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러 그 도시를 내려다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한탄하셨다. “오늘 네가 평화의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너는 그 길을 보지 못하는구나.” (눅 19:41-42, 공동번역)
우리 감리교 여성들은 지난 제28회 감리교총회를 전후로 한 일련의 사태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섬기고 인류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며 정의롭고 평화로운 하나님 나라를 일궈야 할 감리교회가 다툼과 폭력, 불의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 된 감리교회의 위상과 자부심은 바닥에 떨어졌으며 교회의 거룩함과 인류보편의 진리를 주도할 교권은 신뢰를 잃은 채 방황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벗어난 우리의 행보가 위태롭기만 합니다.
1. 우리 감리교여성들은 감리교회가 교회로서 본연의 자세를 찾기를 촉구합니다. 지금의 감리교 사태에서는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하여 자기 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옳은 말이라도 그 속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정의는 옳고 그름을 넘어 나를 포기하는 섬김과 사랑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난을 선택하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사순절기에, 156만 감리교회가 하나님 앞에 우리의 의를 내려놓아야 할 때입니다.
2. 감독회장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섬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높아지기 위한 권력싸움의 대상으로 변질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잃어버린 이 싸움은 성스러워야 할 교단 본부에서 목회자들이 물리적 폭력과 성적 언어폭력을 행사하고, 이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사회에 알려져 하나님의 교회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특히 우리 여성들은 지난 물리적 충돌과정에서 여직원과 여목회자에게 행해진 폭력과 성적 폭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2천년 전 예루살렘 성전에서 “사고, 판” 것을 책망하며 성전을 정화하신 예수님께서 오늘, 감독회장의 자리를 놓고 돈과 명예욕과 권력싸움으로 더럽혀진 감리교회를 책망하시며 정화하심을 생각해야 합니다.
3.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는 감리교가 자정능력을 회복하기를 기대하며 인내로 기다리던 우리 감리교여성들은 지금의 감리교회를 바라보며 아픈 가슴으로 침묵을 깹니다. 감리교회가 혼란을 극복하고 안정되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감리교회의 <교리와 장정>에 근거한 정직하고 선한 해석과 적용을 통해 공동체를 지키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모든 감리교 지도자들은 사람에게가 아니라, 질서를 세우는 법(정신)에 순복해야 합니다.
● 각 연회의 감독을 포함한 총회 실행위원들은 감리교 법과 사회법으로 올바르게 해석된 판결에 따라 결단을 내리고 이 난국을 풀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현재 연회감독 당선자들이 중심이 되어 감행하려는 비상총회와 실행위원회는 도리어 혼란만 야기시키고 분열을 가져올 수 있으니 즉각 중지하시기 바랍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고 하신 예수님은 영문 밖으로 십자가를 지고 나가셨습니다. 모든 감리교 총회실행위원들이 이제까지의 의견과 주장을 내려놓고, 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해 우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감리교회의 평화를 위해 예수님을 따라 행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 길이야말로 우리가 사랑하는 감리교회를 하나님의 교회로 세우는 일입니다.
2009년 3월 24일
감리교목회자부인연합회 회장 하영숙
감리교신학대학교 여동문회 회장 이항진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원장 김순영
기독교대한감리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 임성이
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전국연합회 여성위원장 고선경
(단체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