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내세 신앙이 헬라 철학의 영혼불멸 사상을 배척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저녁 장신대 기독교사상연구부 조직신학전공자 세미나에서 홍원표 박사는 "물론 영혼불멸 사상이 이스라엘 민족이 헬라 문화와 접촉하면서 발전된 이론일 수 있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이스라엘 민족이 영혼불멸 사상을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용해 자신들의 믿음의 내용을 일관성 있게 발전시키고 확대시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박사는 '영혼불멸 주장에 대한 타당성 연구- 깔뱅의 '영혼수면설 논박'을 중심으로'란 제목의 주제 발표를 통해 영혼불멸 사상 배척 기조에 반박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홍 박사에 따르면, 기존 영혼불멸을 반박하는 입장은 이 사싱이 헬라 철학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 성경적이지도 기독교 교리와도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해왔다.
홍 박사는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성경을 읽어볼 때, 선지자들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하며, "이는 헬라 철학과도 구별되는 이스라엘만의 독자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영혼불멸 사상이 성경적이지도 기독교 교리와도 상관없다고 단적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했다.
홍 박사는 이어 "성도의 모든 것이 그리스도로부터 연유해야 한다"면서 "어떤 사상이나 교리에 있어서 그것이 올바른지 아닌지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리스도는 십자가 위에서 죽음에 임박해 하나님 아버지를 향해 마지막으로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눅23:46, 시31:5)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영혼 존재 여부에 대한 모든 철학적 사변이나 논증을 그치게 한다"고 했다.
로마 가톨릭 신학자이자 역사비평가인 레이몬드 브라운(Raymond E. Brown)이 요한복음 17장 20~23절을 주석을 인용하며 홍 박사는 "레이몬드의 진술 핵심은 하나님 아버지와 그리스도의 하나됨이 궁극적으로 성도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라 지적하며, "우리도 성부와 성자가 하나됨 안에서 결코 썩지 않듯이, 성도의 영혼- 하나님께로부터 온 영혼 - 도 그 하나됨 안에서 절대 잠을 자거나 사멸되지 않는다고 고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홍 박사는 "영혼이 육체의 죽음 이후에도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며, 잠자는 상태가 아니라 분명한 의식을 갖고 깨어 있다"면서 "이것은 실천적인 면에서 중요한 것을 시사하는데, 즉 성도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은 자답게, 생명의 부활에 참여할 자로서 그리스도와의 온전한 교제를 누리며 완전함에로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