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주가 제3부지를 놓고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목)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경북 지역 초선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제3부지'를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성주 지역엔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급기야 김항곤 성주군수는 22일(월) 기자회견을 열어 당초 부지였던 성산포대가 아닌 다른 장소에 사드 체계 배치를 검토해 줄 것을 국방부에 공식 요청했다. 이에 앞서 21일(일)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아래 투쟁위, 공동위원장 김안수, 정영길, 이재복, 백철현)가 표결을 거쳐 제3후보지 검토를 국방부에 요청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투쟁위 표결 결과가 전체군민의 의사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실제 김 군수의 기자회견 이후 200여 명의 주민이 회견장인 성주군청 대강당에 몰려들어 회견 내용에 강력히 반발했다. 여기에 더해 대구·경북 지역 언론인 <뉴스민>은 "국방부와 성주군이 성주투쟁위의 제3후보지 검토 건의 논의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성주군은 제3부지 수용입장 발표 이후 군민과 선을 긋기 시작했다. 발표 당일 성주군청은 군청 청사를 폐쇄하는가하면 다음 날인 23일(화)엔 투쟁위에게 개방했던 군청 청사 5층 간담회장도 막았다.
한편 성주군의 제3부지 수용입장 표명 이후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러자 이번엔 김천시민들이 들고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골프장이 김천 율곡동 혁신신도시와 직선거리로 8.3km에 인접해 있어 사드 배치에 따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박수규 투쟁위 홍보분과 실무위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군수가 대오를 흔들겠다고 작정하고 나와 군민들이 동요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사드 철회'라는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는 군민의 수가 충분하기에 이 싸움은 오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주 ㅈ교회 집사이기도 한 박 위원은 이어 "김천과 연대한다는 것이 투쟁위의 입장"이라며 "김천과 성주가 따로 싸우면 사드는 어디든 간다. 그런데 어디든 성주 땅이기에 김천과 연대해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