하다. 인근의 칠곡, 김천, 대구에서 목회하는 동료들은 ‘사드 들여 놓아도 레이다 전자파가 유해하지 않다'는 정부측 입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 사실 피를 토하며 기도해도 시원치 않은데, 사드 자체의 심각성도 잘 모르고, 국가가 영적으로 위기에 처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이렇게 하면서 예수 믿으라고 하면 전도가 되겠나?"

한편 18일(목)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성주를 방문해 "성주 성산포대에서 제3의 지역으로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 의견이 요청되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성주투쟁위 측은 "‘사드 배치 철회, 원점 재검토'란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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