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총회 10신] 고 백남기 농민을 위한 추모기도

교회와사회위원회 보고 뒤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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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고 백남기 농민이 25일 오후 끝내 숨을 거뒀다. 사건발생 317일만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제101회 총회가 27일(화)부터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리조트 신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29일(목) 교회와사회위원회(교사위, 위원장 김경호 목사) 보고 후 고 백남기 농민을 위한 기도의 시간이 있었다.

김경호 목사는 "국민을 보호하지도 않고,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사도 없고, 능력조차 없는 권력이 국민 위에 폭군처럼 군림하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역사하시고 주님의 정의를 나타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아래는 기도문 전문이다.

고 백남기 농민을 위한 추모기도

생명의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주님께 찬양을 드립니다. 그 생명은 모든 사람들의 빛이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생명은 우리들의 삶의 출발점이요, 어떤 사상도 생명의 가치를 뛰어 넘을 수는 없습니다.
제아무리 엄중한 법일지라도 그것의 존재이유는 생명을 내기 위함입니다. 혹 다른 생명을 희생시킬지라도 그것이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일 때만 정당방위가 됩니다. 이렇듯 생명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양보할 수 없는 권리이며 모든 사상과 이념과 제도가 추구해야할 목표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인권과 생명이 땅에 떨어져버리는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않습니다. 그들은 부패하고 무능하고, 거짓말만 늘어놓습니다. 바다 속에 어린 생명들이 수장되었고 계속적으로 억울한 죽음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도 무엇 하나 그 원인조차 규명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모든 것을 그냥 덮어놓으려고만 합니다.

급기야는 국가의 공권력이 무고한 시민에게 물대포를 직사해서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고 백남기 농민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며,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1회 총회가 진행 중인 이 시간 우리가 고개를 숙여 추모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주옵소서.

억울한 죽음을 당하였는데도 경찰은 유가족이 원치 않는 부검을 강제로 행하려 합니다. 존엄한 생명을 폭력으로 끊어놓고 이제는 그의 시신마저 훼손하려고 합니다. 공권력 남용의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고 백남기 농민의 살인주범인 경찰청장은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사과하는 것은 아니다"며 "명확한 법률적용의 결정이 되면 사과하겠다"고 합니다. 사람을 죽게 했음에도 법적 판결이 나기 전에는 사과하지 않겠다는 비인간적인 자들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책임지겠다고 하니, 참으로 통탄을 금치 못할 일입니다.

고 백남기 농민이 운명하신 후 경찰이 취한 첫 번 조치는, 시신탈취와 강제부검을 위한 경찰력 배치, 그리고 조문과 분향소 차단이었습니다. 이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현장 검거하라는 사전지시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라 여기고 권력의 횡포에 반대하면 언제든지 죽여도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하나님, 불의한 권력을 더 이상 참지마시고 심판하여 주옵소서. 국민을 보호하지도 않고,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사도 없고, 능력조차 없는 권력이 국민 위에 폭군처럼 군림하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역사하시고 주님의 정의를 나타내 주옵소서.

고 백남기 농민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지켜주시고, 그의 죽음이 국민에게 큰 각성이 되게 하시어, 이와 같은 불의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옵소서. 불의한 자들이 권력을 얻지 못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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