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북핵 해결 기회 놓쳐... 전쟁 억제 체제 시급”

김종대 의원 ‘사드의 진실 파헤치다’ 강연회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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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8일 오후 충남 아산에서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 초청강연이 열렸다.

지난 7월 한미 양국의 발표 이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즉 사드 배치 논란은 연일 한국 사회를 달구고 있다. 특히 사드 배치 예정지로 처음 지목된 경북 성주, 그리고 제3부지와 인접한 김천 시민들은 사드 배치 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사드란 무기체계의 작동방식, 그리고 사드 도입이 남북관계 및 동북아 정세에 미칠 파장 등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의미 있는 행사가 충남 아산에서 열렸다.

충남시민사회연대회의 외 4개 충남지역 시민단체는 8일 충남 아산시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정의당 김종대 의원을 초청해 ‘사드의 진실 파헤치다'란 제목의 강연회를 열었다.

김 의원은 강연 첫 머리에 ‘사드는 그 자체로는 쇳덩어리'라며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김 의원은 사드란 무기체계를 이렇게 풀이했다.

"사드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40~150km 고도에서 다른 미사일로 요격해 파괴하는 시스템이다. 더 높은 고도인 150~500km는 SM-3, 이보다 낮은 40km 고도는 PAC-3라고 한다. 따라서 사드는 고고도라기보다 중고도인 셈이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도입하려는 목적은 세 체계를 합해 다층적 방어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일단 성주에 배치하려는 건 1.0버전이다. 그런데 1.0은 배치되자마자 2.0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본토에 있는 지휘통제 본부가 한국 내 사드 포대를 직접 통제하는 체제로 바뀐다. 즉, 미 태평양 사령관이든 전략사령관이든 사드포대에 교전명령을 하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드 논란의 핵심 줄기는 크게 두 가지로 중국의 반발, 그리고 사드가 미사일 방어(MD)체제의 연결고리냐 아니냐는 갑론을박이다. 먼저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시점부터 중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 측 반응에 대해 김 의원은 "중국이 왜 사드에 민감할까? 한반도엔 레이더나 위성이 많은데 중국은 이를 문제 삼은 적은 없다. 사드란 무기체계는 한미일이 군사적으로 결속되어 중국을 향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MD체제 논란과 관련해서 김 의원은 ‘한반도 방위 목적'이라는 정부 입장을 정면 반박한다.

"사드 하나만 놓고 보면 단추 누르면 발사되는 무기에 지나지 않는다. 사드 체계의 진짜 비밀은 무기를 운영하는 지휘체계에 있다. 미국은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나 이지스함 등 이미 MD 자산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미국은 다음 단계로 이 자산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려 한다. 이 같은 전략 구상은 유럽에서도 유사하게 진행 중이다.

이를 다 묶으면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가 완성되는 셈이다. 미국은 전 세계를 통제할 수 있는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려 한다. 따라서 한국 방어를 위한 사드 따로, 미 본토 방어 목적의 사드 따로가 아니다. 이런 구분법은 이미 미국 내에서 사라졌다. 사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내놓은 입장은 무지의 소산이거나 거짓이다."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로 21세기 패권 넘보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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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8일 오후 충남 아산에서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 초청강연이 열렸다. 김 의원은 사드 무기체계의 본질과 사드 도입이 한반도-동북아에 미칠 파장에 대해 설명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미국이 구상하는 21세기 군사전략의 일단이 살짝 드러난다. 김 의원은 이를 애플의 아이폰에 빗대 설명했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했듯 미국은 군사적으로 독점적인 미사일 방어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21세기의 힘이라고 믿고 있다. 앞으로 MD체제 구축에 가장 많은 연구개발자금이 투입될 것이다. 미국은 글로벌 MD체제를 통해 떠오르는 중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러시아도 관리하고, 또 세계 도처의 불량국가를 감시하려 한다. 글로벌MD는 어느 나라도 이를 흉내 낼 수 없기에 미국은 이를 바탕으로 21세기에도 100년쯤은 더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심산이다."

김 의원은 사드 배치 결정이 남북 관계에 몰고 올 파장을 언급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 의원은 무엇보다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없앨 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북한 핵은 실은 위협적인 수준으로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과거와 달라진 상황과 맞닥뜨리게 됐다. ‘실제 핵을 보유한 북한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그리고 ‘한국은 미국의 MD체제에 들어가는 와중인데, 이것이 국제정세에 몰고 올 파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나름 북한 핵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놓쳤다. 북한은 핵 포기를 조건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었고, 미국에겐 핵 동결 제안도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 기회를 날렸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군사적 상황이 닥친 것이다...(중략)...

미국은 이미 북한을 수차례 지도에서 없앨 억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핵과 핵이 충돌하는 상황은 공멸을 의미한다. 군비경쟁 상황에서 얼마든지 전쟁 가능성은 있다. 북한과 미국의 핵과 핵이, 의지와 의지가 충돌하는 이 시점에 가장 큰 적은 전쟁 가능성 그 자체다. 이 상황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속히 북한과 대화를 하든 개입을 하든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지할 체제 구축이 대단히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편 강연에 앞서 성주군사드반대투쟁위원회가 경과보고를 했다. 투쟁위는 "사드가 미국으로 되돌아갈 때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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