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감리교 사태에 감리교 여성들 공식입장 표명

24일 생명과 평화의 감리교회 촉구 공식 호소문 내

감리교의 여성들이 감리교 사태의 평화롭고, 조속한 해결을 위한 첫 공식 호소문을 냈다. 이 호소문에는 감리교목회자부인연합회 (회장 하영숙), 감리교신학대학교 여동문회(회장 이항진),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원장 김순영), 기독교대한감리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회장 임성이), 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전국연합회(여성위원장 고선경) 등 5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생명과 평화의 감리교회를 촉구하는 호소문’에서 “우리 감리교 여성들은 지난 제28회 감리교총회를 전후로 한 일련의 사태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섬기고 인류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며 정의롭고 평화로운 하나님 나라를 일궈야 할 감리교회가 다툼과 폭력, 불의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로 감리교의 위상에 크게 실추됐다는 지적도 했다. 이들은 “하나 된 감리교회의 위상과 자부심은 바닥에 떨어졌으며 교회의 거룩함과 인류보편의 진리를 주도할 교권은 신뢰를 잃은 채 방황하고 있다”며 “하나님의 뜻을 벗어난 우리의 행보가 위태롭기만 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감리교 사태가 조속히 회복되고, 감리교 위상을 되찾기 위한 방안으로 세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는 인간의 의보다 하나님의 의를 중시하는 교회 본연의 자세를 찾는 것이었다. 이들은 “하나님의 정의는 옳고 그름을 넘어 나를 포기하는 섬김과 사랑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모든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난을 선택하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사순절기에 156만 감리교회가 하나님 앞에 우리의 의를 내려놓아야 할 때이다”라고 했다.

둘째로 감독회장 자리는 지배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감독회장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섬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높아지기 위한 권력싸움의 대상으로 변질됐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 “2천년 전 예루살렘 성전에서 '사고, 판' 것을 책망하며 성전을 정화하신 예수님께서 오늘, 감독회장의 자리를 놓고 돈과 명예욕과 권력싸움으로 더럽혀진 감리교회를 책망하시며 정화하심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셋째는 감리교회의 교리와 장정에 근거한 정직하고 선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감리교회가 혼란을 극복하고 안정되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감리교회의 <교리와 장정>에 근거한 정직하고 선한 해석과 적용을 통해 공동체를 지키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밖에도 이들은 ▲ 각 연회의 감독을 포함한 총회 실행위원들은 감리교법과 사회법으로 올바르게 해석된 판결에 따라 결단을 내리고 난국을 풀어갈 수 있게 해달라 ▲  현재 연회감독 당선자들이 중심이 되어 감행하려는 비상총회와 실행위원회는 도리어 혼란만 야기시키고 분열을 가져올 수 있으니 즉각 중지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감리교 여성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감리교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골만 더 깊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감리교 본부를 장악한 김국도 행정부가 소집한 총회실행부위원회가 무산된데 이어 법원으로부터 감독회장을 인정 받은 고수철 목사도 소집한 총회 실행부위원회를 하루 전날인 25일 취소한 것. 고 목사는 앞서 지난 17일에도 한차례 총회실행위를 취소한 바 있다.

감리교의 운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총회실행위가 열리지 않을 뿐더러 얼마 전 감리교 사회복지재단 이사회 마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자 계속되는 행정 마비로 감리교 복지시설들의 피해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에서 다루는 예산안 및 사업계획안이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통과되어야 하는데 이사회가 무산되면서 올회기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몇몇 복지시설들은 당장 운영비를 보조 받아야 할 형편이지만 예산 집행을 못하고 있다. 감리교 사태가 장기화될 수록 감리교 산하 복지재단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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