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진보세력이 아젠다 선정에 있어 ‘창조성’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딘버러 2010 국제책임자를 맡고 있는 대릴 발리아 박사는 이런 진보교회의 현실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방안 중의 하나로 세상권력의 부패 예방을 새로운 아젠다로 제시했다. 대릴 박사는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이 주최한 ‘2009 국제신학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대릴 박사는 먼저, 세계를 휩쓸고 있는 현 경제위기가 경제체제의 도덕적 부패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선교에 대한 어떤 진술도 이러한 부패에 대한 언급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교회가 세상의 도덕적 부패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WCC 등 진보세력이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지난 1998년 짐바브웨 하레레에서 개최된 WCC 회합에서 각 나라 교회지도자들이 ‘그들의 산하 교회들에게 모든 나라에서의 도덕적 통치를 주장할 것을 요구하고, 각 정부들에게 모든 형태의 부패와 대부(loan)의 오용에 반대하는 입법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했지만, “그 이후 WCC는 더 이상 실제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대릴 박사는 말했다.
대릴 박사는 탐욕에 의한 사회의 도덕적 질서 붕괴를 다루는 캠페인의 최전선에 교회가 있다면, “그 교회들은 도덕적 혁신 캠페인을 이끌어 갈만한 자율적인 실체의 형성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회의 부패 방지 역할을 강조했다.
또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국가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종교단체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이를 통해 부패방지 캠페인이 ‘캠페인’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법적 장치 개설 및 강화로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패 척결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법적 장치의 주관권이 정부에 있음을 인식하고, 대릴 박사는 “공공부문에서 부패와 싸우는 과제는 정부에 의해 수행돼야만 하는데, 이 경우 국가는 국가의 도덕적 양심이라기보다 법적인 권력기관으로 작동되어야 한다”고 ‘봐주기식’의 대응을 지양할 것을 요청했다. 또 정부는 더 많은 예산을 부패척결에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