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남북 갈등 첨예한 상황에서 종교인이 나서야”

원불교 교무 및 신도 500여 명, 평화침묵기도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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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12일 오후 주한미대사관이 보이는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원불교 교무 및 신도 500여 명이 평화침묵기도회를 열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제3예정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 골프장이 급부상한 가운데 원불교계는 12일(월) 오후 주한미국 대사관이 보이는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 광장에서 교무(불교의 승려에 해당) 및 신도 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평화침묵기도회(아래 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는 말 그대로 침묵 기도만 행해졌다. 기도회는 정확히 오후 2시에 시작했다. 마침 기도회 시작 즈음 광화문 광장엔 소나기가 쏟아졌다. 빗줄기는 갈수록 굵어졌지만 교무들과 신도들은 미동도 하지 않고 광화문 광장을 에워싸며 한 시간 가량 침묵기도를 드렸다.

익명을 요구한 A교무는 "2011년 월가 점령시위에서 명상 침묵시위가 행해지기도 했다.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다. 미국에 압박을 주기 위해 장소도 세종대왕상 앞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B교무는 "사드에 이은 북한 핵 실험 등 남북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종교인들이 나서서 용기 있게 평화를 외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원불교가 반발하는 이유는 제3부지인 성주군 초전면이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 대종사의 수제자이자 평화의 성자로 추앙받는 정산 송규 종사의 탄생지여서다. 이에 원불교계는 제3부지가 본격 거론되던 시점인 지난 5일(월) ‘사드철회 및 성주성지 수호 원불교 대책위원회'를 꾸리는 한편, 성명을 내고 사드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불교는 김천과 성주, 그리고 서울 용산구 삼각지 국방부 앞에서 사드 배치 반대 기도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타종단의 경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위원회-정의평화사제단,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개신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톨릭)가 사드 배치 반대입장을 밝힌 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은 찬성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기도회에 기독교인으로 참여한 생명평화교회 최헌국 목사(예수살기 협동총무)는 자신의 SNS에 "이 같은 평화기도회에 모든 종교인들과 평화의 세력들도 함께 해나갔으면 한다. 꼭 ‘천주교기도회', ‘불교기도회', ‘개신교기도회'라는 타이틀을 붙여놓고 따로 하기보다 기도회 뒷자리에 함께 하면서 사드 한반도 배치를 저지해 이 땅에 생명평화가 넘쳐나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적었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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