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토) 오후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서 고인의 둘째딸 백민주화 씨가 단상에 올라 발언문을 읽어 내려갔다. 백 씨는 "아버지를 두번 세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최근 검경의 부검 시도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아래는 백민주화 씨 발언 전문. 편집자주]
감사드릴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아직 많은 분들이 빈소에 찾아오시고 추모해주셔서 아버지 가시는 길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긴시간 고통받으시던 아버지께서 떠나셨습니다. 자식으로서 못해드린 것도 많고 풀어드려야 할 억울함도 아직 그대로 쌓여 있어서 죄송할 뿐입니다.
진실을 숨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아주 많은 거짓들을 동원해야합니다. 그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 끝내 무너질 것이며 변치않고 늘 그 자리에 있는 진실만이 더 빛나게 될 것입니다.
비록 많은 시간이 걸릴테지만 그것은 아버지의 자식으로서 감당해야할 몫입니다. 또 이 암울한 시대의 몫인것 같습니다. 지치지않고 저희의 몫을 다할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저희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국민여러분입니다.
물대포로 인한 사망이 분명하다면 왜 부검에 동의를 하지 않느냐 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술직후 뇌사상태와 거의 비슷하다고 했던 주치의는 사망진단서에 병사라고 표기하고 표기의 실수는 인정하나 수정할 수 없다고 합니다.
사인의 증거가 넘쳐나는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의 시신을 또 다시 수술대에 올려 정치적인 손에 훼손 시키고 싶겠습니까?
저희는 절대로 저희 아버지를 두번 세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전 강신명 청장이 그렇게 노래를 불렀던 준법 법보다 더 위에 있는 것이 분명 있습니다. 생명입니다.
저희는 그 기본 정신도 갖추지 못한 개념없고 무자비한 경찰의 물대포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또 이같은 끔찍한 희생이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면 양심있는 경찰 여러분께서는 오늘 이 곳 집회 참가자들을 끝까지 잘 보호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이땅에 사는 똑같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