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잇다른 비리의혹, 그리고 청와대와 보수 유력 일간지 <조선일보>간 힘겨루기 양상이 전개 중인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언론위, 위원장 전병금 목사)는 3일(토)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시했다.
언론위는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알력에 대해 "그 본질이 부패한 기득권 내부의 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국민이 이 싸움에 비상한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가 국가의 총체적 위기 때문이라며 "이 싸움을 끝내려면 먼저 부도덕하고 몰염치한 권력이 자신의 잘못을 각성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언론위는 언론이 이번 사건을 경마보도 식으로 중계하고 있다며 "선정주의적 보도에서 벗어나 권력남용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고위공직자의 권력비리의혹에 대해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래는 언론위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청와대는 우병우 민정수석을 해임하고, 언론통제 중단하라!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싸움이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조선일보가 우병우 수석 비리 의혹을 보도하며 시작된 싸움에서 청와대는 부패언론 척결을 내걸었고, 조선일보는 언론탄압이라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싸움은 그 본질이 부패한 기득권 내부의 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이 싸움에 비상한 관심을 두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총체적 위기이며,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긴박한 순간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 처절한 절망을 안겨주고 있는 이 싸움을 끝내려면 먼저 부도덕하고 몰염치한 권력이 자신의 잘못을 각성하고 시정해야 한다.
청와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온 민정수석을 해임하고 그의 비리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 권력이 스스로 당당하지 않고서는 민심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경영은 불가능하다. 대통령 측근의 비리를 타인에게 전가하는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청와대는 우병우 수석의 보호를 위해 공영언론과 국회의원까지 동원했다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특정 언론사를 타겟으로 삼아 관련정보를 흘려 여론재판을 유도하는 것은 치졸한 형태의 권력남용이다. 우병우 수석 관련 보도에 대한 과도한 언론통제 또한 멈추라. 자유로운 취재와 보도를 보장받아야 할 언론사 기자에 대한 휴대폰 압수 등의 행위는 언론자유와 취재원의 보호를 심각히 침해하는 행위이다.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는 정부의 과도한 통제로 인해 근 10년 사이에 처참할 정도로 퇴행하였다. 이번 사건 또한 아무리 보아도 후진적이다. 더 이상의 언론 통제를 멈추라.
조선일보 역시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주필의 언론권력 남용을 조사하여 세상에 밝히고 사죄하라. 언론자유는 스스로 정도를 지키고 제작윤리를 준수할 때 나오는 것이다. 조선일보도 개별윤리강령을 만들었지만 자체 진상조사나 자체 징계 등 어느 것 하나 작동한 것이 없다. 이러고도 1등 신문이라고 자랑만 늘어놓을텐가? 조선일보는 송희영 주필의 비리 의혹을 개인의 일로 치부하고 그를 해임하는 정도로 금번 사태를 마무리하려 해서는 안 된다. 언론사 간부가 공적자금이 투입된 부실기업으로부터 억대의 호화 향응을 제공받았고, 인사 관련 로비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언론권력과 정치권력의 유착과 언론기업의 부패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어야 하며 검찰의 수사와는 별개로 조선일보는 그 결과에 반드시 책임져야 하며 송주필과 같은 타락한 언론인들의 재발방지를 위한 진정성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우리는 다수의 언론이 본연의 임무인 민정수석의 비리의혹 검증과 분석보도를 외면하고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싸움을 경마보도 식으로 중계하고 있음을 우려한다. 언론 스스로가 청와대의 부패언론 척결 프레임에 말려들어 권력의 언론통제에 장단 맞추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언론은 선정주의적 보도에서 벗어나 권력남용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고위공직자의 권력비리의혹에 대해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당부한다.
본 위원회는 이 사회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기를 소망하며 이를 위하여 언론과 정부 모두 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견제와 감시의 시선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6. 9. 3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