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백남기투쟁본부-유가족, 사망진단서 수정요청 전해

농민단체 “서울대병원, 정치병원 전락할 것인지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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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1일 대학로에서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마친 참여자들이 종로 1가 르메이에르 타워로 행진을 시작했다.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과 관련, 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원회가 3일(월) "백씨의 사인을 '병사'로 적은 사망진단서에 대해 지침을 어긴 것은 맡지만 의학적 판단이었을 뿐, 외압은 없었다"고 발표해 논란을 가중시킨 가운데 백남기투쟁본부(아래 투쟁본부)와 유가족은 4일(화)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진단서 정정을 요구했다.

투쟁본부는 아래 4항을 정정이유로 제시했다.

1) 급성신부전과 (고칼륨증에 따른) 심폐정지는 최초 급성경막하출혈 이후 장기간의 약물투여로 발생한 결과일 뿐이고, 투석 반대는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한 거부였을 뿐이라는 점
2) 당시(11월14일) 21:30분경 응급의들이 "가망이 없으며 요양병원으로 옮길 것"을 주문했는데, 22:30경 갑자기 백선하 과장이 등산복으로 입고 나타나 수술을 하자고 제안하였으며, 그가 경찰의 연락을 받은 병원장의 지시로 급히 나타나 수술을 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백 교수의 수술이 의학적 판단이 아닌 제3의 요소에 의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일고 있다는 점
3) 실제 사망진단서 작성자는 3년차 레지던트이며, 만약 그가 자신의 소견과 달리 백 교수의 지시에 따라 사망진단서를 병사로 작성했다면 이는 허위진단서에 해당하며, 그에게 있어 백 교수의 지시는 '외압'이라는 점
4) 이제까지 사망진단서는 정정해 온 관행이 있으며, 사망진단서의 작성의는 백 교수가 아니라 다른 의사(레지던트)라는 점에서, 서울대병원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사망진단서를 수정할 수 있다는 점

유가족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조영선 변호사는 "2015년 11월 14일 밤 10시 30분경 왜 갑자기 등산복 차림으로 나타난 백선하 교수가 수술을 하게 되었는지, 혜화경찰서장과한 협의는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부검'을 전제로 한 경찰과의 논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달 28일(수) 법원이 압수수색 검증영장을 발부하자 다음 날인 29일(목) 종로경찰서가 부검에 대해 협의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투쟁본부에 보냈었다. 이에 대해 투쟁본부는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경찰에게 다시 아버지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 유족분들의 변함없는 뜻"이라며 "이러한 유족의 입장을 받아 안아 모든 국민의 염원을 모아 있는 힘을 다해 끝까지 고인을 지켜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가톨릭농민회,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등 농민단체는 성명을 내고 서울대병원을 규탄했다. 이들 농민단체들은 "물대포에 의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농민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병사 주장이 생긴 것이니 검경은 이를 기회삼아 부검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라며 "병사판정은 주치의의 철학에 근거한 판단이라기 보다는 권력과 밀접한 계산이 가져온 결과로 의심받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대병원은 더 늦기 전에 마음을 바꿔야 한다. 인륜과 상식을 포기하고 정치병원으로 전락할 것인지, 아니면 유족의 마음을 안아주고 국민병원으로 환골탈태 할 것인지 이는 병원장이 선택할 문제"라고 했다.

아래는 농민단체들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성명서]
서울대병원장은 백남기농민 사인을 즉각 수정하고 유족과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

서울대병원이 백남기농민의 사인을 병사로 기록하면서 유족 뿐 아니라 국민들의 분노가 커져 가고 있다. 심지어 서울대 의대 학생들과 졸업생들, 그리고 전국의 의사들이 서울대병원의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병사 기록은 서울대 병원이 주장한 것처럼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끔찍한 부검을 불러들인 가장 큰 첫 원인 제공이다.

물대포에 의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농민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병사 주장이 생긴 것이니 검경은 이를 기회삼아 부검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병사판정은 주치의의 철학에 근거한 판단이라기 보다는 권력과 밀접한 계산이 가져온 결과로 의심받기 충분하다.

더구나 어처구니 없는 것은 어제(6일) 특별위원회라는 것을 꾸려 다시 한 번 병사 주장을 합리화 시키고 있다.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외인사 이거늘 하얀 가운을 입고 뻔뻔하게 변명하는 것은 유족과 국민을 능멸한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대한민국 일류이고, 세계에서도 우수한 병원으로 알고 있다. 일류라는 것은 실수가 없다는 것이 아니며 실수가 생기면 가장 빠른 시간과 방법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못한 기업이나 개인은 역사속에서 사라진 것을 수도 없이 보고 있다. 그런데 서울대병원은 실수를 개선하지 않고 변명과 책임전가를 선택했다. 인술을 포기하고 정치의사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더 늦기 전에 마음을 바꿔야 한다.

인륜과 상식을 포기하고 정치병원으로 전락할 것인지, 아니면 유족의 마음을 안아주고 국민병원으로 환골탈태 할 것인지 이는 병원장이 선택할 문제이다.

또한 부검을 불러들인 서울대병원이 나서서 부검을 철회시켜야 한다. 서울대병원도 병사로 사인을 태연하게 조작하는데 살인의 당사자인 경찰은 시신 부검을 통해 더 큰 조작을 하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촉구한다

문제의 근원은 서울대병원이다.

잘못을 시인하고 개선하지 못한다면 농민들부터 서울대병원을 정치병원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규탄 행동에 나설 것이다.

당면해서는 서울대병원 앞에서 ‘병원장 사죄와 사인 변경'을 주장하는 1인 시위를 5일부터 시작할 것이며, 각 시군 분향소마다 서울대병원에 대한 규탄 현수막을 걸고, 반서울대병원 운동을 범국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2016년 10월 4일
농민의길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가톨릭농민회,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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