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성명

 
“정부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일방적 조직축소 방침을 즉각 중단하라”
 
   우리는 최근 정부가 독립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직과 인력을 일방적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 이는 사실상 국가인권정책 총괄 기능의 마비를 초래해 국민 기본권의 후퇴로 직결될 것이므로 이러한 정부의 조치는 즉각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유례없는 경기침체로 사회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한편, 국가공권력에 의한 국민기본권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국민인권 보호의 최후 보루인 국가인권위의 조직과 인력은,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확대하는 것이 타당하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공권력의 권위주의적인 경향이 날로 확대되는 만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집단의 인권상황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가인권위기능마저 위축시킨다면 도대체 무엇으로 노인, 아동, 장애인, 비정규직 및 실업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과 한숨을 어루만질 수 있겠는가. 어떻게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겠는가.
 
  우리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선진 일류국가는 단순히 1인당 소득이 얼마냐 하는 것보다 모든 분야에서 선진 일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하며, 잘 사는 나라도 중요하지만 존경받고 사랑받는 나라가 더 중요하다"고 발언한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선진화와 국제사회에 대한 모범적 기여’는 우선 그러한 역할을 가장 상징적으로 수행해온 국가인권기구에 대한 조직축소 철회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혹독한 권위주의의 쓰라린 경험을 딛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인권향상을 이룩했다. 이를 배경으로 이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고,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까지 맡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재 ICC(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부의장국으로서, 내년 초 의장국 합의추대가 유력하다. 국가인권위가 그동안 대한민국의 인권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크게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길목에서 국가인권위 조직축소는 그간 공들여 쌓아올린 성과를 일거에 허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국가인권위는 독립성이 생명인 조직이다. 따라서 우리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점은, 이러한 국가인권위의 직제를 완전개정하면서 보통의 행정조직의 부분적 개편에도 늘 하는 해당기관과의 충분한 협의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시한을 정하고, 이를 강행처리하겠다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행태는 과거 군사정부에서도 그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조직개편은 그 추진방법, 절차, 시기 등이 위원회의 독립성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오늘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은 정부의 국가인권위원회의 기능 축소 강행방침의 부당성을 분명히 확인하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위원회의 독립성을 확고히 유지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장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이번 조치로 인해 초래 될 대한민국의 인권에 대한 국내외적 위상실추를 막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은 이상의 결의를 모아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정부의 국가인권위원회 조직과 인력 축소 방침에 반대하며, 이는 조속히 철회되어야 한다.
  2.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조직개편은 그 추진방법, 절차, 시기 등이 국가인권기구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3. 국가인권위원장은 이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통령 면담을 추진할 것을 요청한다.
  4.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민인권보호의 최후보루라는 사명감을 갖고, 국내외의 인권사회가 요구하는 원칙과 중심을 잃지 않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이 사태에 대처할 것을 촉구한다.
  5.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기구로서 독립성을 확고히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 차원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009년 3월 24일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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